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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내민 지소미아 압박 문구···그게 '공동성명 지연' 불렀다

지난 15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서가 유례없이 늦게 발표된 것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문제에 대한 미국 측 불만이 배경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 소식통들이 밝혔다. 미측이 지소미아의 유지 필요성을 시사하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넣으려고 했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공동서명에 대한 양국 서명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복수의 소식통은 17일 “SCM 공동성명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과 하나의 구절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며 “역대 SCM에서 보기 드문 돌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원래 SCM 공동성명은 회의 전 실무자 사이에서 초안이 마련되고, SCM에서 서명한 뒤 바로 공개되는 게 관례다. 과거 SCM 공동성명 작성에 참여한 전직 군 관계자는 “SCM은 공동성명을 내기 위한 일종의 ‘세리머니’”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SCM에선 양측 실무자들이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문장을 미측이 갖고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공동성명 발표가 늦어졌다고 한다. 미측이 공동성명에 ‘지역안보를 위해 정보교환 등의 활동을 한국 등 관련국이 적극적으로 보장한다(assure)’는 취지의 구절을 넣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지소미아라는 용어가 들어가진 않았지만 사실상 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을 인정하라는 내용으로 읽혔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 군 당국은 난색을 표했고, 결국 해당 문구는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공동성명에는 이보다 수위가 낮은 ‘양국 장관은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concurred)’ ‘양국 장관은 정보공유 등을 포함한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committed to continue)’는 등의 구절이 담겼다.
 
이렇게 해서 공동성명이 완성됐음에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결재는 즉시 이뤄지지 않았다. 에스퍼 장관은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은 채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이후 일정에 나섰다. 군 당국자들은 당혹스러워했다. 군 내부에선 “역대 SCM에서 공동성명 발표가 이처럼 늦어진 적이 없다. 이런 행사는 분 단위로 계획이 이뤄지는데, 이번엔 이런 사전 스케줄이 작동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공동성명서는 SCM이 끝난 5시간 45분 뒤인 15일 오후 7시 15분이 돼서야 공개됐다.
 
공동성명 문구 줄다리기에 이은 서명 지연은 미국 측의 한국을 향한 불만 표출인 동시에 자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지소미아에 대한 한국 측의 입장이 확고한 줄 알면서도 한국을 설득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걸 백악관에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방위비분담금 관련된 사안도 공동성명이 늦어진 또 다른 배경의 하나라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이 연내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을 공동성명에 명시하기를 원하면서 협의가 길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제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만료 이전에 제11차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는 구절이 담겼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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