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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머리띠'로 성적 높일수 있나…중국 초등생 실험 논란

중국 초등학교에서 수업 시간 중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려는 ‘머리띠(頭環)’ 전자제품 시범 사용이 커다란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가 된 학교는 저장(浙江)성 진화(金華)시의 샤오순(孝順) 초등학교다.  
중국 저장성 진화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머리띠 전자제품을 쓴 채 수업을 듣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저장성 진화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머리띠 전자제품을 쓴 채 수업을 듣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이 학교는 지난해 말 브레인코(BrainCo, 중국명 腦强科技)라는 회사로부터 실험용으로 학생들의 수업 시간 중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머리띠’를 기증받았다. 머리띠 이름이 ‘푸스(賦思)’로 ‘생각을 갖게 한다’는 범상치 않은 의미를 가졌다.

수업 시간 되면 교과서 펴는 대신
세 개의 전극 갖춘 머리띠에 불을 켜
주의력 높이는 훈련 반복으로
3주에 B+ 성적을 A-로 올린다고 선전

수업 시간이 되면 학생들은 먼저 교과서를 펴지 않는다. 대신 머리띠를 작동시킨다. 그러면 이마와 두 귀의 귓등에 설치된  세 개의 전극(電極)이 학생 개개인의 뇌파를 측정하기 시작한다.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약 2분 동안 명상을 하며 ‘내심의 우주’를 느껴보도록 종용 받는다. 그 다음엔 경쟁에 들어간다. 누가 가장 잘 집중력을 발휘하는가에 대한 측정이 이뤄지는 것이다.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머리띠 전자제품을 착용할 경우 3주 지나면 성적을 B+에서 A-로 올릴 수 있다고 업체는 선전한다. [중국 인민망 캡처]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머리띠 전자제품을 착용할 경우 3주 지나면 성적을 B+에서 A-로 올릴 수 있다고 업체는 선전한다. [중국 인민망 캡처]

브레인코는 이 같은 훈련을 통해 산만해지기 쉬운 어린 학생들이 주의력을 집중시키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교사의 경우엔 수업 시간 중 학생들이 어느 순간 주의력을 잃는가를 알 수 있어 그 경우 수업 방식을 재미있게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중국 언론을 타며 알려지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말이 좋아 집중력을 높인다고 하는 것이지 실제론 조는 학생을 잡아내는 등 수업 시간 내내 학생을 감시하는 게 아니고 뭐냐는 것이다.
또 실제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장난감으로 사용하면 모를까 세 개의 전극으로 무슨 뇌파를 제대로 측정하느냐는 것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도 논쟁에 끼어들어 “꼬마 학생들이 머리띠에 불을 켠다는 게 무슨 뜻인지나 알겠느냐”고 탄식했다.
인공지능(AI)을 생활 각 분야에 접목하는 실험은 좋지만 “측정된 수치로 비난을 받는 상황을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삼장법사가 손오공을 통제하기 위해 손오공 머리에 씌운 금테가 돼서는 안 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에 대해 브레인코를 세운 한비청(韓璧丞)은 ‘푸스 머리띠’는 마치 근육 훈련을 하듯 대뇌를 단련시키기 위한 도구로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지나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항변 중이다.
11월 11일 알리바바의 글로벌 쇼핑 축제인 '쌍십일'을 맞아 3499위안의 머리띠 전자제품을 2499위안에 특별 할인해 판매한다는 광고가 인터넷에 돌고 있다. [유상철 기자]

11월 11일 알리바바의 글로벌 쇼핑 축제인 '쌍십일'을 맞아 3499위안의 머리띠 전자제품을 2499위안에 특별 할인해 판매한다는 광고가 인터넷에 돌고 있다. [유상철 기자]

한비청은 미국 시애틀의료설비연구센터에 근무한 적이 있으며 하버드대 뇌과학센터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 하버드대 동료들과 함께 브레인코를 설립해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각종 제품을 개발해왔다.
제품 일부가 미국 우주비행사나 자동차 경주 선수의 신경피드백 훈련을 하는데도 사용돼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도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50분 수업 중 20~50%의 시간은 딴 생각하는 게 정상이라는 어린 학생들에 큰 부담이 됐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상업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제품이 시중에서 3499위안(약 60만원)이라는 고가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쇼핑 축제인 ‘쌍십일(雙十一, 11월 11일)’을 맞아 무려 500위안을 할인한 2999위안에 판매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브레인코는 이 푸스 머리띠를 3주 정도 사용할 경우 학생의 성적을 B에서 B+로, B+는 A-로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녀의 성적을 위해서라면 속는 셈 치고 구매해 보겠다는 부모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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