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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채 팔 뻗으면 네트 위 47㎝…러츠 고공 배구

여자 외국인 최장신 GS칼텍스 메레테 러츠. 206cm의 큰 키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여자 외국인 최장신 GS칼텍스 메레테 러츠. 206cm의 큰 키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제가 얼마나 큰지 다들 궁금하대요. 미국에서도 그랬지만, 한국에선 유독 그래요.” 키 얘기를 꺼내자 나온 메레테 러츠(25·GS칼텍스)의 첫 반응이다. 웃고 있어도 왠지 불편한 표정이었다. 2m6㎝의 러츠는 한국 여자 프로배구 사상 최장신 선수다. 11일 경기도 가평 훈련장에서 만난 그는 고개를 젖히고 올려다봐야 했다. 기자(1m62㎝)보다 44㎝나 컸다. 서서는 인사만 나누고 바로 의자에 앉았다.

공·수 겸비 여자배구 역대 최장신
정규리그 1위 GS칼텍스서 활약
어릴 때부터 해외 생활, 적응 빨라
재수 끝 한국행 “훈련 많아도 끌려”

 
“키가 몇이에요?” 러츠가 처음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운을 뗐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상대가 묻기 전에 “2m6㎝ 배구 선수다. 13세부터 배구 했다”고 먼저 말한다고 했다. 키를 말하면 곧바로 “무슨 운동 하냐”고 묻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옆에 서서 키를 비교해보려는 사람에게 어깨를 으쓱하며 “오케이”라고 허락한다. 반사적으로 나오는 인사치레 같은 거다. 큰 키 탓에 호기심의 대상으로 지냈던 고단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배구선수의 키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이내 러츠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는 “키가 크다 보니 타점이 높아 힘든 상황에서도 점수를 올릴 수 있다. 또 높은 블로킹을 할 수 있어서 좀 더 수월하게 상대 공격을 막아 수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러츠는 14일까지 득점 3위(137점), 공격 성공률 4위(41.61%), 블로킹 4위(0.70개) 등 공수에 걸쳐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GS칼텍스도 5승1패(승점 16)으로 선두다.

 
여자 경기의 네트 높이는 2m24㎝다. 러츠의 스탠딩 리치(선 채로 팔을 뻗은 높이)는 2m71㎝다. 서서 팔만 올려도 네트 위로 47㎝나 더 올라간다. 그렇다 보니 러츠는 설렁설렁 뛰어도 공을 막아낼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러츠가 정색했다. 그는 “손만 뻗어도 막는다는 건 잘못된 얘기다. 나는 매 순간 전력을 다해 점프한다. 한 번도 대충 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제자리 점프는 50㎝. 러닝 점프까지 하면 위력이 배가된다.

 
러츠는 영국 석유회사 BP에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해외 생활을 오래 했다. 그래서인지 다른 나라에 가도 적응이 빠르다. 그는 “닭볶음탕, 김치 등 매운 음식을 다 잘 먹는다. 왜 외국인은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메레테 러츠

메레테 러츠

지금은 맹활약하는 러츠지만, 지난해 5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당시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키가 크면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게 스포츠계 속설이다. 러츠도 몸놀림이 둔했다. 역시나 감독들이 외면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올해 5월, 트라이아웃에 다시 참가한 러츠는 훨씬 가벼워진 모습이었다. 체중을 7㎏ 정도 뺀 상태였다. 그는 “대학 시절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 체중이 꽤 나갔다. 지난해 이탈리아 2부 리그에서 뛰는 동안 체중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러츠는 “지난해 (트라이아웃에서) 떨어진 뒤로도 계속 한국에 오고 싶었다. ‘훈련량이 많지만, 기량은 한층 나아진다’는 말에 마음이 더 끌렸다”고 말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러츠 덕분에 공·수 모두에서 높이의 힘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의 타점을 잡아서 때리는 연습을 더 하라”고 러츠를 채근한다. 러츠도 “(감독 주문은) 높이 뛰라는 게 아니라 정점에서 때리라는 얘기다. 그래야 공의 위력이 가장 좋은데 아직 타이밍을 못 잡는다”며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GS칼텍스를 뺀 여자부 5개 팀은 러츠를 막기 위해 고심한다. 그런 사이에 러츠는 조금씩 더 높아지고 있다.

 
가평=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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