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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도 중국인이 때린다"···서교동에 모인 홍콩 사람들, 왜

15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갤러리에서 'Stand with Hong Kong: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사진전이 열렸다. 이병준 기자

15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갤러리에서 'Stand with Hong Kong: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사진전이 열렸다. 이병준 기자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갤러리 위안’에서 홍콩 민주주의 사진전 ‘홍콩과 함께 일어서다(Stand with Hong Kong):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前因後果;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음)’가 열렸다. 오전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전시회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동국대선 또 한-중 학생 충돌
외대·아주대서도 대자보-레논벽 훼손

 
지하 1층 갤러리로 내려가는 계단부터 전시는 시작됐다. 층계 벽면에는 오른 눈에 붕대를 두른 여성과 검은 옷을 입고 손을 맞잡은 두 남성의 그림이 붙었다.
 
그 옆으로는 시위 문구 중 하나인 "자유를 위해 싸워라, 홍콩과 함께 일어서라(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가 적혔다. 입구에 들어서자 그림과 마찬가지로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쓴 홍콩 학생들이 기자를 맞았다.

 
8월 홍콩 시위 현장에 최루탄이 터지자 한 청년이 방독면을 벗어 노인에게 씌워준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 갤러리에 전시됐다. 이병준 기자

8월 홍콩 시위 현장에 최루탄이 터지자 한 청년이 방독면을 벗어 노인에게 씌워준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 갤러리에 전시됐다. 이병준 기자

사진전은 ‘프리덤 홍콩(Freedom Hong Kong)’ 한국 지부가 주최했다. '프리덤 홍콩'은 홍콩 학생이 주축을 이루는 시민단체다.
 
'홍콩 사태' 초반인 6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언론과 SNS에 노출된 사진이 전시됐다. 홍콩 사태 최초 사망자인 30대 남성 량(梁)모가 지난 6월 사망 직전 건물 옥상에서 플래카드를 거는 사진 등이 포함됐다.
 
당시 량이 입은 것과 같은 우비, 시위대가 쓴 안전모·안전 고글·마스크 등이 전시됐다. 갤러리 한쪽에서는 홍콩 시위 영상이 상영됐다. 고성과 비명이 갤러리를 채웠다.
 
지난 6월 30대 남성이 홍콩의 한 건물 옥상에서 '송환법 전면 철회.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부상자와 학생을 석방하라.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은 사퇴하라'는 플래카드를 건 모습. 이 남성은 직후 건물 아래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알려줬다는 게 사진전 주최측의 설명이다. 이병준 기자

지난 6월 30대 남성이 홍콩의 한 건물 옥상에서 '송환법 전면 철회.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부상자와 학생을 석방하라.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은 사퇴하라'는 플래카드를 건 모습. 이 남성은 직후 건물 아래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알려줬다는 게 사진전 주최측의 설명이다. 이병준 기자

"홍콩 시민들, 독립 요구한 적 없다"

전시회를 찾은 홍콩인들은 침묵한 채 갤러리를 돌아봤다. 충혈된 눈으로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전시를 함께 준비한 홍콩 유학생 A(25)는 한국어로 “홍콩 출신 학생과 직장인이 모여 두 달 전쯤부터 전시를 준비했다”며 “홍콩 사태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싶었다. 전시회에 필요한 비용은 직접 모으거나 세계 여러 곳에서 모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마음이 고맙고 감사하다. 이런 일이 한국과 외국에서도 많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서도 중국 학생들이 홍콩 학생들을 둘러싸 때리고 위협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함께 준비한 홍콩인 B(30)는 “이 싸움은 홍콩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라며 “많은 중국인은 홍콩이 독립을 요구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단 한 번도 홍콩 독립을 요구한 적이 없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민주주의와 송환법 철회”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홍콩인들에게 총리를 직접 선출할 기회를 준다면 상황은 금방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우리의 요구에 답하고 있지 않다”며 “긴 싸움이 될 것 같다. 우리에게는 세계 각국의 더 많은 지지와 더 많은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 민주주의 사진전에서 시위대가 사용한 안전모가 전시돼 있다. 이병준 기자

홍콩 민주주의 사진전에서 시위대가 사용한 안전모가 전시돼 있다. 이병준 기자

"홍콩 경찰, 시민 공격...상황 절망적"

이곳을 찾은 홍콩인 C(50)는 “중국인들은 ‘홍콩과 중국은 하나’라고 주장하는데, 홍콩은 중국에 속해 있지만 우리는 결코 ‘하나’가 아니다”고 말했다. C는 "홍콩은 100년 이상을 영국 지배 아래 있었다. 그 사이 홍콩 사회와 문화, 정치, 경제는 중국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며 "홍콩이 중국 아래 있었던 것은 20년 정도다. 20년으로 100년의 변화를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콩인 팡모(19)는 기자가 말을 걸자 "Hopeless(절망적이다)"고 답했다. 팡은 "홍콩에서는 경찰이 시민들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경찰이 시민들을 때리고 공격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이 홍콩의 한 대학에 들어가 학생들을 진압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두렵지 않다. 한 친구는 경찰에 잡혀간 뒤로 소식이 없다"며 "홍콩 시위를 지켜보며 아주 슬펐지만, 우리는 더 슬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배우 김의성도 이 갤러리를 찾아왔다. 김씨는 "한국에 있는 홍콩 친구들이 전시를 알려 지지해주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사진전 ‘홍콩과 함께 일어서다(Stand with Hong Kong):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는 1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사흘간 열릴 예정이다. 
 
한편 ‘홍콩 시위’를 계기로 한-중 학생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오후 동국대에선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와 ‘레논 벽’을 설치한 한국 학생과 중국 학생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제보에 따르면 14일 수원 아주대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설치된 ‘레논 벽’에 ‘사람 죽인 것도 민주화냐’ ‘먼저 너희들의 북한 문제나 걱정해라’는 등의 비난성 메모가 붙었다.
 
13일에는 한양대에서 한국 학생들이 홍콩 시위 대자보를 붙이는 과정에서 중국 유학생들과 충돌했다. 같은 날 한국외대에서는 홍콩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찢긴 채 발견되기도 했다.
 
사진전 방명록에는 중국어와 영어, 한국어 등으로 홍콩 시위를 향한 응원 메시지가 적혔다. 개구리 모양의 캐릭터는 홍콩 시위의 상징이 된 개구리 '페페(Pepe)'다. 이병준 기자

사진전 방명록에는 중국어와 영어, 한국어 등으로 홍콩 시위를 향한 응원 메시지가 적혔다. 개구리 모양의 캐릭터는 홍콩 시위의 상징이 된 개구리 '페페(Pepe)'다. 이병준 기자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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