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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의 총선 포기···대선행 국도 택했나, 86그룹 희생양 됐나

“어제 내내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의 정계 은퇴 선언은 정말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라며 쓴 말이다. 전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전격 불출마 선언을 둘러싼 민주당 의원·당직자들 사이의 대화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보다는 ‘왜 그랬을까’에 집중됐다. 임 전 실장이 남긴 “통일 운동에 매진하겠다”는 말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으며 차기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했던 인물의 정치적 고별사치고는 너무 ‘탈정치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재단(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등을 통한 정치 외곽활동으로 보폭을 넓힌 뒤 대선에 직행하기 위한 포석”(수도권 초선 의원)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정치적 난이도를 따지면 더 어려운 길이라고 볼 수 있어서다. 비유하자면 고속도로(국회) 대신 국도(NGO)를 택한 격이다. 당내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원래 염두에 뒀던 종로가 아니더라도 지역구 당선 후 당 대표를 거쳐 대선에 도전하는 등의 방식이 합리적 시나리오”라며 “대놓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8일 올해 첫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임종석 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월8일 올해 첫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임종석 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86퇴진론 떠안고 가려는 것”

임 전 실장 본인은 총선과 관련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그의 불출마로 ‘조국 사태’ 전후 부각됐던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퇴진론’은 수그러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6학번으로 학생운동 선배격인 우원식 의원은 86그룹에 대해 “그들이 보인 집단적 헌신성은 이제껏 어떤 정치세력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근거 없이 86들을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민주개혁 세력을 분열시키게 될 것”이라고 감쌌다.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우상호 의원의 말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임 전 실장과 함께 민주당 86그룹의 대표 격이자 고교 4년 선배인 우 의원은 “저도 우리(86그룹)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가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약간 모욕감 같은 걸 느끼고 있었다”며 “‘내가 왜 굳이 욕먹으면서 국회의원의 탐욕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야 하나. 그렇게 보이느니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통일 운동으로 돌아가지’라는 식으로 마음을 정리해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임 실장이 그동안 제기돼 온 ‘86 퇴진론’을 안고 가겠다는 뜻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친문재인 그룹과의 갈등 아냐”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 [뉴스1]

당내 일각에선 잠시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선언이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너무 많아 당내 불만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최근 발언과 맞물리면서 공천을 앞두고 친문재인그룹과 86그룹 사이의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내 대표적인 친문재인그룹 인사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은 하지만 이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양 원장의 발언은)잠깐 청와대에 있었다는 이유로 어떻게 보면 정치적 양지, 정치적 혜택을 추구하는 그런 행태를 보이는 분에 대해서 한 이야기”라며 “‘야당의 거물 지역에 누가 가느냐’ 는 문제, 소위 말해서 총선을 끌고 갈 수 있는 대진표를 능동적으로 짜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대표적인 인물이 임 실장”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도 “양 원장 등의 발언이 임 전 실장을 자극했다고 보기엔 그가 남긴 말들이 너무 근본적인 고민을 담고 있다”며 “원조 친문그룹에 대한 불만의 표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중진 퇴진론 강화 효과는 분명”

임 전 실장의 선택으로 수도권에 몰려 있는 4선 이상 중진들은 보다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데는 민주당 내에 이견이 별로 없다. 한 재선 의원은 “세대교체론에 직면한 86그룹에선 뭔가 상징적 희생양이 나온 셈”이라며 “이제는 중진들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충청 지역구의 한 초선 의원은 “임 전 실장은 50대 중반의 재선 이력밖에 없었다”며 “패스트트랙 정국이 끝나는 대로 중진 퇴진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장혁·하준호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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