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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황교안의 언어

최민우 정치팀 차장

최민우 정치팀 차장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한국당 인재영입 1호라고 했을 때 적지 않은 이들은 “어쩌면 공관병 갑질은 미디어의 장난일지 몰라. 우리가 모르던 박찬주의 진면목을 황교안 대표가 알려줄 거야”라며 내심 기대했다. 그렇지 않다면 제1야당 대표가 대전까지 내려가 삼고초려를 하며 모셔올 리 만무하지 않은가. 하지만 최고위원의 반기에 황 대표는 뒷걸음질 치더니, “정말 귀한 분”이라는 고전적 설명을 했다. 결국 박 전 대장이 ‘삼청교육대’로 무너지자 그제야 황 대표는 “국민 관점서 판단”이라며 슬그머니 발을 뺐다. 논쟁적 인사를 왜 기용하려 했는지 끝내 말하지 않았다.
 
정치란 언어의 게임이라고 한다. 톡톡 튀는 촌철살인이 정치의 본령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정치(politics)의 어원이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인 폴리스(polis)에서 유래했듯, 공동체의 상반된 이해관계를 폭력이 아닌 대화로 풀어가며 창조적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정치여서다. 정치인의 입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치인 황교안의 말은 대체로 절제됐다는 평가다. 막말 시비도 별로 없었다. 최근엔 ‘반문’ 기치를 내걸면서 “독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당내 사안엔 그저 “잘 살펴보겠다”라며 모호한 입장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 제기는 황 대표 언어의 상투성이다. 보수 대통합을 선언한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황 대표는 11분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만을 강조했다. “내려놓겠다”라는 진정성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그의 뻔한 말에서 과연 뾰족한 방안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미국 공화당의 미디어 전략가 프랭크 런츠는 『먹히는 말』(Words that work)에서 “통념을 벗어나라”고 설파했다. 황교안의 말을 접하면서 이제 많은 이들은 황교안의 생각에 물음표를 달고 있다.
 
최민우 정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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