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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 드러낸 경복궁 향원정…정자 바닥 '도넛형' 온돌 첫 확인

현재 해체 복원 공사 중인 경복궁 향원정의 원래 모습. [사진 문화재청]

현재 해체 복원 공사 중인 경복궁 향원정의 원래 모습. [사진 문화재청]

 
경복궁 홍보 엽서에 대표적으로 등장하던 연못 속 육각형 정자 향원정(香遠亭)이 폐쇄‧해체된 지 2년 6개월 만에 ‘속살’을 드러냈다. 바닥 밑까지 속속들이 파헤친 결과, 2층짜리 정자 건물의 1층에 ‘도넛형’ 온돌을 구비했던 독특한 구조란 게 처음 밝혀졌다.

"고종 등 왕족 휴식 때 난방 목적" 추측
전면 해체·보강 거쳐 내년 상반기 재단장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20일 경복궁 향원정 공사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7년 5월 정자 해체 착수에 이어 지난 9월 시작한 발굴조사를 통해 그간 시멘트 몰타르로 덮여 있던 바닥 아래에서 온돌 구조를 이루는 고래둑‧개자리‧연도 등을 발견했다”고 공개했다. 고래둑은 구들장 아래 불길과 연기가 나가는 고랑 형태 통로이며 개자리는 불기운을 빨아들이고 연기를 머무르게 하려고 온돌 윗목에 방고래보다 깊이 파놓은 고랑이다. 연도(煙道)는 연기가 빠져나가는 최종 통로다.  
 
문화재청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지난 9월 시작한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실체를 알지 못한 독특한 온돌 구조와 건물의 침하원인을 찾아 20일 공개했다.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지난 9월 시작한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실체를 알지 못한 독특한 온돌 구조와 건물의 침하원인을 찾아 20일 공개했다. [사진 문화재청]

경복궁 후원에 있는 육각형 2층 정자인 보물 제1761호 향원정(香遠亭)은 도넛 형태로 가장자리만 온돌시설을 갖춘 정자로 확인됐다. [사진 문화재청]

경복궁 후원에 있는 육각형 2층 정자인 보물 제1761호 향원정(香遠亭)은 도넛 형태로 가장자리만 온돌시설을 갖춘 정자로 확인됐다. [사진 문화재청]

복원공사 중인 경복궁 향원정 중앙부 성토층 현황. [사진 문화재청]

복원공사 중인 경복궁 향원정 중앙부 성토층 현황. [사진 문화재청]

앞서 향원정은 외관상 불을 때는 아궁이가 노출돼 있긴 했지만 배연구 위치가 확인되지 않아 온돌 구조로 추정되기만 했다. 이날 현장에선 도넛형 고래둑의 흔적 뿐 아니라 고래둑에서 이어진 연도가 동북쪽을 향해 뻗어가는 형태까지 고스란히 육안으로 확인됐다. 발굴조사를 담당한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배병선 소장은 “아궁이에서 피워진 연기가 별도의 굴뚝을 통과하지 않고 연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보물 제1761호인 향원정은 경복궁 건축물 중에서도 비교적 역사가 오래되진 않은 편이다. 경복궁 중건시기인 고종 4년(1867)부터 고종 10년(1873) 사이에 건청궁 건립 때 함께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후원 영역에 네모난 연못을 파서 가운데 섬을 만들어 세웠으며 기둥까지 육모인 독특한 육모 정자다.
 
온돌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온돌 정자’가 드문 것은 아니지만 궁궐 내 정자로선 현재까지 향원정이 유일하게 확인된다. 온돌이 일반적인 부챗살 혹은 밭고랑 형태가 아니라 가장자리로만 놓인 도넛 형태인 것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남호현 학예연구사는 “임금을 비롯한 왕족들이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난방을 목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연못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자리로 놓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정확한 건 확인되지 않는다.  
고종 때 신축된 향원정은 독특한 육모 정자로 '향기가 멀리 퍼진다'는 뜻이다. [사진 문화재청]

고종 때 신축된 향원정은 독특한 육모 정자로 '향기가 멀리 퍼진다'는 뜻이다. [사진 문화재청]

 
향원정 설계·건축 과정이 미스터리인 것은 고종이 건청궁과 향원정을 지을 때 국고가 아니라 왕실 내탕금(사유 재산)을 썼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복궁 중건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한 영건일기에도 관련 내용이 없다. 다른 기록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전깃불이 켜진 곳이 이곳 일대란 건 확인된다.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 지 7년 만인 1887년으로 일본이나 중국보다 2년이 빨랐다. 연못 물로 발전기가 증기기관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건청궁 불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해체‧발굴 조사는 향원정이 지반 약화로 인해 남동쪽으로 2도쯤 기울어진 게 계기가 됐다. 조사를 통해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楚石, 주춧돌)을 받치고 있던 초반석에 균열이 발생된 게 건물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이었음이 드러났다. 문화재청 김태영 사무관은 “물 속 지반 침하를 견딜 수 있는 현대식 보강 공사까지 마치고 내년 상반기 중 일반에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자 북쪽 건청궁과 연결되던 나무다리인 취향교(醉香橋)도 동시 복원돼 옛모습을 되찾을 예정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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