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이 붓고 근육통을 동반하는 가래톳 흑사병(bubonic plague) 박테리아균 사진. [AFP=연합]](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4/1460e9b8-f0ba-4bad-a459-0c2447cb093a.jpg)
온 몸이 붓고 근육통을 동반하는 가래톳 흑사병(bubonic plague) 박테리아균 사진. [AFP=연합]
흑사병 어떻게 확진됐나
![13일 관찰자망은 베이징 차오양병원에서 흑사병 환자를 제일 처음 진료한 의사의 설명을 보도했다. [관찰자망 캡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4/de0c17b2-22ce-4f35-84d4-922d66c2bfa3.jpg)
13일 관찰자망은 베이징 차오양병원에서 흑사병 환자를 제일 처음 진료한 의사의 설명을 보도했다. [관찰자망 캡쳐]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당직을 하던 그는 응급실에 심한 폐렴환자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고 처음 환자를 대면했다. 한 사람은 중년 남성으로 발열을 동반한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이 환자는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현지 의사의 권유로 베이징에 있는 병원까지 찾아왔다. 다른 한 명은 그의 부인이었다. 현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옆에서 남편을 돌봤는데 며칠이 지나자 자신도 발열과 호흡 곤란을 겪기 시작했다. 감염된 것이다.
의사는 “호흡기 질환 전문가지만 어떤 병원체에 의한 폐렴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며 “다만 희귀 질환으로 의심돼 접촉물에 대해 주로 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 이들의 병세가 더 심해져 호흡기중환자실(RICU)로 옮겼고 중환자실에서 검사와 치료가 실시됐다고 밝혔다.이로부터 1주일 뒤 두 사람이 흑사병이라는 최종 진단이 내려졌다.
‘폐렴형 흑사병’...공기 중 전염도 가능
![흑사병 원인균인 예르시니아 페스티스 박테리아(Yersinia pestis bacteria) [AP=연합]](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4/23b8b91b-3d54-4140-9088-301d8bd5fba7.jpg)
흑사병 원인균인 예르시니아 페스티스 박테리아(Yersinia pestis bacteria) [AP=연합]
가래톳 흑사병(bubonic plague)은 온 몸이 붓고 근육통을 동반한다. 벼룩에 물려 페스트균이 림프절로 옮겨 가 증상이 나타난다. 패혈증형 흑사병(septicemic plague)은 혈관이 응고돼 피부 괴사되고 쇼크를 동반한다. 폐렴형 흑사병이 가장 심각한데 고열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치사율이 제일 높다.
특히 전염 방식이 문제다. 흑사병은 주로 쥐 등 설치류의 피를 빨아먹은 벼룩이 사람을 물면서 전염된다. 그러나 폐렴형 흑사병의 경우 감염자의 재채기나 기침 등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파가 가능하다.
![흑사병 환자가 감염된 곳은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에서도 인구가 적은 시린궈러멍(錫林郭勒盟)의 수니터좌기(蘇尼特左旗)로 현급 자치구다. [구글지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4/f8c20add-184c-45a7-a4b0-f75eb41693ba.jpg)
흑사병 환자가 감염된 곳은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에서도 인구가 적은 시린궈러멍(錫林郭勒盟)의 수니터좌기(蘇尼特左旗)로 현급 자치구다. [구글지도]
![지난 4월 말 몽골 서부 지역에서 2명이 폐렴 흑사병으로 사망했다는 중국신문망 보도(왼쪽)와 감염원인으로 지목된 마멋(marmot)[중국신문망,위키피디아 캡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4/72f69616-5372-4f89-846c-7a7a68c8016c.jpg)
지난 4월 말 몽골 서부 지역에서 2명이 폐렴 흑사병으로 사망했다는 중국신문망 보도(왼쪽)와 감염원인으로 지목된 마멋(marmot)[중국신문망,위키피디아 캡쳐]
“흑사병보다 무서운 건 정보 통제”
뉴욕타임즈(NYT)는 중국 정부 당국이 "온라인에서 페스트 관련 뉴스와 관련된 온라인 토론을 차단하고 통제하고 있다”며 흑사병 관련 불안한 여론의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웨이보(微博)의 한 사용자는 SNS에 “가장 두려운 것은 흑사병이 아니다. 대중에게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것”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중국 정부는 이들이 네이멍구에서 베이징에 도착한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며 “환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스스로 여행했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병을 퍼뜨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보의 제한적 공개가 사태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홍콩 빈과일보는 2명의 환자가 전날 베이징 수도의과대학 부속 디탄(地壇)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이 곳은 베이징 최초의 전염병 전문 병원이다. 상황이 그만큼 위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5 년 사이 세계적으로 흑사병 감염사례는 3248건이 보고됐으며 이중 584명이 사망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질병 확산 위험이 매우 낮다”며 “시민들은 감염 위험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일상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베이징의 자연환경과 쥐에는 페스트(흑사병)균이 없어 사람들이 쥐 등 동물과 접촉해도 감염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베이징 확진 환자는 공기중 전염 가능성이 있는 폐렴형 흑사병이다.
중국 위생건강위원회는 감염 원인과 전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네이멍구 현지에 전문가를 파견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