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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읽기] 오해가 습관인 사람들과 살지 않는 행복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오해를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과 지낸다는 건 매우 피곤한 일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선의를 의심한다. 모든 행동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줄 것을 요구한다. 물론 설명해줘도 믿지 않는다. 우리의 감정은 그들로 인해 혹사당하기 일쑤다.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다. 오해에 특화된, 오해가 특기인, 그래서 오해가 습관인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행복 중 하나다.
 

오해가 습관인 사람들은 불행
타인의 선의를 믿는 것이 중요
천국은 오해 않는 사람들의 몫

천국은 오해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곳은 오해 청정 지역이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오해 무균자들이다. 오해 무균자들은 타인의 선의를 믿기 때문에 그들의 실수에 관대하다. 그들에게 음모론은 인기가 없다. 오해 청정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자기 행동을 정당화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해명 요구에 시달리지 않기 때문에 행동이 방어적이지 않으며, 매 순간 자기 행동에 최고조로 몰입한다.
  
불행한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오해한다
 
오해가 습관인 사람들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오해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낼 수 있는 단서들이 포착된다. 오해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타인의 선한 행동에는 이기적인 의도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해석하거나, 타인의 좋지 않은 행동은 돌발적인 상황 때문에 생긴 실수가 아니라, 그 사람의 본성과 의도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해석하는 것이 오해의 본질이다. 그리고 또 하나,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그 사람의 행동은 모든 것이 의심스럽게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오해가 습관인 사람들은 세상을 보는 방식이 기본적으로 부정적이며 적대적이다. 극히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이들은 매우 불행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마음속에 불신과 부정이 가득하기 때문에 행복이 깃들 여지가 없다. 오해가 습관인 마음의 본질은 다름 아닌 불행인 것이다
  
행복한 사람일수록 타인에 관대하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타인을 평가할 때 관대하다. 이들은 타인의 행동을 가급적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정말 그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고 해석한다. 반면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자신을 착취한다거나 자신을 호구로 본다고 해석한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선의를 베풀면 행복한 사람은 그 마음을 고마워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상대방을 경계하거나 의심한다.
 
행복한 교수들이 그렇지 않은 교수들보다 추천서를 더 잘 써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생에게서 긍정적인 면들을 더 잘 발견해내기 때문이다. 행복감이 매우 낮았던 어느 교수의 추천서를 훔쳐본 한 학생의 절규가 이를 잘 대변해준다.
 
“제 추천서는 단 두 줄이었어요.”
 
행복의 천재들은 오해를 잘 하지 않는다. 그들이라고 오해하지 않을 리 없지만, 그들의 오해는 습관이 아니다. 그들의 오해는 산발적이며 쉽게 풀린다.
  
우리 안의 오해균 제거가 행복의 지름길
 
오해를 자주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매우 불행한 사람이라는 점을 알고 나면, 오해하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줄고 오히려 그들에 대한 연민이 생겨난다. 행복감이 낮은 사람들은 습관적 오해로 인해 사람들을 잃는다. 음모론을 습관적으로 제기하기 때문에 신뢰를 잃게 마련이다. 그러니 오해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 그리고 상대가 습관적으로 오해하는 사람이라면 염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오해로 인해 이미 불행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과제는 오해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우리 마음 한구석에 서식하고 있을지 모르는 오해균(誤解菌)을 제거하는 일이다. 오해가 습관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예방책으로서는 최상이다. 그들로부터 전염되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지켜야 한다. 혹시라도 그들로부터 침투된 오해균이 있다면, 타인 행동의 선의를 믿는 것, 그리고 타인의 행동이 실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의 여유를 갖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효과적인 최고의 치료약은 오해 무균자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다. 나를 오해하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우리 안의 오해균은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덤으로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때 지상 최고의 천국을 경험하게 된다. 천국에는 오해가 없다.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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