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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나쁨'땐 외출금지? 천만에, 가벼운 운동이 좋다

서울 송파구 일대에 짙게 깔린 미세먼지. [뉴스1]

서울 송파구 일대에 짙게 깔린 미세먼지. [뉴스1]

"사용자 중심의 깨알 같은 정보 제공" "체육 시설 주변 공기 질 정기 분석" "미세먼지 학교 교육 활성화"….

일상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문제 대응 방향을 두고 쏟아진 제안 중 일부다. 질병관리본부ㆍ국가기후환경회의ㆍ대한의학회는 11일 서울에서 '미세먼지와 국민건강' 주제로 공동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지난 9월 발표된 일상생활 미세먼지 국민행동 권고안과 관련해 국민ㆍ전문가가 함께 소통하는 자리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5가지 실천,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5가지 실천으로 각각 나눠서 10가지 권고안을 냈다.

국민과 전문가 등 모여 미세먼지 대책 소통
정부, 9월에 10가지 국민행동 권고안 제시

"나이와 건강에 맞춰서 마스크 자율 착용"
"향후 정책에 건강 영향 넣어야" 제안도

 

미세먼지 있어도 환기ㆍ운동  

미세먼지 국민행동 권고안 10가지. [자료 국가기후환경회의]

미세먼지 국민행동 권고안 10가지. [자료 국가기후환경회의]

발제자로 나선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일상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실천사항의 세부 내용을 안내했다. 미세먼지 수치가 좋거나 보통인 날에는 실내 환기를 30분씩 하루 3번 해야 한다. 나쁜 날에도 무조건 창문을 닫고 있는 게 아니라 10분씩 하루 3번 환기하는 게 좋다. 특히 음식 조리 후에는 30분 이상 환기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집안에서 공기청정기를 쓰는 가정이 많다. 이럴 때도 꾸준히 필터 점검을 해줘야 한다. 필터 종류에 따라서 6개월~1년 주기로 교체해줘야 공기 질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국민이 자주 오해하는 운동과 마스크에 대한 기준치도 제시됐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마스크를 자율적으로 착용하면 된다. 노인이나 임산부, 호흡기질환자 등 취약계층은 초미세먼지(PM2.5) 36㎍/㎥ 이상이면 실외 활동 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일반인과 어린이는 초미세먼지 50㎍/㎥까지 마스크 없이 일상생활해도 큰 문제가 없다. 
 
바깥 운동도 미세먼지 수치에 맞춰 조절하면 된다. 일반인은 초미세먼지 ’나쁨‘ 단계인 75㎍/㎥까지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가 조금 있다고 아예 신체활동을 줄이는 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운동할 때 도로변보다 공원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홍 교수에 따르면 한국과 대기 환경 기준이 비슷한 대만의 연구에선 초미세먼지 50㎍/㎥까지 운동을 하는 게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나왔다. 미국은 초미세먼지 55~149㎍/㎥ 구간, 영국은 71㎍/㎥ 이상에서 일반인의 야외활동을 줄이라고 권고한다. 한편 외출 후에는 손 씻기, 세수, 양치질 등으로 몸에 묻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게 좋다.

 
정해관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이미 알려진 심ㆍ뇌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우울증ㆍ치매 등도 미세먼지 때문에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향후 미세먼지 관리 정책의 목표와 평가 기준 등을 세울 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포함하자"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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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수교에서 미세먼지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뉴스1]

서울 잠수교에서 미세먼지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뉴스1]

 

향후 대책서 보완할 부분

토론에 참석한 각계 관계자들은 권고안 등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필요한 내용 등을 내놨다. 김민수 미세먼지 해결 시민본부 공동대표는 마스크 착용을 예로 들었다. 미세먼지가 있을 때 무조건적인 마스크 착용이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과잉대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공포심을 줄이려면 정부가 미세먼지 바로 알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봤다. 더 큰 틀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미세먼지에만 제한해서 펼치는 정책이 아니라 대기오염을 다루는 보다 포괄적인 대기 질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은희 이화여대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는 학교에서부터 미세먼지 저감을 알려주는 환경 교육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생애주기 교육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차 운전 시 창문은 어떻게 하는지, 황사와 미세먼지가 섞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 사용자 중심의 세세한 권고안이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는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에 대한 동참 유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기청정기 환기 필터 점검이나 공동주택 환기 실천 등을 잘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물청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물청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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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학교 운동장, 체육시설 등 생활공간에 초점을 맞추자고 했다. 임 교수는 이러한 공간 주변의 대기 환경을 분기별로 분석하고 적절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원 에코맘 코리아 대표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인 국외 탓만 하기보다 국내에서도 원인을 찾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와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날 나온 의견들을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다양한 관점의 국민 요구를 파악하고 앞으로 건강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미세먼지 질병 대응과 연구를 추진하면서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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