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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AI 면접 “못 믿겠다” vs “편하다”

취준생 오픈 채팅방에 등장하는 ‘AI 면접’ 그림. [사진 오픈채팅방]

취준생 오픈 채팅방에 등장하는 ‘AI 면접’ 그림. [사진 오픈채팅방]

4233명. 한 제약사가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인공지능(AI) 인·적성검사로 떨어뜨리겠다고 한 인원입니다. 숫자를 접한 취업준비생들은 모두 경악했습니다. “데이터가 부족해 아직 신빙성 있는 검사가 아니다” “비용 절감 외에 다른 의도를 모르겠다”면서요. AI 역량검사를 개발한 마이다스아이티에 따르면 6일 기준 국내 약 185개 기업이 AI 면접을 시행 중입니다. AI 면접은 얼굴 68곳에 점을 찍어 표정을 분석하고, ‘날씨 맞히기’나 ‘색깔-단어 일치 판단’ 같은 게임 10여 개를 시켜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합니다. 결과지엔 지원자 성향, 특성, 직무 적합성 등이 ‘등급·점수·등수’로 표기됩니다.
 

185개 기업 도입…속타는 취준생
표정 분석, 게임 통해 점수 매겨
“기계에 떨어졌다 생각하면 충격”
“깜깜이 전형”…고액 특강도 등장
“외모·스펙 영향 안받아” 긍정도

취준생들은 속이 탑니다. LG전자 하반기 공채를 본 박 모(24) 씨는 “딥러닝 이미지 처리에도 (사진) 몇만장이 필요한데, AI 면접은 데이터가 많이 쌓이지 않아 아직 신뢰가 안 간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런데 100% AI 면접만으로 많은 사람을 떨어뜨리는 건 비용절약 의도 아니겠냐”고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마이다스아이티는 “2030 모집단 5만명과 뇌 신경연구 논문 450편, 심리학 전문가·기업 인사담당자 등 전문가 200명의 사람 성향 판단 기준, 국내 기업에 재직 중인 최고·최저성과자 6000명의 데이터를 학습시킨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합니다. 취준생들의 체감 결과와는 사뭇 다르지요.  
 
AI 역량검사 결과지 샘플. 성향과 성격 분석을 포함해 점수와 등수, 등급, 직군 적합도, 유사구 성원 등이 나온다. [사진 마이다스아이티]

AI 역량검사 결과지 샘플. 성향과 성격 분석을 포함해 점수와 등수, 등급, 직군 적합도, 유사구 성원 등이 나온다. [사진 마이다스아이티]

제약사 두 곳의 연구·개발직 AI 면접을 본 박 모(25) 씨는 “기계한테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현타(‘현실 자각 타임’을 줄여 이르는 말로, 헛된 꿈이나 망상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상황을 깨닫게 됨을 말함)’가 온다”고 하더군요.
 
AI 면접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기업마다 다릅니다. 취준생들로선 괴로운 부분입니다. 제약사처럼 AI 면접이 4000여 명을 거르는가 하면, LG전자·넥센타이어 등은 “신뢰성이 확보되기 전까진 합격·불합격 잣대보다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기도 합니다. 후자의 경우 AI 면접을 하는 까닭은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인 셈이죠. 취준생 김민호(가명·26) 씨는 “탈락자 없는 전형이라고 미리 공지하지 않는 ‘비매너’ 기업도 많더라”라고 했습니다.
 
기자가 6일 판교 마이다스아이티 사옥에서 AI 면접을 체험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기자가 6일 판교 마이다스아이티 사옥에서 AI 면접을 체험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새로운 전형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도 큽니다. 취준생 900여 명이 모여있는 AI 면접 오픈 채팅방에선 ‘부산 5만원 AI 면접 특강’ 등 광고가 성행 중입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학습으로 점수가 오르지도 않고 상대평가로 경쟁시키는 검사도 아닌데 고액 컨설팅 등이 취준생을 현혹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이미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AI 면접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2년 차 백승철(26) 씨는 “인간에 대한 평가까지 기계한테 맡기는 게 씁쓸하다”고 했습니다. AI 면접 경험자인 대기업 1년 차 한태수(26) 씨는 “최종 합·불은 사람이 정하니 결국 소용없는 전형 아니냐” 더군요.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취준생들은 입을 모아 “편한 곳에서 응시할 수 있다”는 점과 “외모 등 외부 조건의 영향이 없는 점”을 꼽았습니다. 정동진 마이다스아이티 웹솔루션그룹 그룹장은 “스펙·서류가 부족한 지원자 중에서도 좋은 역량을 갖춘 사람이 분명히 있다”며 “AI 면접은 ‘공정한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 위 기사는 중앙일보 온라인판에 스토리텔링기법으로 활용된 경어체를 그대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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