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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표현 교사에 항의했는데···조희연 "인헌고 학생 남다른 감수성"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

"부정적 시각에서 우려하는 분도 있으나, 저는 오히려 우리 학교가 서로를 존중하는 자유로운 교육적 논쟁 공간이자 토론 공간, 이를 통한 성숙의 공간으로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1일 '정치 편향 교육' 논란이 빚어졌던 서울 인헌고 사태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날 서울교육청은 특별장학 결과 발표에 맞춰 별도로 조 교육감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서울교육청 특별장학 결과에 별도 입장문

 
조 교육감은 인헌고 사태에 "'교사들이 교육 활동 중 정치 편향적 발언과 지도를 했다'라고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외부단체가 동조하여 학교 외부의 사회적 이슈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의 기자회견에 많은 보수단체 회원 및 보수 유튜버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인헌고 일부 교사가 '편향적 정치사상'을 학생들에게 주입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해당 학교에서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의 기자회견에 많은 보수단체 회원 및 보수 유튜버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인헌고 일부 교사가 '편향적 정치사상'을 학생들에게 주입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해당 학교에서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인헌고 사태를 성숙한 토론의 공간으로 학교를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 교육감은 주장했다. "민주주의 교육이란 견지에서 학교, 특히 고등학교는 단순히 대입을 위한 암기식 지식교육의 현장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학교 자체가 민주주의의 산실이 되고, 학생은 비판적 사고능력을 갖추고 토론하면서 자기 입장을 정립해가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교육감은 교사의 정치 편향 문제를 제기한 학생에 대해 "남다른 감수성으로 교사와 다른 시각과 생각을 가지고 행동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성세대의 시각에 의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면 안 된다"는 취지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반일강요 및 탈원전운동 학생운동 인헌고등학교 교장 및 교사 직권남용 형사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반일강요 및 탈원전운동 학생운동 인헌고등학교 교장 및 교사 직권남용 형사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동시에 이들에게 "성찰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의견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 즉 민주주의, 인권, 평화, 정의 등에 비춰 동등하게 비판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검토되지 못한 섣부른 신념화는 독선으로 흘러 자신과 사회에 매우 위험할 수 있음을 꼭 유념해달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조 교육감은 논란을 빚은 발언을 한 교사 등에 대해 "통상적으로 사회적 통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기성세대로서 학생의 발언에 대해 지도적 발언을 할 때 더욱 섬세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23일 몇몇 교사로부터 편향된 정치 사상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한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태윤 기자.

23일 몇몇 교사로부터 편향된 정치 사상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한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태윤 기자.

그는 교사가 학생 지도 과정에서 '일베' 등의 용어나 '조국 뉴스' 발언을 했다는 교육청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일면 기성세대로서, 교육자로서 충분히 이해되는 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그러나 "기성세대와는 다른 촛불혁명 세대의 새로운 감수성과 교육자의 영향력, 책임감에 대해 성찰해야 할 점이 있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는 그들만의 감수성을 가질 수 있어 "기성세대에게는 '당연한 것'이 젊은 세대에게는 '설명받아야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교육감은 "이번 사태를 '누가 더 잘못했는가'하는 관점이나 법적 행정적 처벌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성찰적 변화와 그동안 모호한 상황에 대한 새로운 규범과 규칙 정립의 기회로 삼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육청은 인헌고 사태에 대해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으나, 지속성과 반복성이 없는 우발적 상황에서 나온 것"이란 이유로 징계나 특별감사 등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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