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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에겐 정경심보다 아플것"···검찰 '유재수 수사' 시나리오

올해 10월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올해 10월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유재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가 유재수(55)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뇌물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유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핵심 보직인 금융정책국장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행비서를 지내 여권 인사와도 친분이 두텁다. 친문 인사는 맞지만 거물로 보긴 어려운 인물이다. 
 
하지만 검찰에선 유 부시장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두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때문이다. 
 

의혹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은 지난 2월 "2017년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유재수 비위가 보고된 뒤 감찰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전직 청와대 특감반원은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에게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이 '이 새x (감찰) 해야 하는데 못하게 됐다'며 굉장히 분개했었다"는 말을 전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두 사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 부시장의 뇌물 혐의를 청와대 특감반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은 2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비위를 알고도 덮었다면 조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직무유기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부시장은 뇌물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비위 혐의를 받던 유 부시장은 지난해 4월 금융위를 사직했고 민주당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임명됐다. 감찰 대상자가 영전에 영전을 거듭한 것이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청와대에서 유 전 국장의 품위 손상에 관한 참고사항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인사조치 했다"고 밝혔다. 통보한 사람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었다. 금융위는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고 유 부시장의 사표를 받아줬다. 
 
특수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감찰 대상이 된 공무원은 감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표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청와대의 감찰 중단과 문서 통보가 아닌 백 전 비서관의 전화, 이후 유 부시장의 사표 수리까지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인 사건"이라 말했다.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청와대 특감반원)의 모습. [뉴스1]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청와대 특감반원)의 모습. [뉴스1]

두가지 시나리오 

검찰은 이 의문을 풀려고 수사를 하고있다. 유 부시장 개인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이미 유 부시장의 자택과 금융위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마쳤다. 
 
금융범죄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출신 변호사는 "시장 신뢰 문제 때문에 금융위에 대한 영장은 확실한 상황이 아니라면 법원이 웬만해선 발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검찰이 유 부시장 혐의와 관련해선 상당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 중단과 관련한 유 부시장 윗선 수사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유 부시장 수사보다 그 윗선에 대한 수사는 10배 정도 더 어려울 것"이라 했다. 
 
검찰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첫째는 청와대 특감반원부터 시작해 위로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이다. 둘째는 유 부시장 주변 인물 수사를 통해 역으로 청와대의 윗선부터 치는 것이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유 부시장의 자택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이 이날 오후 부산시청 경제부시장실에서 압수품을 들고나오고 있다. 송봉근 기자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유 부시장의 자택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이 이날 오후 부산시청 경제부시장실에서 압수품을 들고나오고 있다. 송봉근 기자

시나리오①

첫번째 시나리오는 가장 전통적인 수사 방식으로 아래부터 한 계단씩 밟아가기다. 청와대 특감반원들의 '감찰 중단' 진술이 확보된 만큼 특감반원→이인걸 특감반장→박형철 반부패비서관·백원우 민정비서관→조국 전 민정수석 경로로 관련자를 소환해 감찰 중단 배경의 진술을 받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의 진술이 나오면 수사가 쉽게 풀릴 수 있다.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통해 당시 민정수석실의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감찰 중단에 대한 진술이 엇갈리거나 관련자들이 입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감찰이 중단된 청와대 특감반의 유재수 관련 보고서가 얼마나 충실했는지도 중요 변수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당시 유재수와 관련한 비위 보고서가 참고 자료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당장 형사고발을 할만큼 내용이 정확했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에 비위 통보를 한 청와대의 판단이 정무적 판단인지 아니면 감찰을 덮은 직무유기 등에 해당하는지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시나리오②

두번째 시나리오는 검찰이 유 부시장의 통화 내역과 카톡 등 문자메시지, 주변 인물 수사를 통해 청와대 감찰 중단에 영향력을 끼쳤을 윗선부터 찾는 방법이다. 실제 감찰 중단 의혹이 사실일 경우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이 누구인지 먼저 찾는 것이다. 
 
유 부시장은 비위 문제로 금융위에 사표를 낸 뒤에도 민주당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지난해 6월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임명됐다.
 
여권 인사들과 유 부시장의 두터운 친분이 이런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말이 정치권엔 파다하다. 검찰 수사가 유 부시장 주변 여권 인사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어려운 수사

하지만 두 시나리오 모두 전직 특감반원의 주장들과 검찰의 의심이 증거와 진술로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을 때 성립 가능한 것이다. 이미 2년 가까이 지나 증거가 폐기 또는 인멸됐을 가능성이 있다. 증거와 진술이 확보됐을지라도 조 전 장관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는 쉽게 유죄를 받아내기 어려운 법리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유재수 관련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반박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조국에겐 부인 정경심(57·구속기소) 교수 관련 혐의보다 유재수 문제가 훨씬 더 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며 "검찰도 이를 잘 알고 맹렬히 수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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