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지금은 희망 아닌 절망 안겨야" 홍콩 철저히 부서뜨릴 中속내

홍콩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폭력 양상을 띠고 있다. 경찰이 불과 2~3m 거리의 시위자 가슴을 향해 총을 쏘고 시위대는 의견이 다른 사람의 몸에 불을 붙이는 험악한 상황이다. 해결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홍콩 중문대 근처에서 벌어진 12일 시위에서 학생이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중문대 근처에서 벌어진 12일 시위에서 학생이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각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이 케리 람홍콩특구 행정장관을 만나 “지지” 의사를 표명한 이후 홍콩 경찰의 진압 작전이 크게 거칠어지며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홍콩 사태는 서구 세력과의 힘 겨루기라 판단
중국이 주도권 잡아 판을 이끌고 나가려면
시위대 요구에 일일이 응하지 않은 채 시간 끌고
홍콩 학생의 대륙 수업 만들어 교육 변화시키며
선전과 마카오 키워 홍콩 대체할 역량 준비하기

홍콩이 혼돈에 빠져야 중국이 무력 개입의 명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후시진(胡錫進)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총편집도 12일 “폭도가 날뛰는 곳 가까이에 무장경찰이 있고 그보다 더 가까운 지척에 홍콩주둔 인민해방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관방과 언론의 잇따른 무력 개입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홍콩 사태 직접 개입은 어렵다. 그 경우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새로운 제재가 중국에 가해져 득보다 실이 크다고 중국은 보기 때문이다.
홍콩 중문대 근처에서 벌어진 12일 시위에서 한 학생이 폭동진압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중문대 근처에서 벌어진 12일 시위에서 한 학생이 폭동진압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렇다면 현재 무법천지 양상을 보이는 홍콩 사태에 대해 중국은 무슨 생각을 갖고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걸까. 중국 관방과 학계, 언론 등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중국의 속내를 크게 세 단계로 나눠 짐작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상황 인식이다. 홍콩 사태를 중국이 어떻게 보는가의 문제다.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지난 6월 홍콩 시위가 벌어진 지 두 달 뒤인 8월 초에 정리됐다. 홍콩 시위가 공산주의를 붕괴시킨 민주주의 개혁 운동인 ‘색깔혁명’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에서 홍콩 사무를 총괄하는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의장샤오밍(張曉明) 주임이 8월 7일 ‘홍콩 시국 좌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홍콩 시위가 단순히 송환법 반대를 위한 게 아니라 사회주의 제도에서의 이탈을 꾀하고 있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는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문제다. 이와 관련 톈페이룽(田飛龍) 중국 항공우주대학 법학원 부교수의 분석이 눈길을 끈다. 톈 교수는 중국이 나를 중심으로 하는 ‘이아위주(以我爲主)’의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폭동진압 경찰의 방패가 시위대가 던진 인화성 물질로 인해 불이 붙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폭동진압 경찰의 방패가 시위대가 던진 인화성 물질로 인해 불이 붙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시위와 싸우는 건 서방과의 힘겨루기 성격을 갖는다. 시위대 요구에 일일이 응하다 보면 상대가 판 정치적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이 주도권을 쥘 수 없다. 중국이 판을 이끌려면 조급해해선 안 된다. 시간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톈 교수는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홍콩에 무슨 희망을 줄 때가 아니다. 반대로 절망하게 한 뒤 홍콩 자신과 중국이란 국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이 장기간의 시위로 몸살을 앓으며 철저하게 부서져야 홍콩의 재건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홍콩이 받은 ‘고도자치’엔 ‘고도책임’도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톈페이룽의 분석엔 다수의 홍콩인이 아직도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깔렸다.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동방의 진주’로 불렸던 홍콩의 불빛이 쇠락해도 괜찮다는 시각이 엿보인다.
홍콩 사태에 임하는 중국의 세 번째 자세는 보다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다. 크게 두 가지로 먼저 홍콩 교육에 대한 개혁이다. 중국은 홍콩 시위를 이끄는 젊은 학생에 대한 교육을 중국 중앙 정부가 소홀히 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
홍콩 시위대가 12일 시위에서 벽돌을 들어 던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시위대가 12일 시위에서 벽돌을 들어 던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구적 가치관으로 무장해 중국의 애국주의를 따르지 못한다고 판단한다. 톈 교수는 홍콩 교육에 대한 외과식 수술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초·중·고 교육을 중국 광둥(廣東)성과 홍콩, 마카오를 잇는 대만구(大灣區) 지역 내 교육과 연계시키는 방안이다.
홍콩 학생이 일정 시간의 수업을 중국 내륙 학교에서 듣거나 또 일정 학점을 중국 학교에서 따게 하는 방법 등이다. 톈 교수는 약 30% 정도의 비율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학교에서 애국주의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당근도 제시되고 있다. 이달 말 광둥성 정부가 ‘꿈의 직장’인 공무원 시험에 처음으로 홍콩 학생의 응시를 허용한 게 그 좋은 예다. 조건은 홍콩 학생이 중국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홍콩 학생의 중국 내 수업을 유도하는 작전이다.
중국의 구체적 대응 전략의 다른 하나는 홍콩의 경제 비중과 역할을 축소하는 것이다. 홍콩 사태는 장기간 계속될 서구와의 투쟁 일환이므로 홍콩 경제가 무너져도 중국이 이렇다 할 타격을 받지 않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한 여성이 12일 폭동진압 경찰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울며 기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의 한 여성이 12일 폭동진압 경찰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울며 기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톈페이룽은 중국이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마카오를 튼튼하게 만들고 홍콩에 이웃한 광둥성 선전(深圳)을 대폭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홍콩이 장기간에 걸친 혼돈으로 쇠락의 길을 걸어도 중국은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물론 홍콩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으면 좋지만, 그 안정을 위해 중국이 직접 개입하는 건 어렵다고 중국에선 본다. 리샤오빙(李曉兵) 중국 난카이(南開)대학 대만홍콩마카오법 연구센터 주임은 홍콩 문제는 세 개 층면이 얽혀 있다고 말한다.
국제 사회의 각종 역량이 홍콩에서 교차하는 국제적 층면과 중국 중앙 정부의 홍콩 관리라는 국가적 측면, 홍콩특별행정구의 홍콩 통치라는 특구 층면이 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특구 정부가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다.
시 주석이 특구 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여기에 홍콩의 애국 시민이 궐기해 특구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게 리 교수의 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홍콩 사태는 장기간 지속하며 홍콩의 활력을 앗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