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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없이 되겠냐” 박원순표 미세먼지 대책 시작부터 덜컹

고농도 미세먼지 발령에 대비한 재난대응 모의훈련이 실시된 지난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출입구에서 차량 2부제 단속이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내달부터 ‘미세먼지 시즌제’를 실시한다. [뉴시스]

고농도 미세먼지 발령에 대비한 재난대응 모의훈련이 실시된 지난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출입구에서 차량 2부제 단속이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내달부터 ‘미세먼지 시즌제’를 실시한다. [뉴시스]

서울시가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미세먼지 시즌제’를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고농도(50㎍/㎥)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강도 높은 저감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안이다. 이른바 ‘박원순표 미세먼지 대책’인데 핵심인 배출가스 5등급 차량(노후 경유차)의 통행 제한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월~내년 3월 ‘미세먼지 시즌제’
‘강력 수단’ 노후 경유차 제한 법
국회 통과 미뤄지며 효과 미지수
전문가 “행정 편의적 정책 나열”

이번에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은 교통과 난방, 공사장 관리에 집중돼 있다. 공공·행정기관 차량 2부제,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4000여 곳 전수 점검, 청소차 운영 확대 등이다.
 
여기에 더해 대형 건물 난방온도(20℃) 관리 강화, 시영주차장 요금 할증 등이 새로 제시됐다. 내년부터는 저소득층이 친환경 보일러를 사면 보조금 50만원(기존 20만원)을 지원한다.
 
가장 강력한 수단은 노후 경유차의 도심 운행 제한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4대문 안 녹색교통지역 16.7㎢(서울 면적의 2.8%)로 노후 경유차가 들어오면 2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지난 7월부터 시범운행 중인데 하루 평균 2500여 대가 단속되고 있다.
 
서울연구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번 시즌제 정책이 모두 시행되면 232t(배출량의 28%)의 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저감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운행을 제한하는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다. 법안은 지난 8월 발의됐지만 현재 진전이 없는 상태다.
 
최유진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체 감축 예상량(232t) 중 절반은 서울 전역에 노후 경유차가 진입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분석한 수치”라며 “관련 법 개정이 안 돼 목표치 달성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계된 사안이라 국회가 이를 듣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서울시 미세먼지 시즌제 주요 내용

서울시 미세먼지 시즌제 주요 내용

인천·경기와의 협조도 활발하지 못하다. 박 시장은 “관련 법이 통과되면 서울시는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조례안 발의를 마쳤고, 인천·경기도와도 큰 틀에서 합의해 내년 2월부터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시 관계자는 “서울시와 별도로 협조하는 사안은 없다”고 했다. 경기도는 관련 조례를 검토 중이다. 김호현 평택대 환경융합시스템학과 교수는 “대기 흐름과 교통 체계 등을 고려하면 인근 지자체와 공조가 핵심인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다른 정책도 효과가 의문이다. 차량 2부제 대상인 서울시 행정·공공기관 차량은 1200여 대다. 시에 등록된 차량 312만 대 중 0.04%에 불과하다. 시영주차장 요금을 25~50% 할증해 차량 운행 억제를 유도할 방침이지만, 이 역시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서울 시내 전체 주차장은 30만 개인데 할증 대상인 시영주차장은 108곳(0.4%)에 그친다. 친환경 보일러 도입 대수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만5800대여서 목표인 5만 대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김기현 한양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행정 편의적으로 손쉽게 정책을 나열했다는 느낌이다. 청정연료 도입, 해외요인 대책 등이 종합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의승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에 대해 “이번 발표는 국내의 기저 농도를 낮추기 위한 계획”이라며 “내용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재·박해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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