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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누구나 알지만, 모든 교향곡 들어본 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민(77)은 모차르트가 9세에 쓴 교향곡 악보를 요즘 들여다보고 있다. 교향곡 1번이고 모차르트의 전체 작품 중 16번째 곡이다. 그는 오케스트라에서 제1바이올린이 이 곡을 연주할 때 활을 어떻게 쓸지 마디마다 정해 악보에 적어넣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은 서울대 교수로 27년,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 오케스트라에서 31년 연주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은 40년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은 서울대 교수로 27년,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 오케스트라에서 31년 연주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은 40년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55년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김민 인터뷰
내달부터 1년동안 모차르트 교향곡 46곡 연주

다음 달 28일 그가 음악 감독으로 있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가 이 곡을 연주하기 때문이다. KCO는 1965년 서울바로크합주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민간 연주단체. 김민 감독은 80년부터 40년 동안 이 악단을 이끌었다. KCO는 다음 달 28일을 시작으로 모차르트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총 몇 곡인지에 대해서 세계의 음악학자들은 아직도 논쟁 중이다. 번호가 붙은 곡은 41곡이지만 모차르트 작곡 여부를 가리고 있는 곡까지 포함하면 50여곡이 된다. 
 
김 감독과 KCO는 총 46곡을 추려 10번의 무대에서 연주한다. 다음 달 28일엔 1ㆍ11ㆍ21ㆍ31ㆍ40번, 그리고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한 무대에서 연주하는 식이다. 이렇게 내년 1·3·6·9월을 지나 12월 22일까지 KCO는 한 번에 4~5개씩 모차르트 교향곡만 올린다. 함께 연주하는 협주곡 10곡까지 하면 모차르트만 56곡이다.
 
거대한 프로젝트다. 모든 공연을 라이브로 녹음해 음반까지 낸다. 김 감독은 “음반사 낙소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금껏 모차르트 교향곡 46곡 녹음은 6번 밖에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 잉글리시 체임버,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등이다. 모두 공연 실황이 아니고 스튜디오에서 연주해 녹음한 음반들이다. 김 감독은 “아시아에서 최초고, 무모한 계획이 맞다. 하지만 안 하면 KCO가 문을 닫아도 좋을 정도로 어려운 시험대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연주곡목의 규모가 큰 것만이 도전은 아니다. 김 감독은 “모차르트는 연주자들이 웬만하면 피하는 곡이다. 기본적인 데에서 밑천이 금방 나타나는 곡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악보에 음도 많은 데다 그걸 정확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덧붙였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올 5월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중 한 장면. [사진 김세훈/KCO]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올 5월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중 한 장면. [사진 김세훈/KCO]

그래서 그는 모차르트 전곡 연주를 두고 55주년을 맞은 KCO의 ‘오디션’이라고 불렀다. “오케스트라마다 단원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오디션을 여는데, 이건 우리 실력을 점검하기 위한 자체 시험이다.” 모든 연주에 악장으로 참여하는 김 감독은 이번 공연을 위해 오케스트라의 연습량을 늘렸다고 했다.
 
모차르트가 9세부터 전 생애에 걸쳐 쓴 교향곡을 연구하면서 그는 작곡가의 생애에도 빠져들었다. “첫 교향곡부터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경지가 있다. 또 고향인 잘츠부르크에서 정착하지 못하면서 여행을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놀랍게 성장하는 것을 교향곡의 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한국 청중 중 모차르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교향곡 전곡을 공연장에서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 단체가 해석하는 모차르트를 들으면서 천재의 신비한 세계를 경험했으면 한다고 했다. 1970년대부터 해외에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한 그조차 이번에 처음 연주해보는 작품이 28곡이다.
 
KCO는 1965년 서울대학교 음대에서 창단했다. 첼리스트 고(故) 전봉초 선생이 현악 전공 학생 16명을 모아 만들었다. “전 선생이 당시 유럽을 다녀온 후에 충격을 받아 작은 규모의 악단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KBS 교향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신이 국내 오케스트라의 전부였다. 김 감독은 “나는 2년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났고, 1979년 귀국해서 국립교향악단 악장을 하고 있었는데 이듬해 악단을 인계받게 됐다”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 본대로 후원제를 만들어 악단의 기반을 만들었다. 단원도 서울대 음대 재학생에서 프로 연주자들로 바꿨다.
 
악단이 KCO로 이름을 바꾼 건 2015년 50주년 때. 김 감독은 “현악기만 모였던 실내악단에 목관 악기를 추가했다. 플루트ㆍ오보에ㆍ클라리넷ㆍ바순ㆍ트럼펫 단원이 생겼다”고 했다. 이 정도면 18세기 모차르트가 작곡했던 오케스트라 작품의 편성쯤 된다. KCO가 내년 55주년을 맞아 하필이면 모차르트 작품을 고른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감독은 “모차르트 교향곡을 훑다 보면 현악기에서 시작해 목관 악기로 관심을 점점 넓혀가는 작곡가의 변화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2009년 독일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에서 연주하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KCO는 지금까지 해외에서 139회 연주했다. [사진 KCO]

2009년 독일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에서 연주하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KCO는 지금까지 해외에서 139회 연주했다. [사진 KCO]

지휘는 핀란드의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랄프 고토니가 10회 모두 맡는다. 김 감독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프로젝트라며 지휘자가 출연료도 자청해 반으로 줄였고, 다른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온다”고 했다. 심포니 사이에 같이 배치되는 협주곡 협연은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과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맡는다. 장소는 모두 서울 예술의전당이다. 김 감독은 “이번 연주로 평가를 받으면 KCO가 앞으로 50년 어떻게 가야할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 오케스트라로서 이만큼 버텨온 저력 또한 확인시키겠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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