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의 정계 은퇴 선언은 정말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라며 쓴 말이다. 전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전격 불출마 선언을 둘러싼 민주당 의원·당직자들 사이의 대화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보다는 ‘왜 그랬을까’에 집중됐다. 임 전 실장이 남긴 “통일 운동에 매진하겠다”는 말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으며 차기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했던 인물의 정치적 고별사치고는 너무 ‘탈정치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재단(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등을 통한 정치 외곽활동으로 보폭을 넓힌 뒤 대선에 직행하기 위한 포석”(수도권 초선 의원)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정치적 난이도를 따지면 더 어려운 길이라고 볼 수 있어서다. 비유하자면 고속도로(국회) 대신 국도(NGO)를 택한 격이다. 당내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원래 염두에 뒀던 종로가 아니더라도 지역구 당선 후 당 대표를 거쳐 대선에 도전하는 등의 방식이 합리적 시나리오”라며 “대놓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8일 올해 첫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임종석 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8/0a4c15a0-413c-4e9b-afad-57b46a363613.jpg)
지난 1월8일 올해 첫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임종석 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86퇴진론 떠안고 가려는 것”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우상호 의원의 말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임 전 실장과 함께 민주당 86그룹의 대표 격이자 고교 4년 선배인 우 의원은 “저도 우리(86그룹)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가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약간 모욕감 같은 걸 느끼고 있었다”며 “‘내가 왜 굳이 욕먹으면서 국회의원의 탐욕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야 하나. 그렇게 보이느니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통일 운동으로 돌아가지’라는 식으로 마음을 정리해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임 실장이 그동안 제기돼 온 ‘86 퇴진론’을 안고 가겠다는 뜻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친문재인 그룹과의 갈등 아냐”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8/65ec4a1a-a4a0-45c5-b904-bbbd0a8e1a0e.jpg)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 [뉴스1]
“중진 퇴진론 강화 효과는 분명”
임장혁·하준호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