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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IT 거물, 이해진·손정의는 왜 손을 잡았을까

키워드로 본 이해진·손정의의 구상

라인과 야후재팬 통합을 추진 중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와 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 [연합뉴스]

라인과 야후재팬 통합을 추진 중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와 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 [연합뉴스]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을 넘는 것이다.”
 라인(LINE)과 야후재팬 경영 통합 추진 소식이 알려진 직후 통화한 한 전직 네이버 고위 관계자의 평가다. 일본 인터넷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야후재팬과 모바일 강자 라인의 통합은 그만큼 기존 질서를 근본부터 뒤흔들 큰 사안이라는 의미다. 요미우리 신문은 16일 이르면 두 회사가 다음 주에 공식 합의를 마무리하고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회사 측에선 “현 단계에선 공시 내용 외에 더 공개할 게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결론이 임박했다는 정황만은 확실한 상황이다.

지역 플랫폼만으론 못 살아남아
구글·아마존·알리바바 제국주의
연합군으로 결집해야 대응력
온라인+모바일+AI로 무장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52)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62) 소프트뱅크 회장은 두 회사의 경영 통합을 통해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까. 두 정보기술(IT)업계 리더들의 공식 석상에서 한 발언과 두 회사 사업 내용을 종합해 키워드별로 분석했다.  
 

지역 플랫폼 넘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지난 6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한국 인터넷 산업의 선구자에게 듣다: 네이버 창업과 성장의 경험'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한국 인터넷 산업의 선구자에게 듣다: 네이버 창업과 성장의 경험'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제국주의
“제국주의에 저항했다 살아남은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 지난 6월 한국사회학회·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이해진 GIO가 한 말이다. 네이버가 어떤 회사로 사람들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는 구글, 아마존, 텐센트, 알리바바 등 미국과 중국의 거대 플랫폼 기업들과의 싸움에서 “혼자 싸우는 게 아니라 연합군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야후재팬과의 통합은 이 같은 ‘연합군’ 결집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라인은 일본에서만 8200만명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야후재팬은 5000만명이 쓰는 1위 포털이다. 라인은 메신저·콘텐트 사업에서, 야후재팬은 전자상거래(e커머스)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제는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지역 플랫폼’으로만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인정한 것”이라며 “결합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가진 콘텐트-플랫폼-상거래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털과 메신저의 결합 

라인과 야후재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라인과 야후재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②온라인과 모바일
“검색으로 시작했지만 철저하게 실패했고 10년 만에 라인이란 메신저로 성공했다.”(6월 18일 한국사회학회·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 이해진 GIO)
네이버는 2001년 4월 네이버 재팬 사이트를 오픈하는 등 일찌감치 일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야후가 검색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던 상황에서 활로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한때 사업을 접을 정도였다. 하지만 끈질기게 노력했고 결국 모바일에서 성공의 실마리가 열렸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전화 대체수단으로서 모바일 메신저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던 시기 선보인 라인 메신저는 일본 점유율 1위 모바일 메신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 추진을 온라인과 모바일의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한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그랬던 것처럼 거대 플랫폼에 대항할 자생력을 얻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한 작업 아니냐는 분석이다. 4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가진 카카오톡은 보험, 여행업 등 온라인에서 별별 사업을 다 해 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쳐지면서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결정적 '한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1위 메신저(라인)와 1위 검색포털(야후)이 결합하는 것으로 다음-카카오보다 힘이 있을 것”이라며 “야후재팬 뒤엔 소프트뱅크라는 통신사가 있으므로 통신사 가입자들까지 엮으면 긍정적 효과는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라인-야후재팬 통합 추진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 페이스북캡처]

이재웅 쏘카 대표는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라인-야후재팬 통합 추진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 페이스북캡처]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도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링크하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최근 10년 내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일어난 경제협력 중에서 가장 의미가 큰 사례”라며 “(통합 회사가) 일본에서 1위 인터넷 회사가 되는 것은 물론 동남아시아를 같이 공략하게 될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포털, 메신저, 이커머스, 간편결제 등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그런 회사를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50대 50대으로 소유하고 공동 경영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이런 그림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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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벨트의 핵심고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 7월 4일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 도착해 들어가고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가 만났다. 오종택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 7월 4일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 도착해 들어가고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가 만났다. 오종택 기자

③인공지능(AI)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7월 4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손정의 회장)
손 회장은 지난 7월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 3명과 이해진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5명과 따로 만났다. 기업인들과 대화에서도 AI가 주요 주제로 나왔고 이 과정에서 이해진 GIO와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닛케이 등 일본 언론은 두 회사 간 경영통합 논의가 지난여름 양사 수뇌부 회동을 계기로 본격화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네이버는 오래전부터 AI 연구에 공을 들여왔다. 한국, 일본, 프랑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연구벨트’ 구축을 계획할 정도다. 통합 법인을 통해 양질의 빅데이터가 확보되면 미국의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중국의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와 맞설 수 있다는 구상이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라인과 야후재팬의 시너지는 (AI 연구의 밑바탕이 되는) 일본 최고의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제·김정민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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