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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공소장에 본교 없다" 檢고발 부른 고대 총장 해명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지난 8월 압수수색한 고려대 인재발굴처. 우상조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지난 8월 압수수색한 고려대 인재발굴처. 우상조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28)씨의 입시 비리 혐의에 대해 입학 취소 논란이 일자 고려대가 진화에 나섰지만 학생들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검찰 "고대 입학, 공소시효 지나서 공소 내용에 포함 안 시켰을 뿐"


 
15일 오후 고려대 정진택 총장은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려 “입학 사정을 위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다면 정해진 절차를 거쳐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지난 8월) 알려드린 바 있고,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논란이 되는 자료의 제출 여부를 다각도로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조씨가 입시를 치른)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자료는 사무관리규정에 의해 모두 폐기돼 제출 여부 확인이 불가하고 ▶검찰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하며 조씨를 입시 비리 혐의 공범으로 적은 공소 사실에 고려대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에 허위라고 기재된 자료) 제출 여부가 입증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마땅하지 않으므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조씨의 고려대 입학 문제는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 사실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입학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어 "공소장 내용을 살펴보면,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허위 스펙을 기재한 사실이 들어가 있다"며 "추후 공판 과정에서 (조씨의) 고려대 입시 지원 서류 등을 법원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공소장에는 고등학생이었던 조씨가 어머니인 정 교수와 함께 ‘대학 진학’을 위해 허위 ‘스펙’을 활용했다는 내용이 곳곳에 들어가 있다.

 

“대학 입시 활용 목적으로 허위 스펙 만들어” VS “그 ‘대학’이 고려대인지 특정 안 돼”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와 정 교수는 향후 ‘대학’ 등 상급학교 진학에 활용하기 위해 일반 고등학생들이 접근하기 힘든 전문적인 논문 저자 등재ㆍ대학이나 국책 연구기관 인턴 활동 등 허위 스펙을 만들어 생활기록부에 올렸다.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해서 ‘대학 입시 활용 목적으로’라는 말도 등장한다. “조씨가 2009년 8월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에게 대학 입시 활용 목적으로 체험활동에 대한 확인서 발급을 요청했고, 장 교수는 마치 조씨가 의학논문 제1저자로서 능력을 갖추고 실험에도 상당히 기여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기재한 체험활동 확인서를 자신의 명의로 발급해 줬다”는 내용이다.

 
이에 고려대는 공소장에 쓰여 있는 ‘대학’이 고려대로 특정되지 않았고, 학교에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검찰이 허위라고 판단한 자료들이 실제 고려대 입시에 쓰였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조사 때 ‘제출서류목록’ 확인” VS “본교에서 나온 것 아냐”

검찰은 조씨가 2009년 고려대에 제출한 ‘입시 증빙자료 제출 목록’을 확보했다. 해당 목록은 자기소개서 등에 적은 내용을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할 때, 그 목록을 적어 낸 것이다. 당시 입시 업무에 관여한 고려대 관계자도 지난 9월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목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찰 조사 때 본 목록은) 고려대학교에서 쓰는 양식에 최대 12개까지 적도록 돼 있었다”며 “9번째에 단국대 의학연구소 논문이 기재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입장문에서 “제출 서류 목록은 본교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본교도 그 실물 및 출처를 확인 중에 있으나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대 학생들은 검찰이 확보한 제출 목록의 출처가 학교가 아니라 다른 압수수색물이라 하더라도, 이 점이 ‘면피’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는 22일 조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계획 중인 경영학과 재학생 A씨는 대자보를 통해 “입학처에 자료가 남아있지 않더라도 고려대 입학 과정에 사용된 조씨의 생활기록부에 허위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근거까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허위기재’ 판단한 생기부, 고려대에도 제출돼

조국 장관의 딸이 합격한 2010학년도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의 입시 요강. 서류평가가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사진 교육부]

조국 장관의 딸이 합격한 2010학년도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의 입시 요강. 서류평가가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사진 교육부]

 
실제 조씨와 정 교수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허위 스펙을 올렸다는 내용은 공소장에 수차례 등장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허위 내용’이 기재된 ▶단국대 의대 체험활동 확인서 ▶공주대 인턴과 국제학회 발표 및 논문 초록 수록 체험활동 확인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등을 고등학교에 제출해 생활기록부에 그대로 올렸다.  
 
이 생활기록부는 당시 고려대에도 제출됐다. 고려대 ‘2010년 세계선도인재전형 모집요강’에 따르면, 1단계 평가 요소는 ‘어학 또는 AP 40%+학교생활기록부 60%’로 구성됐다. 당시 이 ‘허위 내용’이 적힌 생활기록부가 학교에 제출해야 할 필수 서류였다는 의미다. 2009년 작성된 생활기록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보관돼있어 확인이 가능하다.

 

학생들, 다시 집회 준비

이런 가운데 오는 22일 오후 7시 고려대 중앙광장에서는 ‘부정 입학 취소 집회’가 열린다. A씨는 집회 목적에 대해 “조씨의 부정입학과 관련한 학교의 진상규명과 조씨에 대한 입학취소”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촛불 대신 휴대전화 불빛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촛불 대신 휴대전화 불빛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18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정 총장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씨의 입시 비리가 밝혀졌는데도 고려대는 궤변을 쏟아내며 입학 취소를 거부하고 있다”며 “불공정에 분노하는 국민과 학생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유진ㆍ이병준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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