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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올라도 분양가상한제 피했다, 천운 누린 고위공직자 누구

목동은요

지난 6일 국토교통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발표한 후 나온 반응들을 네 글자로 줄이자면 이렇게 됩니다. 이를테면 길동도 지정됐는데 목동은 왜 빠졌냐는 겁니다. 
목동, 흑석동, 마포(아현 외), 과천. 재건축·재개발을 바라보는 아파트가 있고,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분양가상한제는 피한 곳들입니다.

[재산이 닮았다]⑤

 
정책도 성향도 아닌 재산 닮은 기준으로 고위공직자를 뜯어보는 데이터브루의 ‘재산이 닮았다’, 이번주는 분양가상한제 특집입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안 된 지역에 30년 이상 된 아파트를 소유한 고위공직자 전원을 공개합니다. (1급 이상 공직자. 모든 자료 출처는 대한민국 관보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장관에 의원 5명,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서울 양천구 목동·신정동의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1985~1988년 지어졌다. 5·6·9·13단지가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단지도 세대도 많다보니 다수의 고위공직자가 보유했다. 
행정부 1급 이상만 6명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부터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 노규덕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 임찬우 총리실 국정운영실장과 행정부 산하기관의 정남준(공무원 연금공단 이사장), 박석진(한국수력원자력 상임감사) 등이다. 
 
국회의원도 5명 있다. 자유한국당의 김승희·홍일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 등 4명이 아파트를 보유했다.
박성중(자유한국당) 의원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유치원 건물 지분을 보유했다. 본인·배우자·장녀 지분의 신고가액이 39억7600만원이다. 
 
지방 고위직도 눈에 띈다. 김소양·문영민 서울시의원은 그렇다 치자. 신동헌(경기 광주시), 김정섭(충남 공주시), 이희진(경북 영덕군) 등 몸은 지역에 있으나 재산은 목동에 묻어둔 시장·군수들이다. 지역 경제 걱정에 시름이 깊다가도 서울의 내 집값 뛰는 것을 보면 위로가 될 터다.
 
이들은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채(전용면적 65~145㎡)의 가치를 5억6600만원~11억2800만원으로 신고했다. 모두 공시지가라 시세(국토부 실거래가)보다 3억~10억원 적게 신고됐다.
 

과천, 고위공무원 재산의 요람

과천주공4·5·8·9·10단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을 수도 있었다. 특히 4단지는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8·9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미지정. 이곳을 보유한 고위공직자는 13명이다.

국가 공무원 재산이 영그는 곳, 지금은 세종이라면 과거에는 과천이었다. '늘공' 출신 고위직 중 과천주공아파트 보유자가 많다. 이들의 재산은 과천 집값 주도 성장을 이루고 있다. 
 
관료 출신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장영수 대전지검장, 최성락 식약처 차장 등이 과천주공을 보유했다. 황규연(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신현석(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김상선(한구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한승헌(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등 과천주공 소유 공공기관장들도 모두 관료 출신이다.  
송언석 의원(자유한국)은 기획재정부, 유두석 전남 장성군수는 건설교통부 관료 출신이다.
 
청와대와 과천의 인연도 눈에 띈다. 일단 현직 청와대 비서관 2명이 과천주공 보유자다. 권용일 인사비서관과 박진규 통상비서관이다.  
이훈 의원(더불어민주)은 DJ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고, 이춘희 세종시장은 건설교통비서관이었다. 
 

과천, 김수현 전 실장이 없는 이유

과천 하면 김수현이다. 『부동산은 끝났다』(2011) 책을 썼고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설계자로 알려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이번에 과천시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에서 빠지자, 과천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인 김 전 실장의 이름이 다시 인구에 회자됐다.  
 
그러나 김수현 전 실장의 아파트는 이번 분양가상한제 발표와 관련 없다. 김 전 실장의 과천주공6단지는 지난 5월 이미 분양을 마쳤다(과천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승인 분양가는 3.3㎡당 평균 3253만원으로, 역대 과천 아파트 분양가 중 가장 높다(후분양 단지 제외). 이 단지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기 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굵직한 규제는 모두 피해 최상의 운을 누린 재건축 단지다.
 
김 전 실장이 청와대 들어갈 때 6억4800만원 신고한 아파트(전용면적 82.69㎡)는 2년 뒤 청와대를 나갈 때 8억5536만원이 되었다. 물론 공시지가다. 준공과 입주 후 가격은 또 다른 얘기다. 그의 부동산은 끝나지 않았다.  
 

흑석동 하면 생각나는 그 사람

어쩌다보니 흑석동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이야기다. 지난 3월 29일 재산이 관보에 공개된 후 사퇴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서울 거주민인데도 청와대 제공 관사로 입주해가며 확보한 전세금 포함, 전 재산을 털어넣어 25억원 흑석9구역 재개발 상가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진 후다. 
 
당시 김 전 대변인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고별 메시지를 남겼다. “여러분들 보도를 보니 25억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습니다.”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흑석9구역은 지난달 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흑석동은 이번 분양가상한제 지정을 면했다.
 
흑석동의 한강현대 아파트도 지어진 지 31년이 됐다. 김경진 의원(무소속)이 1채 소유했다. 박성철 한전KDN 사장은 아파트 1채와 상가 지분을 보유했다.
 

34년차 성산시영, 32년차 마포현대 

마포구에서는 아현동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됐다. 공덕동·성산동은 빠졌다. 
1986년 지어진 성산동 성산시영 아파트는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으나 재건축 유망 단지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의 장남(1991년생)이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를 보유했다. 2018년 취임 때부터 신고한 장남의 부동산이니 최소한 27세부터 보유했다는 얘기다. 신고한 가격은 4억원(전용 59.42㎡)인데 국토부 실거래가로는 8억원 이상이다.   
 
1988년 지어진 공덕동 마포현대아파트도 분양가상한제 제외다. 김명준 서울국세청장이 1채 보유했다. 전용 84.87㎡ 매입가를 2억9700만원으로 적었는데, 국토부 실거래 기록은 지난달 8억2000만원이다.    
 

운도 실력이다 

분양가상한제 지정의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자 국토부는 연일 해명에 나서고 있다. 
7일에는 박선호 차관이 “목동, 흑석동, 과천에는 아직 재건축, 재개발 사업 분양이 임박한 단지나 사업이 거의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서 2차, 3차 지정이 추가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8일에도 참고자료를 내고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이끄는 강남권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라 해도 집값이 불안한 곳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폭이 큰 데도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곳, 마침 그곳에 오래된 아파트를 소유한 공직자. 
단지 운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운도 실력이다.

 
[재산이 닮았다] 연재기사
① 장제원 의원과 김용대 법원장
② 박영선 장관과 조상희 이사장
③ 여상규 의원과 문용식 정보화진흥원장
④ 박정 의원과 홍문종 의원        
 
▶재산이 닮았다 : 대한민국 고위공직자 재산을 분석하는 '데이터브루'의 연재물입니다. 신념, 정책 안 보고 돈만 봅니다. 때로 돈이 더 많은 것을 보여주니까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각인이 신고해 정부가 공개한 내용이며, 기준일은 2018년 12월 31일입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사실은 진하다, 데이터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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