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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구제불능 몸치인가? 댄스 배우다 좌절한 당신에게

기자
강신영 사진 강신영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16)  

우리나라에서 댄스스포츠를 해본 사람이 수백만 명은 될 것이다. 댄스스포츠가 재미있고 건강에 유익하다 해서 시작했는데 90% 이상은 초급반만 다니다가 그만둔다. 1년 이상을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초급반은 천천히 가르치고 배우는 동료들도 모두 처음이므로 수강생이 많다. 그러나 점차 떨어져 나간다. 춤 자체에 대해 흥미를 잃고 그만두는 사람도 있고, 못 따라가거나 사람들과의 관계가 피곤해져서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 몇 달 다니다 보면 댄스스포츠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울 만큼 배웠다고 자평하거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처음의 호기심이 어느 정도 옅어진 것이다.
 
큰마음 먹고 댄스반에 들어갔는데 종목이 어렵거나 본인과 잘 안 맞는 경우도 있다. 아직 낯이 익지 않은 이성과 붙잡고 춤을 춰야 한다는 것이 불편한 사람도 있다. [사진 pxhere]

큰마음 먹고 댄스반에 들어갔는데 종목이 어렵거나 본인과 잘 안 맞는 경우도 있다. 아직 낯이 익지 않은 이성과 붙잡고 춤을 춰야 한다는 것이 불편한 사람도 있다. [사진 pxhere]

 
초급반에서 종목별로 돌아가며 배우다 보면, 중급반으로 올라가야 맞는데 성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같이 배운 사람들이 대부분 중간 탈락하거나 해서 같이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초급반에 다니자니 지루해진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이 걸음마를 하는 모습을 보며 같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큰마음 먹고 댄스스포츠에 입문했는데 생각처럼 몸이 안 따라 주면 차츰 흥미를 잃게 된다. 댄스 하러 가는 날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인다. 남들처럼 잘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지난 시간에 배운 것도 잘 생각이 나지 않고 이번에 배우는 것도 소화가 잘 안 된다. 같이 배우는 사람들이 핀잔하기 시작하고 본인도 민폐라고 생각하게 된다.
 
큰마음 먹고 댄스반에 들어갔는데 종목이 어렵거나 본인과 잘 안 맞는 경우도 있다. 아직 리듬 감각이 훈련되지 않았는데 빠른 템포의 종목을 배우게 되면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게 된다. 아직 낯이 익지 않은 이성과 붙잡고 춤을 춰야 한다는 것이 불편한 사람도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강사와 안 맞는 경우, 같이 배우는 동료들과 안 맞는 경우도 많다. 혼자 추는 춤이 아니라서 여러 사람과 같이 춰야 하는데 잘 안 되거나 상대방이 안 맞는 경우도 많다. 강사는 절대 겸손해야 하는데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가르치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 잘 못 하는 사람을 잘하는 사람과 비교하는 말을 해서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창피하게 만들면 기분을 상한다.
 
“의사라서 열심히 공부하느라고 좌뇌만 쓰다 보니 우뇌는 전혀 작동이 안 되나 봐요?”, “아내분이 잘하니 따로 아내에게 배우세요” 등 사람을 무시하는 언사가 나오기 쉽다. 같이 배우는 동료 중에도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강사도 아니면서 가르치려 하거나 잔소리를 해대는 버릇을 가진 사람들이다.
 
댄스스포츠는 종목이 10가지나 된다. 라틴댄스 5종목, 모던댄스 5종목이다. 그런데 입문한 반에서 하는 춤이 자기랑 안 맞으면 이내 흥미를 잃는다 [사진 pexels]

댄스스포츠는 종목이 10가지나 된다. 라틴댄스 5종목, 모던댄스 5종목이다. 그런데 입문한 반에서 하는 춤이 자기랑 안 맞으면 이내 흥미를 잃는다 [사진 pexels]

 
댄스스포츠는 초급 과정은 어렵지 않으나 갈수록 어려워진다. 어지간한 춤은 10년을 배우면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그러나 댄스스포츠는 그리 만만치 않다. 10년 아니라 30년 이상을 해도 여전히 배우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예술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끝이 없다.
 
댄스스포츠는 종목이 10가지나 된다. 라틴댄스 5종목, 모던댄스 5종목이다. 어떤 종목이 내게 맞는지 입문한 사람은 알 수 없다. 그런데 입문한 반에서 하는 춤이 자기랑 안 맞으면 이내 흥미를 잃는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한 가지 춤만 계속할 수는 없으므로 대개 3개월 단위로 종목을 바꾼다. 그때 잘 맞는 종목이 걸리면 흥미를 느끼지만, 그렇지 않으면 흥미가 떨어진다.
 
3개월 단위로 보더라도 라틴댄스 5종목 중에 자이브, 차차차, 룸바는 기본이다. 모던댄스에서 왈츠, 탱고가 기본이다. 라틴댄스에서 삼바와 파소도블레는 좀 어렵기도 하고 몸도 안 따라주면 활용 빈도가 떨어지는 춤이다. 모던댄스에서 퀵스텝, 폭스트롯은 왈츠의 기본이 잘 익혀져야 묘미를 알 수 있는 종목이라 역시 활용 빈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므로 라틴, 모던 합해서 대중적인 종목을 3개월씩 돌아가며 배운다 쳐도 일 년이 넘는다. 일 년 넘어 다시 그 춤을 추라고 하면 다 잊어버려 또 배워야 한다.
 
그렇게 일 년을 지속해서 한 가지 취미에만 몰두하기도 쉽지는 않다. 그간 이사나 직장 이동,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중급반에 올라갈 사람이 적다 보니 강사가 가져갈 강습비가 적어 중급반 구성이 어려운 것이다. 더러는 구성원끼리 회비를 더 내서 중급반을 만들기도 하지만, 결국 부담이 되어 그만두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인원 부족으로 폐강되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댄스 선생을 한번 만나면 그대로 끝까지 가는 경향이 있다. 다른 데 가면 강사가 섭섭해할 거라는 생각을 가진다. 그러나 댄스는 여러 선생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 pxhere]

우리나라 사람들은 댄스 선생을 한번 만나면 그대로 끝까지 가는 경향이 있다. 다른 데 가면 강사가 섭섭해할 거라는 생각을 가진다. 그러나 댄스는 여러 선생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 pxhere]

라틴댄스와 모던댄스의 특성과도 관계가 있다. 라틴댄스는 자이브처럼 템포가 빠르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나 운동 신경이 잘 발달한 사람들이 선호한다. 왈츠를 중심으로 한 모던댄스는 우아하지만, 남녀가 너무 붙어서 춘다는 부담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여성들이 처음에는 그렇게 본다. 결국은 다 배워둬야 할 춤이지만, 처음에는 배우고 있는 하나만 보고 댄스스포츠 전체를 오해하기도 한다.
 
내 경우에는 아내가 댄스를 그만하고 싶다는 이유가 다양한 취미생활 욕구 때문이었다. 다른 취미에도 시간을 내야 하는데 댄스에만 매달리다 보니 다른 취미에 할애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시간을 낼 수 있다 하더라도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기에는 벅차다고 했다. 아내의 경우는 댄스는 어느 정도 배웠고 뒤늦게나마 친구들이 같이 즐기는 골프도 배워서 어울리고 싶고, 개인 운동으로 수영도 해야겠다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댄스 선생을 한번 만나면 그대로 끝까지 가는 경향이 있다. 다른 데 가면 강사가 섭섭해할 거라는 생각을 가진다. 그러나 댄스는 여러 선생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한 선생이 라틴댄스, 모던댄스를 모두 가르치는 경우도 있으나 다른 선생을 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각각 특성이 있어서 전공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 또, 한 선생에게만 배우다 보면 배운 것만이 옳고, 춤의 전부로 착각할 수 있다. 선생마다 가르치는 데 있어서 또는 인성적으로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초급반에서 중급반에 같이 갈 사람이 많지 않다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 중급반이 있는 다른 댄스 학원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르는 사람들과 새로 적응하려니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초급반 때도 그랬다. 새 환경에서도 차츰 서로 익숙해지다 보면 친해진다.
 
댄스를 어느 정도 하고 나면 자기만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을 위해 부담 없이 댄스를 지속하겠다든지, 댄스파티에 나가려면 어느 정도 실력을 유지해야겠다 등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는 것이다. 선수로 경기대회에 나가 남들과 겨뤄보겠다는 목표도 좋다. 목표가 있으면 댄스 하러 가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흥미를 잃고 그만두게 된다.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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