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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뚝심 일냈다···SK팜, 독자개발 신약 첫 FDA 판매 허가

SK바이오팜, K-바이오 최초로 FDA 판매 허가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성인 대상 부분 발작(뇌전증)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판매 허가를 22일 받았다. 국내 바이오 기업(이하 K-바이오)이 신약후보물질의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 및 승인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K-바이오들이 번번이 임상 3상의 벽에서 고배를 들었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후보물질 개발부터 판매 허가까지 전 과정 자력으로 해낸 것 처음

SK바이오팜 연구진의 모습. [사진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연구진의 모습. [사진 SK바이오팜]

  

FDA 신약판매허가 신청에만 자료 230만 페이지

엑스코프리 개발은 2001년 시작됐다. 후보 물질 개발을 위해 합성한 화합물 수는 2172개다. FDA에 신약판매허가 신청을 위해 작성한 자료는 230만 페이지가 넘는다. 평균적으로 5000~1만개의 신약후보물질 중 1개 정도만이 시판 가능한 신약에 이른다. 임상 단계에선 23개국 2400여 명의 뇌전증 환자가 참여했다.
  
SK바이오팜의 주요 신약 개발 프로젝트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K바이오팜의 주요 신약 개발 프로젝트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 7조원 넘어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 발작 치료제로 판매 허가를 받은 엑스코프리는 2020년 2분기 중 미국 전역에 출시된다. 유럽 지역에는 아벨 테라퓨틱스를 통해 출시될 계획이다.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61억 달러(7조1826억원, 2018년 기준)에 달하며, 이 중 미국 시장이 54%인 33억 달러(3조8858억원)를 차지한다. 특히 미국 뇌전증 시장은 2024년까지 약 4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약 2만 명이 매년 새롭게 뇌전증 진단을 받고 있기때문이다.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은 “이번 판매 허가는 SK바이오팜이 앞으로 뇌전증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분야의 질환에서 신약의 발굴과 개발 및 상업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SK바이오팜의 연구개발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신약 개발에 뚝심 보여줘

업계에선 이번 성공이 최태원(59ㆍ사진) SK그룹 회장의 지속적인 투자와 뚝심이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으로 본다. 실제 SK바이오팜은 그간 SK그룹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계열사였다. 1993년 신약 연구 개발을 시작했지만, 그간은 “돈 만 쓴다”는 눈총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SK그룹]

 
하지만 최 회장은 2002년 바이오 사업의 꾸준한 육성을 통해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또 수시로 현장을 찾아 연구진을 격려했다. 최 회장은 2016년 연구진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1993년 신약개발에 도전한 이후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며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할 것이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SK는 최 회장의 의지에 따라 수천억 규모의 투자를 지속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에만 1256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쏟아부었다. 임상 1상 완료 후 존슨앤존슨(J&J)에 기술수출했던 SK의 첫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출시 문턱에서 좌절했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해에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법인(SK라이프사이언스)의 R&D 조직을 강화하고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채용해 독자 신약 개발을 가속화 했다.  
 
SK(주)의 바이오사업 연혁.

SK(주)의 바이오사업 연혁.

 

SK바이오팜은 연내 상장…시총 5조원 넘을 전망 

엑스코프리가 판매 허가를 받음에 따라 SK바이오팜은 2종의 신약 허가를 받은 기업이 됐다. SK바이오팜은 수면 장애 신약 물질인 ‘솔리암페톨’을 1상까지 진행한 뒤 미국 제약사(재즈 파마슈티컬스)에 기술 수출한 바 있다.  
 
또 꾸준한 투자 덕에 SK바이오팜은 현재 총 40만여 종의 중추신경 특화 화합물을 보유 중이다. 이 중 2만 5000종은 자체적으로 합성해 냈다. 현재 8개의 임상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엑스코프리 판매로 얻은 이익은 신약 개발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SK바이오팜은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의 시가 총액을 5조원대로 전망한다.  
 
이수기ㆍ임성빈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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