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미공개정보 이용 투자 판단
“공주대 논문 3저자 조국 딸
수초 접시 물 갈아주는 일 했다”
조국 “아내 주식거래 전혀 몰랐다”

정경심 교수의 혐의
정 교수는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벌인 8월 27일에도 주식거래를 계속했다. 검찰은 차명 계좌의 거래내역을 일일이 확인해 정 교수가 관여한 게 맞는지를 검증한 뒤 공소장에 기재했다고 한다.
정 교수가 차명으로 이용한 계좌는 단골 미용실의 헤어디자이너와 페이스북 지인 등의 것으로 총 6개에 달한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2017년 5월)된 이후인 2017년 7월부터 차명 주식거래를 시작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때에 정 교수가 차명 계좌까지 동원해 700회 이상의 주식거래를 한 것이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를 뒷받침한다고 본다.
정 교수를 변호하는 김칠준 변호사는 “검찰 공소장에는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이 뒤섞여 있고 법리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며 “진실은 법정에서 규명될 것이기 때문에 재판 절차를 통해 진실을 밝혀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정 교수의 차명 거래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정 교수가 단골로 이용하던 미용실과 처남을 알고 있었던 만큼 계좌 대여 역시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정 교수의 변호인단과 수차례 회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 교수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LKB파트너스와 다전, 다산의 변호인들은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조 전 장관을 만나 현재 수사 상황에 대한 자문을 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변호인단과 만나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뒤 “정 교수의 주식거래 자체를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정 교수의 변호인단은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주식투자를 몰랐기에 최소 조 전 장관에겐 어떠한 혐의도 적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 교수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고교생이던 딸에게 대학 진학용 인턴 경력을 만들어주기 위해 대학 동창인 공주대 교수를 찾아가 인턴을 부탁하기도 했다. 딸은 국제학회 논문 초록에 제3 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일본에서 열린 국제학회에 발표자로 참가했다. 인턴 당시 딸은 집에서 선인장 등을 키우며 생육일기를 써서 보고하거나 한 달에 한두 번 공주대 연구소에 가 수초 접시의 물을 갈아주는 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진호·박태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