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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당첨 행운에도 숨어 있는 수학

그건 우연이 아니야

그건 우연이 아니야

그건 우연이 아니야
조지프 마주르 지음

수학·심리학·철학·물리학 동원
예지몽 등 신기한 사건 설명

노태복 옮김
에이도스
 
인간은 생각하는 사람이요 노는 사람이다. 인간은 이야기꾼(Homo Narrans)이기도 하다. 인간은 특히 자신에게 일어난 우연한 사건을 하나의 그럴듯한 이야기로 엮어내는 재주가 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잊기엔 너무한 나의 운명이었기에 바랄 수는 없지만 영원을 태우리···” 가수 노사연이 부른 ‘만남(1989)’의 노랫말이다. 우리의 소망 속에서 우연은 운명의 동의어가 된다.
 
만남의 원인을 ‘바램’ 대신에 ‘기적’으로 바꿔 표현할 수도 있다. 사실 우리는 모두 ‘걸어 다니는 기적(walking miracle)’이다. 모든 인간은 400조분의 1의 확률로 태어난다는 주장도 있다.
 
신앙이 있는 사람들은 만남을 포함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섭리나 업보로 설명한다. 신기한 일들을 수학·통계로 설명하면 어떨까. 신비함이 훼손될까. 우연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사람은 『그건 우연이 아니야』를 읽고 속절없이 실망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아주 우연한 사건에 관한 수학적 고찰’이라는 부제를 붙인 책의 원제는 ‘Fluke(요행수)’ 즉 “뜻밖에 얻는 행운”이다. 영문판 부제는 ‘우연한 일치의 수학과 신화(The Maths and Myths of Coincidence)’다.
 
『그건 우연이 아니야』에는 여러 가지 신기한 사례가 나온다. 1000조(兆) 년에 한 번 가능할까 말까 한 확률로 복권에 네 번 당첨된 사람. 새로 받은 여권 번호가 주민등록 번호와 똑같은 사람. 아침 출근 때 본 택시 기사를 저녁 퇴근 때 다시 본 승객. 아무개에게 전화해야지 마음먹고 있는데 아무개가 내게 전화하는 경우. 소설에 나올 법한 크고 작은 이야기가 실제 우리 일상 일상생활에서 발생하고 있다.
 
영국 화가 토머스 쿠퍼 고치(1854~1931)가 그린 ‘운명’. [사진 구글 아트 프로젝트]

영국 화가 토머스 쿠퍼 고치(1854~1931)가 그린 ‘운명’. [사진 구글 아트 프로젝트]

꿈 또한 신비로운 세계다. 링컨 대통령은 자신이 암살당하는 꿈을 꿨다고 한다. 한국인의 대부분은 태몽이라는 ‘탄생 설화’를 배경으로 태어난다. 주로 어머니가 태몽을 꾸지만, 심지어는 직장 상사가 태몽을 꾸기도 한다. 어떤 꿈은 딸, 어떤 꿈은 아들을 낳는 꿈이라고 한다.
 
저자는 운명이라는 신비한 요소를 전혀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비한 사례를 과학적·수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우연적 사건의 10가지 유형’을 제시한다. 그는 수학을 무기로 신비의 비신비화를 시도한다. 큰 수의 법칙, 숨은 변수의 이론, 빈도 분포와 같이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개념을 최대한 쉽게 설명한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수학과에서 1972년 박사학위를 받은 말버러대 명예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으며 또 무지막지하게 훨씬 크다. 저자는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이 세상에 우리가 좀 더 편안하게 대응하고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수학뿐만 아니라 심리학·철학·역사학·물리학의 성과를 동원해 이 책을 썼다.
 
우연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매일 매일 우리가 결정한 작은 선택이 우연이 되고 운명이 되는지도 모른다. 이 서평을 읽은 독자가, 그 결과 인생에 아주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맞는다면 그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수학과 통계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신비의 영역은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
 
김환영 대기자/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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