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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총장의 장관 사전보고, 황교안·우병우 때로 퇴행하는것"

2016년 11월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의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중앙지검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11월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의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중앙지검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국정원 댓글사건 사전보고 안했다며 윤석열 날린 게 어떤 정부였습니까"(대검 관계자 A)
"검찰 시계를 황교안·우병우 때로 되돌리겠다는 겁니다"(대검 관계자 B) 

법무부 "수사 단계별로 총장 장관에 사전보고"
윤석열 "검찰청법과 배치 소지, 깊은 우려"
대검 "사전보고 했으면 국정농단 수사도 못했다"

 
대검 관계자들이 14일 답답한 듯 감정을 쏟아냈다. "군사정권 때도 대놓고 이러지는 않았다"는 말도 나왔다. 모두 법무부가 지난 8일 청와대에 보고한 검찰 사무보고규칙 개정안 때문이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이 중요 수사와 관련한 내용을 단계별로 법무부 장관에게 사전 보고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검찰 사무보고규칙 개정안을 보고했다. 
 
대검 간부들은 이 내용을 12일 퇴근 시간에 법무부에서 통보받았다고 한다.
 
법무부는 "확정된 것이 아니며 대검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대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끝난 것이다. 먼저 보고해 놓고 협의하겠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14일 오전 국회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추진상황 점검 당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14일 오전 국회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추진상황 점검 당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檢 "조국 수사 모두 알려줘야 한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검찰은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등 중요 사건을 수사할 때마다 단계별로 법무부에 사전 보고를 해야한다. 압수수색을 실시하기 전 미리 장관에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무직인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와 여당 의원들에게 수사 기밀을 전달해선 안된다는 내용은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 대검 간부는 "특수부 폐지는 하라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검찰이 스스로 수사 기밀을 누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검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는 14일 오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공개 소환했다. 지난 8월27일 강제수사가 시작된 지 79일, 장관직 사퇴로부터는 한달 만이다. 사진은 조 전 장관이 지난 10월 13일 서울 방배동 자택을 나서는 모습. [뉴스1]

검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는 14일 오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공개 소환했다. 지난 8월27일 강제수사가 시작된 지 79일, 장관직 사퇴로부터는 한달 만이다. 사진은 조 전 장관이 지난 10월 13일 서울 방배동 자택을 나서는 모습. [뉴스1]

또다른 대검 간부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우병우 민정수석 때 정부가 검찰에 사전 보고를 요구해 여러 사달이 났었다"며 "왜 우병우 전 수석이 구속됐고 세월호 재수사 필요성이 촉구됐는지 지금 정부는 정말 모르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사전보고 안했다 좌천당했던 윤석열

윤석열 검찰총장도 12일 개정안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고 한다. 윤 총장은 이번 개정안을 보고받은 뒤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해선 검찰총장만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기존 검찰청법의 의의와 배치된다"며 대검 간부들에게 법리 검토를 지시했다. 
 
윤 총장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수사 팀장을 맡았을 당시 국정원 직원의 체포영장과 관련해 검찰 수뇌부와 법무부에 사전 보고를 하지 않았단 이유로 수사팀에서 배제돼 좌천됐다.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지난 2013년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중앙포토]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지난 2013년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중앙포토]

당시 법무부 장관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다. 윤 총장은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검찰 수뇌부와 황 대표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세월호 수사 당시도 123정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적용 문제를 두고 황교안 당시 장관이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월호 재수사단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 말했다. 
 

문재인 정부 치적 왜 스스로 부정하나

검찰 관계자들은 이번 사무보고규칙 개정안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치적을 스스로 수정하는 것"이라 반발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민정수석 시절 "문재인 정부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어떠한 개입이나 통제도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검찰은 문재인 정부 초기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뇌물비리 혐의 관련 수사 때도 청와대와 법무부에 수사 사전 보고를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관련 압수수색을 할 때도 당시 현직에 있던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사전 보고를 하지 않았다. 박 장관이 윤 총장에게 추후엔 귀띔이라도 해달라고 했지만 윤 총장이 거부했다고 한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지난 20년간 검찰의 사전 보고를 받지 않았던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뿐이었다"며 "그것이 문재인 정부의 치적"이라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직에 있던 시절 국정농단 수사에 관여했던 전직 검찰 관계자는 "국정농단 수사 당시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에 사전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법무부안대로 개정된다면 조 전 장관 수사뿐 아니라 국정농단 수사도 두번 다시는 할 수 없게 된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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