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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토끼몰이에 시위대 고립…하수관 탈출도 실패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투항한 시위 참여 학생이 경찰과 함께 밖으로 나오고 있다.[뉴스1]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투항한 시위 참여 학생이 경찰과 함께 밖으로 나오고 있다.[뉴스1]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코를 찔렀다. 19일 홍콩 시내 몽콕에서 홍콩 이공대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 “복수” “광복홍콩” 구호가 여전했다. 사방에 설치된 폴리스라인에는 소총과 최루가스로 중무장한 속룡대(速龍隊ㆍ경찰 기동부대)가 경계 중이었다. 채텀남로 길가에는 MP-4-R3라 적힌 최루탄피가 보였다. 전날 발사된 1458발 중 하나였다.
 

경찰, 이공대 포위하고 체포작전 돌입
캐리람, 남은 시위대 100여 명에 투항 요구
신임 경찰수장 임명...우산혁명 제압한 초강경파
잔류 시위대 “독재 정부에 머리 조아리지 않겠다”

초강경 진압 작전에 나선 홍콩 경찰은 이날 이공대를 포위한 채 토끼몰이식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에 체포되면 최고 10년형인 폭동죄에 처해질 수 있다. 밤새 캠퍼스 북쪽 Z동 육교에 밧줄을 걸고 내려와 대기하던 오토바이를 이용한 탈출도 시도됐다. 경찰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오토바이 운전사를 포함해 37명을 체포했다. 이공대에 갇혀 있던 시위대 일부는 하수관을 통한 탈출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악취와 가스에 막혀 5분 만에 돌아왔다.
19일 이공대에 갇혀 있던 시위대 일부가 하수관을 통한 탈출까지 시도했다. [로이터=연합]

19일 이공대에 갇혀 있던 시위대 일부가 하수관을 통한 탈출까지 시도했다. [로이터=연합]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공대에 갇힌 시위대를 겨냥해 자진 투항을 요구했다. “남아 있는 시위대는 무기를 버리고 질서 있게 나오라”고 밝혔다. 람 장관이 밝힌 잔류 인원은 100여 명.
19일 홍콩 이공대에서 일부 시위대가 저체온증에 빠져 의료진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

19일 홍콩 이공대에서 일부 시위대가 저체온증에 빠져 의료진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

 
하지만 이들은 옥쇄를 각오했다. 잔류한 웨이(威ㆍ가명)는 “독재와 정부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겠다. 이런 좋은 세상과 좋은 도시, 자유와 쾌락을 독재 정부가 앗아가는 것을 보지 않겠다”며 현지 언론에 밝혔다. 현재 사수파는 “투항은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이라며 5인1조로 움직이며 결전의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오후 해가 지면서 홍콩 이공대에 남아 있던 학생 일부가 경찰의 체포를 피해 육교에 걸어놓은 밧줄을 타고 탈출하고 있다. [AFP=연합]

18일 오후 해가 지면서 홍콩 이공대에 남아 있던 학생 일부가 경찰의 체포를 피해 육교에 걸어놓은 밧줄을 타고 탈출하고 있다. [AFP=연합]

시위대를 대학 구내로 몰아넣은 경찰은 여유를 보였다. “다시 밝힌다. 진입은 없다.” 언론담당 콩잉정(江永祥) 경사가 이날 기자회견서 밝혔다. 경찰은 이날 강경파 수장을 맞았다. 크리스 탕(鄧炳强) 신임 경무처장이 중국 국무원(정부)의 임명으로 취임했다. 그는 2014년 홍콩의 ‘우산 혁명’을 잠재웠던 인물이다. 그해 9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홍콩인 120만 명이 참여한 우산 혁명에 맞서 초강경으로 진압하며 공을 세웠다. 그는 이날 취임 즉시 홍콩 경찰의 좌우명을 바꿨다. “자부심과 배려로 봉사한다(We Serve with Pride and Care)”를 “명예와 의무, 충성으로 홍콩에 봉사한다(Serving Hong Kong with Honour, Duty and Loyalty)”로 충성을 추가했다.
홍콩 경찰 총수에 임명된 크리스 탕 [연합뉴스]

홍콩 경찰 총수에 임명된 크리스 탕 [연합뉴스]

이공대에 갇힌 시위대를 위한 바깥의 지원 시위는 이날 오후 늦게 몽콕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곧 경찰이 진압에 나섰다. 전날 시민 시위대가 외곽 시위로 경찰과 대치하며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이공대 학생의 탈출을 도왔던 것과 달라진 양상이다. 경찰에 따르면 18일 하루에만 홍콩에서 검거된 이가 1100명이었다. 이중 이공대를 빠져나오다 체포된 인원이 600명이었다.
 
한편 한국인 남녀 관광객 2명이 이공대에 갇혔다가 간신히 빠져나오는 사건이 벌어졌다. 주홍콩 한국총영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30대 남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이 지난 17일 이공대 내에 들어갔다. 이들은 시위를 구경하다가 시위대에 밀려 교내로 들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경찰이 이공대를 포위하는 바람에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국인 관광객 2명은 이공대에서 밤을 세워야 했고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구했다. 결국 총영사관은 홍콩 경찰에 연락해 이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18일 밤 9시 30분쯤 두 관광객은 두 손을 번쩍 들고 여권을 보여주면서 이공대를 빠져나왔다. 이들이 영어로 “나는 한국인”을 외치며 나오는 장면은 현지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홍콩=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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