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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순실, 나는 서원"···'최순실'로 부르면 소송 당하나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뉴스1]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뉴스1]

“저의 이름을 더는 최순실로 보도하지 말아 주세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63ㆍ개명 전 최순실) 씨 측이 “더는 최순실로 보도하지 말아달라”며 93개 언론사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최씨 측은 “‘최서원’으로 보도해 주기를 원하고 있고, 이는 언론과 국민에게 요구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라고 주장했다.  
 

널리 알려진 ‘최순실’, 국민이 더 알기 쉽지 않나

최씨를 대리하는 정준길 변호사(법무법인 해)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씨가 ‘순실’이라는 이름을 ‘서원’으로 바꾼 시점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2014년 2월이고, 언론이 개명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순실’로 계속 호칭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최씨가 ‘성명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개인 인격권의 세부 내용으로 초상권, 명예권과 함께 성명권을 인정한다. 대법원은 “성명은 개인이 자기 자신을 표시하는 인격의 상징으로 자기 결정권의 대상이 된다”며 “본인의 주관적 의사가 중시돼야 한다”고 개명과 관련한 결정에서 밝힌 바 있다.
 
김성철 교수(고려대 미디어학부)는 “본인이 최순실이란 이름이 싫어 바꿨고, 내용 증명까지 보냈으면 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언어폭력”이라고 말했다. 최씨가 국정농단 사건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며 ‘최순실’이란 이름이 보통명사화된 측면이 있더라도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대 시각도 있다. 이미 국정농단 사건 과정과 그 이전부터 ‘최순실’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으므로 ‘당사자 동일성’에 혼란을 줄 수 있어 최순실이란 이름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시각이다.
 
포털사이트 등에서 ‘최순실’로 검색되는 기사에는 2007년부터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 최씨가 ‘순실’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후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 당시 박관천 경정이 최순실을 언급하며 최씨 이름이 크게 보도가 됐다. 최씨가 가장 널리 알려지게 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관련 보도에서도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건 관련 대국민 담화문에서 최씨를 ’최순실‘로 언급했다. 법에도 최순실이 등장한다. 국정농단 특검팀을 꾸리며 만든 법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국정농단 사건 관련 보도가 시작될 당시 개명 사실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일정 기간 후에 최서원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면 동일성의 혼동을 야기하지 않기 위해 최순실로 쓴 점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적 대응” 경고한 최씨, 어떤 소송 낼 수 있나

최씨 측은 “특정 이름을 사용할 권리가 있는 사람에 대해 다른 이름을 사용해 성명권을 침해할 경우 방해배제를 청구하거나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법조계에서는 최씨의 성명권은 헌법상 권리로 당연히 인정되고, 이를 기초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이를 실제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씨측은 언론사들이 ’최순실‘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해 국민이 '촌스러운 동네 아줌마 같은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등 국정농단을 했다는 부정적 인식을 주기 위해 악의적으로 최씨 이름을 보도했다고 주장한다.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판사는 “최씨측 주장대로 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순실’이라는 이름이 촌스럽고 나쁘다는 것을 전제해야 하는데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장희진 변호사(법률사무소 지음)는 “내용증명을 보냈기 때문에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만 이 경우에도 법원의 판단을 받아 봐야 하고, 최서원을 쓰고 괄호 안에 ‘(개명 전 이름 최순실)’로 표시하는 경우 오히려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측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손해배상 외에 법원에 언론사를 상대로 사용금지가처분신청을 낼 수도 있다. ‘최순실’을 지속해서 보도하는 언론사를 상대로 최씨가 법원에 “해당 언론사가 앞으로 본인과 관련된 보도를 할 때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신청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최씨 본인이 원하는 점 ▶법적 이름이 ‘최서원’인 점 ▶추후 혼동될 여지가 적다고 판단할 수 있는 점 등을 보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사용금지신청이 인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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