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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깔고 정보 주고 연회비 내야 '20% 할인'···욕먹는 韓코세페

[현장에서] 한·중 이커머스 직접 쇼핑해보니

 
코세페 기간 11번가에서 특가판매한 제품에 쏟아지는 항의. 이날 오전에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품을 요구했다. [11번가 캡쳐]

코세페 기간 11번가에서 특가판매한 제품에 쏟아지는 항의. 이날 오전에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품을 요구했다. [11번가 캡쳐]

 
“자세히 보고 샀건만…봉이 김선달하고 뭐가 다른 겁니까? 이거 사기입니다.”
 
11번가가 11일을 맞아 진행한 ‘11번가의 날’ 행사에서 불만을 가진 소비자(아이디 bobi***)가 이날 행사상품 반품을 요구하며 11번가에 게시한 글이다. 11번가는 SK텔레콤이 지분의 80.3%를 보유한 SK그룹 계열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기업이다.  
 
11번가의 날은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미국 최대 세일 기간)’를 표방한 제5회 ‘2019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행사의 일환이다. 코세페는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내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다양한 할인·판촉 행사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탄식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표방한 2019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진행 중이다. 코세페 홍보모델 강호동(앞줄 가운데)씨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둘째), 김연화 추진위원장(앞줄 오른쪽) 등이 거리 홍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표방한 2019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진행 중이다. 코세페 홍보모델 강호동(앞줄 가운데)씨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둘째), 김연화 추진위원장(앞줄 오른쪽) 등이 거리 홍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쇼핑 축제가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소비자는 일부 유통기업 상술에 불만을 터트린다. 11번가는 11일 SPC그룹의 제빵 매장 파리바게뜨에서 1만원 상당의 제품을 배달할 수 있는 쿠폰을 판매했다(89% 할인). 별도 애플리케이션 2개 설치·가입하고 할인쿠폰을 구하면, 이번엔 배달애플리케이션에서 1만2000원 이상을 배달할 경우에만 2000원 상당의 쿠폰 1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는 쿠폰을 등록해야 하는데, 쿠폰을 등록하고 나면 환불조차 불가능하다. 이 쿠폰을 산 소비자가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욕이 튀어나오더라”며 하소연한 배경이다. 이 상품은 11일 오전에만 100명이 넘는 소비자가 반품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11번가는 “상품 구매 시 자세한 내용을 빠짐없이 고지했지만,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상품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반박했다. 또 “5장의 쿠폰 중 1장이라도 사용했다면 환불이 안 되지만, 5장 모두 미사용했다면 환불이 가능한데, 소비자들이 유의사항을 제대로 보지 않고 구매한 것 같다”며 “소비자를 기만한 행사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코세페 기간 이커머스는 할인쿠폰 발행을 남발했다(오른쪽). 쿠폰을 쓰기도 어렵다. G마켓에서 발행한 쿠폰을 사용하려면 4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왼쪽). [사진 티몬·G마켓]

코세페 기간 이커머스는 할인쿠폰 발행을 남발했다(오른쪽). 쿠폰을 쓰기도 어렵다. G마켓에서 발행한 쿠폰을 사용하려면 4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왼쪽). [사진 티몬·G마켓]

 
코세페에 불만인 소비자는 이뿐이 아니다. ‘최대 90% 할인’ 광고 배너가 난무하지만, 막상 따져보면 고가를 구매할 경우에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각종 이커머스에서 열심히 룰렛을 돌리고 클릭해서 10여장의 쿠폰을 받았지만 실제로 할인 혜택을 받은 건 거의 없다. 예컨대 국내 최대 이커머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에서 20% 할인을 받으려면 ▶4일 이내(11월 12일까지)에 ▶연회비 3만원을 내고 ▶회원가입(스마일클럽)을 한 뒤 ▶5만원 이상 사야 한다.  
 
이에 대해 G마켓은 “회원 가입 절차가 번거롭긴 하지만, 가입 직후 스마일캐시(3만7000원 상당)를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세페 이전 가격이 할인가보다 저렴

 
왼쪽은 쿠팡에서 코세페 기간 할인판매한 제품. 69% 할인했다고 하지만 10월에 판매하던 제품의 가격보다 오히려 더 비싸다. [쿠팡··네이버 캡쳐]

왼쪽은 쿠팡에서 코세페 기간 할인판매한 제품. 69% 할인했다고 하지만 10월에 판매하던 제품의 가격보다 오히려 더 비싸다. [쿠팡··네이버 캡쳐]

 
정가를 올려서 할인하는 수법도 여전하다. 또 다른 이커머스 쿠팡은 11일 정가 29만9000원짜리 패딩을 8만9900원에 할인·판매했다. 코세페때 사면 69%를 할인받고 배송비도 면제에, 별도로 899원을 적립받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상품은 코세페 전인 10월부터 네이버쇼핑에서 원래 5만9900원에 판매하던 제품이다. 코세페 기간 구입하면 원래 가격보다 150%(3만원) 비싼 가격에 덤터기를 쓰는 셈이다.

 
코세페가 한창인 11일 이웃나라 중국에서도 국가 최대 쇼핑 축제(광군제)가 개막했다. 코세페와 비교하면 만족도는 천지차이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쇼핑몰(알리익스프레스)를 애플리케이션 설치하고 시험 삼아 결제했다. 일단 첫 가입 고객에게 1달러(1200원)에 1개의 제품을 제공했다. 정가 1만원 이내의 저렴한 제품이긴 하지만, 일단 아이디당 1개의 제품을 거저 주는 셈이다.  선택할 수 있는 1달러 제품의 가짓수는 대략 수천가지다. 정확한 개수를 세어보려고 수 분간 화면을 드래그하다가 애플리케이션이 다운됐을 정도로 많다.
 

가격경쟁력 앞서는 중국 이커머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는 중국의 이커머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는 광군제 기간 1000원 미만 상품을 대거 판매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쳐]

가격경쟁력에서 앞서는 중국의 이커머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는 광군제 기간 1000원 미만 상품을 대거 판매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쳐]

 
제품수도 다양하지만 가격경쟁력이 상당했다. 광군제 기간 판매하는 패션의류·잡화 등 보세제품과 중국산 정보기술(IT) 기기 제품 가격은 한국 코세페의 절반 수준이다. 청소기 등 가정용품도 저렴한 편이었다. 물론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요즘 한국 제품도 중국서 제조하는 경우가 많다.
 
배송 정책도 합리적이다. 불과 몇백 원짜리 제품도 최대 2달 이내의 배송기간을 감내한다면 무료배송이 가능하다. 제품을 빠르게 받아보고 싶다면 일정 금액의 배송비를 지불하면 된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제조사·이커머스가 배송정책을 결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中 배송·쿠폰 정책도 합리적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시작한지 불과 1분 36초만에 100억위안(1조6565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시작한지 불과 1분 36초만에 100억위안(1조6565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쿠폰 혜택도 실질적이다. 한국처럼 특정 카드만 이용하라거나 배달앱을 사용하라는 둥 제약이 별로 없다. 또 업체가 발행한 쿠폰과 이커머스가 발행한 쿠폰을 중복 할인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보다 실용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당연히 광군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11일 하루만에 매출 2684억위안(44조8000억원)을 달성했다.
 
문희철 산업1팀 기자

문희철 산업1팀 기자

이에 대해 코세페추진위원회는 “인구 규모(14억)가 다르고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코세페는 할인율보다 다양한 제품을 비교·선택하는 합리적 소비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용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11번가에서 89% 할인하는 배달 쿠폰을 산 소비자 중에서 비슷한 쿠폰을 재구매하는 소비자는 얼마나 될까. 최소한 배신감은 주지 말아야 코세페가 말하는 합리적 소비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
문희철 산업1팀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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