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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인형·인도 지도 불태운 네팔인들…약소국 영토 설움

지난 11일 네팔 전역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본뜬 인형을 불태우는 반중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은 네팔 시민들이 시진핑 주석의 사진과 "중국은 물러서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시위를 하는 모습. 중국이 네팔 영토 약 36만㎡를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네팔 정부의 발표가 나온 직후다.[사진 인도 ANI통신 홈페이지 캡처]

지난 11일 네팔 전역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본뜬 인형을 불태우는 반중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은 네팔 시민들이 시진핑 주석의 사진과 "중국은 물러서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시위를 하는 모습. 중국이 네팔 영토 약 36만㎡를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네팔 정부의 발표가 나온 직후다.[사진 인도 ANI통신 홈페이지 캡처]

지난 11일 네팔 남동부 사프타리 지역에 성난 네팔 군중이 모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본뜬 커다란 인형과 함께였다. 이들은 시 주석에 항의하는 뜻으로 인형에 불을 붙였다. “중국으로 돌아가라(Go back China!)” “네팔 땅을 돌려달라(Return Nepali land)”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도 외쳤다. 시위는 사프타리 뿐 아니라 수도 카트만두 등 네팔 전역에서 벌어졌다.
 
네팔 시민들이 지난 8일 수도 카트만두의 주네팔 인도대사관 앞에서 인도의 행정지도를 불태우며 인도 정부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네팔 시민들이 지난 8일 수도 카트만두의 주네팔 인도대사관 앞에서 인도의 행정지도를 불태우며 인도 정부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네팔 시민들은 8~10일에도 거리에 운집했다. 항의 대상은 인도 정부였다. 시위대는 카트만두의 네팔 주재 인도대사관 주변에서 “인도는 물러서라(Back off India)” 등의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와 네팔 국기를 들고 시위를 했다. 일부는 인도 영토가 그려진 지도를 불태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도 ANI통신 등이 전한 네팔 현지의 반중(反中), 반(反)인도 시위 모습이다. 네팔 시민들은 최근 인접 강대국인 중국과 인도가 자국 영토를 침범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네팔은 영토 전체가 중국과 인도에 둘러싸여 있는 내륙 국가다. 네팔 북부는 중국 티베트(시짱·西藏) 자치구와, 서부와 남·동부는 인도 우타라칸드·우타르프라데시·비하르주와 맞닿아 있다.

인도 새 행정지도가 네팔 분노 촉발

인도가 지난 2일 공개한 자국 행정구역 지도(왼쪽)에선 지도에선 칼라파니 지역(붉은원 안)을 자국 영토로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네팔은 칼라파니 지역을 자국의 마하칼리 주에 속한다고 주장한다(오른쪽 지도). [사진 유라시안타임스]

인도가 지난 2일 공개한 자국 행정구역 지도(왼쪽)에선 지도에선 칼라파니 지역(붉은원 안)을 자국 영토로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네팔은 칼라파니 지역을 자국의 마하칼리 주에 속한다고 주장한다(오른쪽 지도). [사진 유라시안타임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이다. 인도 과학기술부 산하 조사청은 이날 새로운 자국 행정지도를 공개했다. 많은 논란 끝에 지난달 31일 자치주에서 연방 직할령으로 바뀐 잠무 카슈미르 지역을 표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도가 공개되자 인도가 아닌 네팔에서 난리가 났다. 지도에서 인도 북동부(네팔 북서부) 칼라파니 지역이 인도 영토로 표시됐기 때문이다. 칼라파니는 양국이 오랫동안 영토분쟁을 벌여온 곳이다. 네팔은 칼라파니 지역이 자국 마하칼리주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도는 칼라파니가 인도 우타라칸드주에 속한다고 말한다.
 
네팔 시민이 지난 8일 수도 카트만두 네팔 주재 인도 대사관 앞에서 "인도는 물러나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도 정부가 지도에서 칼라파니 지역을 자국 영토로 표시한 것에 대한 항의다.[AP=연합뉴스]

네팔 시민이 지난 8일 수도 카트만두 네팔 주재 인도 대사관 앞에서 "인도는 물러나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도 정부가 지도에서 칼라파니 지역을 자국 영토로 표시한 것에 대한 항의다.[AP=연합뉴스]

이런 논란이 있는 지역을 인도가 자국 영토로 표시하자 네팔이 발끈했다. 네팔 외교부는 6일 “네팔 정부는 칼라파니 지역을 네팔의 일부로 확신한다”며 “칼라파니를 자국 영토로 편입한 인도의 일방적 행위는 불법”이라는 공식 성명을 내놨다. 네팔 시민들이 8~10일 연 집회도 인도 정부의 이러한 행위를 규탄하는 것이었다.

중국, 도로 개발하며 네팔 영토 편입

네팔 정부가 중국이 자국 영토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지역(붉은선 안). 네팔은 북쪽으론 중국의 티베트 자치구와, 서부와 남·동부는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우타르프라데시·비하르주와 맞닿아 있다.[사진 구글지도]

네팔 정부가 중국이 자국 영토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지역(붉은선 안). 네팔은 북쪽으론 중국의 티베트 자치구와, 서부와 남·동부는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우타르프라데시·비하르주와 맞닿아 있다.[사진 구글지도]

영토 침해 논란은 중국으로도 번졌다. 인도 행정지도가 문제가 된 직후 네팔 정부는 중국도 자국 영토를 침범하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네팔과 접한 티베트 지역 도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네팔 북부 훔라·카르날리·라수와 지역 등 약 36만㎡의 네팔 영토를 무단으로 침범해 자국 영토에 편입했다. SCMP는 “36만㎡는 축구장 약 26개를 지을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다. 그러자 네팔 전역에서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마헨드라 라마 인도 자와할랄네루대학 교수는 SCMP에 “인도·중국과의 영토 문제로 인한 네팔인의 분노는 새롭지 않지만, 최근 시위 규모는 이전보다 매우 크다”며 “네팔인 사이에서 인도와 중국에 대항해야 한다는 감정이 최근 들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응방안 마땅치 않아…네팔 정부 근심

지난 11일 네팔 전역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본뜬 인형을 불태우는 반중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이 네팔 영토 약 36만㎡를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네팔 정부의 발표가 나온 직후다. [사진 인도 ANI통신 홈페이지 캡처]

지난 11일 네팔 전역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본뜬 인형을 불태우는 반중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이 네팔 영토 약 36만㎡를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네팔 정부의 발표가 나온 직후다. [사진 인도 ANI통신 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네팔 정부로선 중국과 인도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에서 마땅한 대응 방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네팔은 칼라파니 지역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론 인도가 무력으로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네팔은 경제적으론 인도에 의존하고 있다. 네팔 전체 해외 교역 중 3분의 2가 인도다. 

 
중국 정부에도 싫은 소리를 하기가 쉽지 않다. 네팔은 지난 2015년부터 인도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중국과 경제협력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지원 속에 철도·도로·수력발전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총리도 친중 인사로 알려져 있다.

中·印 네팔 모시기 경쟁에도…영토양보는 없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달 13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비디아 데비 반다리 네팔 대통령(오른쪽)과 만나 네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달 13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비디아 데비 반다리 네팔 대통령(오른쪽)과 만나 네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물론 네팔은 중국과 인도에도 매우 중요한 나라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 해상·육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연결 통로로 네팔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월엔 시 주석이 중국 정상으론 23년 만에 네팔을 국빈방문했다. 오랫동안 네팔과 두터운 관계를 유지한 인도도 라이벌 중국을 의식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취임 후 3번이나 네팔을 방문했다. 인도도 네팔에 대규모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가 지난 5월 인도를 방문한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왼쪽)와 악수하고 있다.[AP=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가 지난 5월 인도를 방문한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왼쪽)와 악수하고 있다.[AP=연합뉴스]

 
그럼에도 양국은 영토 문제에선 양보가 없는 듯 보인다. 이미 중국과 인도는 네팔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적이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인도와 중국은 지난 2015년 인도·중국·네팔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리푸레크 고개를 네팔의 동의도 없이 무역자유화 지역으로 지정했다”며 “칼라파니와 리푸레크 사례는 두 강대국 인도와 중국이 영토를 침범해도 약소 내륙국 네팔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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