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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아람 가득한 계절

다음 중 ‘아람’이 뜻하는 말은 어느 것일까요?
 
ㄱ.아는 일 ㄴ.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 ㄷ.남의 환심을 사려고 알랑거림 ㄹ.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열매.
 
아마도 ㄴ.을 고른 사람이 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는 ‘아람’이 아니라 ‘아름’입니다. ㄱ.은 ‘앎’, ㄷ.은 ‘아첨(=아미)’을 뜻하는 말이고요. 정답은 ㄹ.입니다. ‘아람’은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열매 또는 그러한 상태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요즘 주변 어디를 가나 ‘아람’을 볼 수 있는 때입니다. 가까이에는 매혹적인 색깔의 모과나 감이 달려 있고 산에는 활짝 벌어진 밤이나 도토리 알맹이가 떨어질 듯 매달려 있습니다. 모두가 성숙과 완성, 그리고 저마다의 독특한 빛깔로 풍요와 여유, 아름다움을 주는 존재들입니다.
 
‘아람’은 이 모두를 간직한 예쁜 우리말입니다. 성숙한 열매뿐 아니라 완숙한 경지에 이른 사람 등을 가리키는 말로 다양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고 보니 ‘아람누리’(고양 전시·공연장)는 참 멋진 이름입니다. ‘누리’가 ‘세상’을 뜻하니 ‘아람누리’는 가을(완숙한 열매의 세상)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무슨 건물을 지었다 하면 으레 외래어를 갖다 붙이는 요즘 세태에 비하면 돋보이는 이름입니다.  
 
한류 물결을 타고 최근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소중한 한글과 우리말입니다. ‘아람’과 같이 잊혀 가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자주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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