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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비밀인데 다 안다…49만 학생이 쥔 '수능 샤프' 정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수능 샤프'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수능 샤프'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능력수학시험 응시생 49만여명은 시험장에서 민트색 샤프를 한자루씩 받았다. 샤프엔 제조사나 모델명이 쓰여있지 않았다.
 
‘2020학년도 대학능력수학시험’이라고만 적힌 샤프였다. 수험생들은 이 샤프를 들고 약 8시간의 '시험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날 지급된 ‘수능 샤프’는 필기구 회사 ‘동아연필’사 제품이다. 이 샤프는 수능 시험용으로 따로 제작한 것인데, 기본 모델은 ‘동아 XQ세라믹Ⅱ’다.
 
‘수능 샤프’는 2006학년도 시험부터 도입됐다. 필기구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부정행위가 이어지자, 교육부는 학생들의 필기구 반입을 금지하고 시험장에서 샤프연필을 일괄적으로 지급했다.
 
최초의 수능 샤프는 유미상사의 '미래 샤프'다. 교육부는 2011년학년도 시험땐 '바른손'의 '제니스'를 수능 샤프로 선정했지만, "샤프심이 계속 부러진다"는 수험생 항의가 이어졌다. 그래서 다음해엔 유미상사의 'e미래 샤프'를 수능 샤프로 재선정했다.
 
이번 수능 샤프가 동아연필 제품으로 교체된 사실이 알려진 건 9일이다. 이날 교육부는 수능 응시자에게 지급되는 샤프가 지난해와 다른 제품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는 제조사와 모델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동일한 제품이 팔리고 있기 때문에 샤프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을 공개하면, 학생이 이를 미리 구입해 그 안에 부정행위가 가능한 준비를 해 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수험생들 사이에선 ‘동아 XQ세라믹Ⅱ’가 새 수능 샤프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다. 실제 이날 공개된 샤프의 모양도 XQ세라믹Ⅱ 모델과 유사했다. 교육부와 동아연필은 "수능 샤프가 XQ세라믹Ⅱ냐"는 기자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수능샤프의 정체가 알려지게 된 건 지난달 한 인터넷 쇼핑몰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공식 지정 수능 샤프"라며 이 제품을 홍보하면서다. 수험생들은 술렁였고, 입시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수능 샤프가 화제로 떠올랐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선 "교체가 확정된 거냐" "수능 샤프를 어디서 살 수 있냐"는 질문이 빗발쳤다. 같은 달(10월)에는 "특정 샤프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은 시험장에서 큰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이 수능 샤프로 알려진 제품을 사서 예행 연습에 쓰고 있다"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수능 샤프' 제품명 공개를 요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진 동아연필 홈페이지 캡처]

[사진 동아연필 홈페이지 캡처]

 
14일 오전 기자가 해당 제품을 구하기 위해 서울의 각종 문구점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이 모델의 샤프를 파는 곳은 없었다.
 
문구점 사장 A씨는 "수능 샤프라고 알려진 그 모델은 (동아연필에서) 문구점으로 공급하지 않았다"며 "팔면 녹음기 같은 부정행위 기기를 달아 반입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아예 판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연필은 "문구점에 XQ세라믹Ⅱ가 공급되지 않은 이유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XQ세라믹Ⅱ는 2000년대 중반 개발된 제품이다. 흰색·검은색·주황색·민트색·남색 등 9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0.5mm와 1.3mm 샤프심을 사용한다. 인터넷 판매 사이트 홍보 문구에 따르면 일반 필기구나 제도(製圖)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XQ세라믹Ⅱ가 수능 샤프로 유명해지면서 네이버 블로그나 입시 사이트에 사용 경험담도 올라왔다. 일부 수험생은 "샤프심이 흔들리지 않아 글씨가 잘 써진다" "오래 사용해도 손가락이 아프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일부 수험생은 "샤프 버튼을 누를 때 소리가 크다" "고무 그립이 달린 기존 수능 샤프보다 쥐는 느낌이 좋지 않다"고도 평도 남겼다.
 
 202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 내 고사장의 모습. [연합뉴스]

202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 내 고사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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