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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때 국책은행ㆍ공기업 임원, 채용청탁하며 바클레이즈에 고액 거래 넘겨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로고. [중앙포토]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로고. [중앙포토]

한국의 국책은행과 공기업 임원들이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외화채권 발행 주관사로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를 선정해준 대가로 자녀 채용을 청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는 2009년부터 4년 넘게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고객사 임원의 자녀나 지인을 인턴이나 정직원으로 채용한 대신 채권 발행 주관사 등에 선정돼 수수료 등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SEC는 반부패방지법(FCPA)을 적용해 바클레이즈에 벌금 630만 달러를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채용 비리와 연관된 바클레이즈의 고객사로 국내 국책은행을 비롯해 공기업과 민간은행이 익명으로 언급됐다.  
 
보고서는 “2009년 4월부터 2013년 8월까지 바클레이즈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부에서 정부 관료나 비정부 고객사의 고위직 친인척, 친구에게 비공식 및 공식 인턴십과 정규직 자리를 제안했다”면서 “바클레이즈의 인턴십 프로그램 등에 지원한 후보는 대략 117명이었고 대부분 채용됐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 국내 공기업과 국책은행의 임원이 채용 청탁에 나섰고 그 댓가로 바클레이즈를 외화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6월 국내 국책은행은 15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했다. 발행 주관사로 선정된 바클레이즈는 115만 달러(당시 약 14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SEC 조사결과 바클레이즈가 발행 주관사로 선정된 데는 채용 청탁이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서 “(한국) 국책은행 임원은 지인에 대한 정규직 고용을 요청했고 바클레이즈 아시아본부에서 이를 받아들였다”며 “당시 해당 지인보다 인터뷰 등에서 더 나은 후보자가 있었지만, 바클레이즈 코리아의 요청으로 임원 지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를 주관사로 선정한 국책은행은 수출입은행일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세계금융위기 당시에 10억 달러 이상의 외화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국책은행은 수출입은행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같은 해 한국의 한 공기업도 10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채용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4월 한국의 한 공기업이 최고 결정권자의 아들을 인턴으로 채용해달라고 요청했고 인턴 채용이 확정된 뒤 얼마 되지 않아 바클레이즈가 10억 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주관사로 선정됐다. 당시 바클레이즈는 97만 달러(약 12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고 SEC는 밝혔다.  
 
채용청탁과 뒤 이은 거래는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2011년 한국 민간은행의 고위임원 역시 자신의 딸을 인턴으로 채용해달라고 요청했다. 2011년 10월 임원의 딸을 인턴으로 채용한 뒤 바클레이즈는 그해 12월 5억 달러 규모의 선순위채권 거래에 참여하게 됐고, 30만 달러의 거래 수수료를 챙겼다.
 
이같은 국내 국책은행과 해외투자은행 간의 채용비리에 대해 금융당국은 SEC 제재 공시를 통해 관련 내용을 인지했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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