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합은 전국 최고죠"···통장 모두 여성인 대전 서구 관저1동

대전 서구 관저1동 19개 통장은 모두 여성이다. 통장이 모두 여성으로만 구성된 곳은 서구 23개 동은 물론 대전 5개 구(區) 79개 동 가운데 관저1동이 유일하다. 통장들은 “섬세함과 따뜻함이 여성 통장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관저1동은 대전지역 5개구 79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통장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통장들이 지난달 말 동사무소 근처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서구 관저1동은 대전지역 5개구 79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통장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통장들이 지난달 말 동사무소 근처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79개 동(洞) 중 유일하게 여성들이 통장
호칭 '언니, 동생', 일하다 막히면 연제든 전화
통장들 "업무효율 위해 6년인 임기 연장 필요"

지난달 말 관저1동에서 현장을 누비고 있는 통장들을 만났다. 16통장으로 협의회장을 맡은 이혜인(59) 회장과 11통장 김낙자(55)씨, 19통장 이은미(49)씨, 4통장 정혜원(49)씨, 16통장 송교옥(48)씨 등이다.
 
통장들은 언제부터 관저1동이 모두 여성이 됐는지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맏언니인 이혜인(59) 회장은 “2015년 6월부터 통장을 맡았는데 그때도 모두 여성이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연임, 2021년 6월까지 통장으로 일하게 된다.
 
대전 서구 23개 동에서는 796명의 통장이 활동하고 있다. 정원은 815명이지만 19곳이 공석이다. 통장은 60대가 331명으로 가장 많고 50대 270명, 70대 이상 94명 등이다. 최근에는 통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30~40대 통장이 100명까지 늘었다.
 
관저1동은 그동안 한 번도 통장이 공석이었던 적이 없었다. 연령대도 40~50대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통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동에서도 “여성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대전시 서구 관저1동은 대전지역 5개구 79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통장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통장들이 지난달 말 동사무소 근처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서구 관저1동은 대전지역 5개구 79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통장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통장들이 지난달 말 동사무소 근처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통장 사이에 호칭은 모두 ‘언니·동생’이다. 이들은 “여성 통장들끼리 일하면 단합이 잘 되고 각종 행사나 교육의 참여비율도 높다고 입을 모았다. 새내기 통장이 일하다 난관에 부딪히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걸어 물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통장과 주민으로 만나는 과정에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고 통장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날 만난 통장도 대부분 그런 경우였다.
 
통장으로 일하면서 저마다 난처한 일을 겪기도 했다. 요즘에는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추세인데 남성이 혼자 사는 집을 방문하면 간혹 속옷 차림이나 문신을 한 상체를 드러내고 문을 열 때가 있다. 민망한 상황이지만 그런 경우에는 다음에 갈 때 벨을 누르기가 겁난다고 했다. 반대로 여성 혼자 사는 집이면 안심하고 문을 열어 줄 때도 잦다고 한다.
 
통장을 시작한 지 1년 남짓 된 정혜원씨는 “(민방위 관련)동의서를 받으러 갔는데 젊은 남성이 큰소리를 치며 거부한 적이 있었다”며 “당시에는 무섭고 당황했는데 이제는 적응도 되고 노하우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대전 서구 관저1동은 대전지역 5개구 79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통장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통장들이 지난달 말 동사무소 근처 커피숍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서구 관저1동은 대전지역 5개구 79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통장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통장들이 지난달 말 동사무소 근처 커피숍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송교옥씨는 “안에 사람이 있는데도 벨을 여러 번 눌러도 열어주지 않을 때 속이 많이 상했다”며 “다행히 아파트 단지 통장을 맡고 있어 주택이나 원룸 지역보다는 일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보람도 적지 않다. 이은미씨는 비가 내리는 날 집 앞에서 택시들 잡지 못해 서성이던 노부부의 일을 기억했다. 장애인 가정에 쓰레기봉투를 전달하고 돌아가던 중 계단에 앉아 있던 할머니·할아버지를 보고 ‘무슨 일이 있구나’는 생각에 다가가 사정을 듣고 대신 택시를 불러준 일이었다. 이씨는 “통장을 하면서 알게 된 분들이었다”며 “통장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낙자씨는 “요즘에는 30~40대 여성들도 통장에 관심이 많은데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며 “동사무소와 주민간 가교역할을 수행하면서 느낀 장점이 적지 않다”고 했다.
 
통장들은 현재 6년인 임기를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업무의 연속성과 주민과의 친밀도 등을 고려해서다. 대전 서구의 경우 3년인 임기를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간혹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통장들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동의서를 주고 사인을 받아오라고 당부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통장들의 요구 중 하나다.
대전 서구 관저1동은 대전지역 5개구 79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통장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통장들이 지난달 말 동사무소 근처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서구 관저1동은 대전지역 5개구 79개 동 가운데 유일하게 통장이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통장들이 지난달 말 동사무소 근처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서구 관계자는 “임기와 관련해서는 통장협의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다른 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해결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nho@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