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총수로 19일 초강경파 인물로 꼽히는 덩빙창(왼쪽)이 임명됐다. 덩은 홍콩 이공대 포위를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9/7d44e35b-6bfb-4445-92ef-7b6c58b300aa.jpg)
홍콩 경찰 총수로 19일 초강경파 인물로 꼽히는 덩빙창(왼쪽)이 임명됐다. 덩은 홍콩 이공대 포위를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홍콩 제7대 경무처 처장에 54세 덩빙창 발탁
2014년 우산 혁명 잠재운 초강경파 인물
총기 사용 두둔하며 홍콩 이공대 포위 주도
시위대 퇴로 막고 무조건 항복 요구 중
덩은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일곱 번째경무처 처장이다. 덩은 중국 국무원의 발표를 시위대와 격전을 치르고 있는 홍콩 이공대 포위 현장에서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자신이 일선에 서서 경찰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덩의 취임에 홍콩 내 반(反)정부 성향의 언론인 ‘입장신문(立場新聞)’은 “시위대가 이제 18층 지옥에서 19층 지옥으로 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불교에서는 지옥에 18층 지옥이 있다고 한다.
한층 한층 내려가는 식은 아니지만 보통 사람들은 한층씩 내려갈 때마다 더 큰 고통을 주는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19층 지옥에 떨어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된다는 비유다.
![홍콩 시위를 무력 진압하기로 유명한 덩빙창(오른쪽)이 지난 2일 시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9/70981cae-beb5-41d3-a1e3-997bac8bd81c.jpg)
홍콩 시위를 무력 진압하기로 유명한 덩빙창(오른쪽)이 지난 2일 시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시위대와 일부 언론이 그에게 커다란 적대감을 갖는 건 당연하다. 이에 따라 덩이 홍콩의 흑사회(黑社會)와 관계가 있다며 그를 흠집 내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으나 덩은 “흑사회 때리기가 경찰의 천직”으로 “경찰과 흑사회는 양립할 수 없다”며 부인해 왔다.
87년 홍콩 경찰에 첫발을 디딘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공상관리와 국제안보 등 두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프랑스 리옹에 자리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서 근무하면서 조직범죄와 폭력범죄를 담당했다.
미 FBI(연방수사국)는 물론 중국 인민공안대학, 영국 로얄국방학원 등에서도 연수한 경험이 있으며 지난해 11월 홍콩 경찰의 2인자 자리인 경무처 부처장에 올라 일찌감치 1인자 자리를 예약한 상태였다.
덩빙창은 특히 폭력시위 대처와 관련해 경험이 풍부하며 주로 초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0월 1일 취안완(荃灣)에서 홍콩 경찰의 총기 사용에 비난이 잇따르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의 총기 사용은 합법”이라며 적극 옹호론을 펼쳤다.
덩은 그 자신이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 나가 지휘하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지난 2일에는 경찰 조끼에 헬멧과 경찰 곤봉을 허리춤에 차고 현장에 나가 다른 경찰들과 함께 직접 시위대가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19일 중국 국무원이 덩빙창을 신임 홍콩 경무처 처장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권위 발포'로 전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9/bd0e3b26-7671-4d81-85c8-07093183c9e9.jpg)
중국 관영 신화사는 19일 중국 국무원이 덩빙창을 신임 홍콩 경무처 처장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권위 발포'로 전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홍콩 사태와 관련해 “폭력을 저지하고 난동을 제압하라”고 주문한 걸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수행할 인물로 덩빙창 신임 홍콩 경찰 총수를 꼽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홍콩 이공대 안에 갇혀 있는 시위대는 홍콩 경찰에 무조건 항복해 체포되거나 아니면 결사 항전으로 대규모 유혈 사태를 빚거나 등 운명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서방에서 홍콩 경찰에 “균형 잡힌 대처”를 요구하지만 이게 먹힐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