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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 극심한 대기오염과 한반도 황사는 '한 뿌리'

몽골 남부 지역의 유목민들이 모터펌프로 퍼올린 물을 양과 염소에게 주기 위해 호스를 끌어당기고 있다. [중앙포토]

몽골 남부 지역의 유목민들이 모터펌프로 퍼올린 물을 양과 염소에게 주기 위해 호스를 끌어당기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말 전국이 황사 먼지에 뒤덮였다.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북부에서 날아온 먼지다.
사실 몽골에서 날아온 황사와 울란바토르 대기오염은 뿌리가 같다.

대기오염과의 전쟁 -도시이야기 ③몽골 울란바토르

바로 몽골의 사막화와 환경난민이다.

 
사막화(Desertification)란 건조지역의 숲과 초지가 사라지고, 강과 호수가 마르면서 메마른 사막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몽골의 기후변화와 사막화 수준은 심각하다. 고비사막은 매년 서울 면적의 5배가 넘는 3370㎢씩 확대되고 있다.
 
2014년 봄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잉흐툽신 몽골 기상청장은 “1940~2008년 사이 몽골의 평균기온은 2.14도 상승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의 3배 수준”이라며 “2000년대 들면서 황사와 사막화가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2010년 몽골 정부의 조사 결과, 이전 10년 동안 호수 1166개, 강 887개, 우물이 2277개 말라버렸다. 전 국토의 77%가 사막화됐다는 것이다.
몽골 사막화 진행도.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또 붉은색으로 바뀔수록 사막화가 더 많이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자료 몽골 환경부, 푸른아시아]

몽골 사막화 진행도.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또 붉은색으로 바뀔수록 사막화가 더 많이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자료 몽골 환경부, 푸른아시아]

사막화되면서 가축을 기르는 몽골 농부들은 더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과거에는 연간 10㎞만 이동하면 됐지만, 이제는 연간 200㎞를 옮겨 다녀야 한다.
 
여기에 기후 재앙 '조드'도 한몫을 한다.
한겨울 30~40㎝의 폭설이 내리고, 뒤이어 영하 50도의 혹한이 몰아치면 초지가 단단한 얼음으로 뒤덮인다. 이렇게 되면 눈을 헤치고 풀을 뜯던 가축들이 굶어 죽게 된다.
2002년과 2010년 겨울 1000만 마리의 가축이 한꺼번에 죽었고, 두 차례에 걸쳐 10만 명의 환경난민이 발생했다.
 
한국 환경단체 '푸른아시아'의 조사에 따르면 울란바토로 게르촌에 거주하는 빈민 80만 명 가운데 50만 명은 환경난민·금융난민이다.
 
'금융난민'을 캐시미어와 관련이 있다. 2007년을 전후해 염소 털에서 채취하는 캐시미어가 인기를 얻었고, 몽골 농민들은 35%의 비싼 이자를 물어가며 대출을 받아 염소를 길렀다.
 
염소 숫자는 400만 마리에서 2000만 마리로 급증했고, 캐시미어 가격은 폭락했다.
대출 이자도 못 갚게 된 농민들은 도시로 야반도주해 난민이 됐다.
 
지난 2000년에는 20만 명이던 울란바토르 게르촌 주민이 80만 명에 이르게 된 것이다.
울란바토르 외곽 산등성이의 빈민촌. 현대적인 도심 빌딩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강찬수 기자.

울란바토르 외곽 산등성이의 빈민촌. 현대적인 도심 빌딩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강찬수 기자.

울란바토르 서북쪽 외곽에 위치한 칭길테 지역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게르 촌. 김정연 기자

울란바토르 서북쪽 외곽에 위치한 칭길테 지역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게르 촌. 김정연 기자

캐시미어 염소 방목은 큰 상처를 남겼다. 염소는 뿌리까지 다 파먹는 탓에 풀이 다시 자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막화가 가속화되는 이유다.

토지 황폐화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자기 가축만 늘리면 그만이라는 ‘공유지의 비극’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몽골은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7.4배가 되는 국토 중 77%가 사막화됐고, 수시로 대규모의 모래폭풍이 불어온다. [사진 푸른아시아]

몽골은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7.4배가 되는 국토 중 77%가 사막화됐고, 수시로 대규모의 모래폭풍이 불어온다. [사진 푸른아시아]

 
기후변화와 방목으로 사막화가 가속화하면서 몽골 모래폭풍도 급증했다.
1990년대에는 연간 10일 정도 발생했는데, 이제는 연평균 48일로 5배로 늘어났다.
 
이 모래폭풍은 몽골의 주민과 가축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고, 황사가 돼 한반도로 날아와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기도 한다.
 
푸른아시아 오기출 상임이사는 "몽골 황사가 중국이나 북한을 거치면서 오염물질까지 더해져 '오염 황사'가 돼 한반도로 불어온다"며 "몽골 빈민들에게 고향에 돌아가 나무를 심고 다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막화 방지를 위해 푸른아시아와 함께 나무를 심고 가꾸고 있는 몽골 주민들 [중앙포토]

사막화 방지를 위해 푸른아시아와 함께 나무를 심고 가꾸고 있는 몽골 주민들 [중앙포토]

푸른아시아가 주도해 바양노르 120㏊(1.2㎢)에 12만 그루 나무를 심어 기른 결과, 도시로 갔던 주민이 되돌아오면서 마을 인구가 1360명에서 1700명으로 늘어났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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