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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 카드 꺼낸 에스퍼 국방, 협상장 나오라 대북 메시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AP=연합]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AP=연합]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한ㆍ미 연합훈련 태세는 외교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다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한ㆍ미안보협의회 회의(SCM)에 참석하기 위해 오른 전용기 안에서 미국 언론인들과 만나서다. 에스퍼 장관은 “북한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외교의 문을 계속 열어두기 위해서”라며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협의 아래 훈련 규모는 조정 또는 축소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한ㆍ미가 다음 달 초 열기로 한 연합 공중훈련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북한이 13일 한밤중 국무위원회 명의로 “미국이 지금과 같은 정세 흐름을 바꾸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더 큰 위협에 직면하고, 고달프게 될 것”이라며 연합 공중훈련을 문제 삼은 뒤 나온 미 정부 고위 당국자의 응답이다.
 
당초 미군 당국은 “우리는 북한의 분노를 바탕으로 우리 훈련 규모를 조정하거나 (훈련을) 진행하지 않는다”(6일 데이브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라며 북한의 반발을 일축했다. 하지만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와 정반대다. 백악관 차원에서의 판단이 작동했음을 시사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미국은 연합훈련을 북ㆍ미 비핵화 실무회담을 재가동할 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그간 북·미 실무협상은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 협상이 결렬된 뒤 진전이 없는 상태였다. 따라서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시한으로 삼아온 연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협상 재개 메시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도발을 위협하는 북한을 달래면서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연합훈련 카드’를 꺼냈다는 의미다. 에스퍼 장관은 15일 SCM에서 연합 공중훈련 문제를 놓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훈련 조정 문제는 이번 SCM의 핵심 현안은 아니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유연한 접근법 맥락에서 나왔다”고 설명했지만, 연합훈련 조정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 입장에선 미국이 갑자기 계획을 바꾼 모양새다.
에스퍼 장관은 기내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도 밝혔다. 그럼에도 군 안팎에선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가 많다. 앞서 북한은 스톡홀름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보상책으로 경제 제재 일부 완화와 함께 미국 첨단무기의 한국 배치 중지를 요구했다고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첨단무기만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주한미군 자체에 대한 북한의 요구”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문제를 북한에 선물로 주고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를 거둔 뒤 탄핵 정국을 돌파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6~9개월마다 교대하는 미 공ㆍ육군의 순환배치 병력이 주한미군 '구조 조정의 1순위'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철재 기자,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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