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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파 비건도 “한국 무임승차 안돼”…예외없는 트럼프 단일대오

미국 행정부 내 대표적인 지한파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라는 압박에 가세했다. 20일(현지시간) 미 상원의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다. 대북 정책을 조율하는 한ㆍ미 워킹그룹 대표이자 북ㆍ미 협상의 미국 측 특별대표를 맡고 있는 비건 지명자는 “한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 파트너 중 하나”라면서도 “누군가는 무임승차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비건 지명자의 ‘무임승차’ 언급은 현재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를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우리는 한국과 터프(tough)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혀 방위비 협상에 미국이 설렁설렁 나선 게 아님을 분명히 했다.
 
비건 지명자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서울 광화문 근처의 닭집을 빠뜨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방한 때 보수 성향의 외교·안보 인사들만 아니라 대북 전문가들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노트에 깨알같이 받아 적어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한국 내에선 비건 지명자는 ‘진지한 지한파’라는 평가가 다수다. 그러나 ‘돈’ 문제 앞에선 비건 지명자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맞춰 예외 없는 단일대오로 목소리를 냈다.
 
비건 지명자까지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며 방위비와 관련해 미국 행정부 내에서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무부, 국방부의 책임자들이 줄줄이 방위비 인상을 대놓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 19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 더 기여할 수 있고(could), 그래야만 한다(should)”고 했고, 앞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보통(average) 미국인들은 한ㆍ일 두 나라에 미군을 전방 파견한 것을 보며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고 공개 발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각 나라가 안보를 위한 책임(burden)을 분담해야 한다”(8월 24일)며 일찌감치 돈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국에 알렸다.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SCM)에 관여하고 있는 당국자는 “통상 SCM은 한ㆍ미 방위능력 증강과 관련한 내용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하지만 올해는 한·일 군사정보 보호 협정(지소미아) 연장 문제와 방위비 협상과 관련한 내용에 방점이 찍혔고, 특히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관련한 한국 측의 입장을 확인하려 했다”고 귀띔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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