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컴함(왼쪽)의 지난 5월 8일 훈련 모습. 이 항모는 중동 석유 수송로의 급소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김장이 고조되자 인근 오만해에 최근 배치됐다.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2/823dea37-a0ba-4fb5-8bbb-de69599d3ae0.jpg)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컴함(왼쪽)의 지난 5월 8일 훈련 모습. 이 항모는 중동 석유 수송로의 급소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김장이 고조되자 인근 오만해에 최근 배치됐다. [EPA=연합뉴스]
[채인택의 글로벌줌업]
중동 석유수송 지킴이로 먼저 나서
해상자위대 군함 1척 추가 파병키로
이란 관계 고려 호위 연합에는 불참
트럼프 요구대로 중동 파병 성의 보여
분담금 압박 대응, 자위대 영역 확대도
한국, 미·일에 동시 대응할 파병 필요성
다국적 석유수송로 호위연합 7일 발족
1995년 발족해 바레인에 기지를 둔 제5함대는 중동·중앙아시아를 맡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의 핵심 해군 전력이다. 아라비아 반도 동북부의 페르시아 만과 서부의 홍해, 동부의 아라비아해(아덴만·오만해 포함)와 그 남쪽의 인도양 일부 등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 동북부 해역을 담당하며 석유 수송로의 안전 확보를 도맡아왔다.
![중동 바레인의 미국 해군 제5함대 본부에서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이 다국적 지휘통제부인 ‘동맹 태스크포스(CTF) 센티널’ 발족식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영국 해군, 바레인 해군의 지휘관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2/eb568367-c0d4-4db8-ad53-8b12d962ba1f.jpg)
중동 바레인의 미국 해군 제5함대 본부에서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이 다국적 지휘통제부인 ‘동맹 태스크포스(CTF) 센티널’ 발족식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영국 해군, 바레인 해군의 지휘관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로 긴장 고조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인 복서함이 지난 7월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훈련하는 장면. [로이터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2/6ff2f063-fb8b-4422-bb53-d446df06e035.jpg)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인 복서함이 지난 7월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훈련하는 장면. [로이터 연합뉴스]
미, “석유 수입하는 한·일이 경비 맡아야”
트럼프 6월 24일 트윗에서 “중국은 해협(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91%를, 일본은 62%를 얻으며, 많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면서 다른 나라를 위해 이 항로를 보호하고 있는가. 이런 나라 모두는 자신들의 배를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일본에 중동 유조선의 호위 활동을 위해 파병하라고 대놓고 압박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 주도의 호위 연합이 구성됐다. 미국의 마크 에스퍼국방장관은 당시 30여 개국이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미국 외에 6개국만 동참했을 뿐이다. 독일은 미국 주도가 아닌 유럽 중심의 호위 전력 파병을 검토한다며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영국도 파병에 반대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설득하면서 군함을 보내기로 했다.
![지난 6월 13일 이란과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 사이의 해역에서 의문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는 대형 유조선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2/c759ad45-0580-4700-b0ae-540b744d6bc7.jpg)
지난 6월 13일 이란과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 사이의 해역에서 의문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는 대형 유조선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일, 미국 주도 호위연합 대신 독자 파병
미국 주도의 호위 연합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지난 6월 초 일본 총리로선 41년 만에 이란을 방문해 미국과의 갈등 중재외교에 나섰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아베의 이란 방문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물론, 방문일에 호르무즈 해역에서 유조선이 피격되면서 빛이 바랬다. 그런데도 이란에 중재를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은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특별 세션에서 트럼프의 딸 이방카를 사이에 두고 만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2/c5caa0b3-e125-4e0d-8446-c7e07b32a964.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특별 세션에서 트럼프의 딸 이방카를 사이에 두고 만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미·이란 인심 얻고 자위대 확대까지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추가 파병하는 자위대 호위함의 활동 해역으로 호르무즈 해협 동쪽의 오만해, 아라비아해 북측의 공해, 그리고 예멘과 아프리카 사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크게 두 곳인 중동 석유 수송로의 급소를 모두 활동 영역으로 삼겠다는 이야기다.

중동 석유 수숭로의 급소인 호르무즈 및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이 지역에 이미 해적 퇴치 목적으로 파견한 해사자위대 호위함 외에 1척을 추가로 '정보수집' 명분으로 보내 석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경비에 동원할 계획이다.
일, 호르무즈 물론 바브엘반데브까지 활동
호르무즈 해협은 동서로 167㎞, 남북으로 96~39㎞의 좁은 수로로 글로벌 석유 수송로의 ‘병목’이다. 페르시아 만은 세계 석유의 젖줄 중 하나로 특히 한국·일본·중국·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원유와 가스 공급을 사실상 도맡고 있다. 전 세계 석유 공급로의 목줄을 위협할 수 있는 곳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폭이 26~50㎞d 지나지 않는 좁은 바다로 중동과 유럽,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바닷길이다.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화물이 반드시 거쳐야 한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지정학적·전략적 중요성은 호르무즈 해협에 못지않다. 게다가 이 해협은 실질적인 군사 공격 위협이 도사린 드문 바닷길이라는 데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갖추고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해온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때문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지도.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세계 석유 수송로의 급소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석유수송로 보호를 명분으로 이 해역까지 진출할 계획이다,[위키피디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2/6c596f5f-01d8-4f13-a877-a216a380e42d.jpg)
바브엘만데브 해협 지도.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세계 석유 수송로의 급소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석유수송로 보호를 명분으로 이 해역까지 진출할 계획이다,[위키피디아]
예멘 반군, 중국산 지대함 미사일로 해협 위협
일본 정부는 이런 해역에 자위대 군함을 추가로 파견해 중동까지 보폭을 넓히며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아베의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와 미국의 경비 부담 압박을 이용해 조용히 자위대를 글로벌 군대로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자위대를 군대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일본의 평화헌법을 대놓고 무시하는 상황이다.
미 분담금 압박과 일 자위대 확장 동시 대응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