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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고민해본 사람, ‘미리 막을 수 있다’ 생각 더 강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해본 사람이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pixabay]

극단적 선택을 고민해본 사람이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pixabay]

극단적 선택을 고민해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살 시도=도움 요청', '자살=예방 가능'이란 생각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고위험군이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와 서울대 의대에서 지난해 19~75세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살에 대한 국민태도조사'에 담긴 내용이다.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이 조사 결과를 재분석한 '자살 생각 경험과 자살에 대한 태도'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성인 1500명 인식 조사 재분석 해보니
자살 생각 경험 있으면 '정당성' 인정↑

'자살 시도=도움 요청' 경험자 공감 커
정부 조기 개입에도 동의 비율 높은 편

센터는 조사 대상 1500명을 자살 생각 무경험자(1215명), 자살 생각한 지 1년이 지난 사람(237명), 1년 이내에 자살을 생각해본 사람(48명) 등 3개 그룹으로 나눴다. 자살 생각을 해본 사람들은 주로 경제적 문제나 가정 내 갈등, 성적·시험·진로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을 수용하지 못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응답은 자살과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서 많은 편이었다. '자살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질문에 동의하는 비율은 자살 생각 무경험자가 78.5%였다. 반면 1년 경과 유경험자는 66.8%, 1년 이내 유경험자는 46.1%에 그쳤다. 부정적인 생각을 최근에 경험할수록 그 정당성을 인정하는 사람이 상당수라는 뜻이다.
 
다만 극단적 선택에 내몰린 상황을 막을 수 있냐는 지점에선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자살 시도는 기본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라는 질문에 대해선 1년 경과 유경험자(74.8%)의 동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무경험자(71.2%), 1년 이내 유경험자(70.9%)도 큰 차이가 없었다. '자살은 예방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1년 경과 유경험자(76.1%), 1년 이내 유경험자(74.9%)에서 동의한다는 비율이 무경험자(74.3%)보다 조금 높았다. 누군가의 극단적 선택을 주변에서 충분히 알아차리고 막을 수 있다는 인식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는 걸 보여준다.
서울 마포대교 안전난간에 적혀있던 '자살 예방 문구'가 끊이지 않는 논란과 미비한 예방 효과로 7년 만에 모두 제거됐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오후 자살 예방 문구가 제거된 마포대교 난간 모습. [연합뉴스]

서울 마포대교 안전난간에 적혀있던 '자살 예방 문구'가 끊이지 않는 논란과 미비한 예방 효과로 7년 만에 모두 제거됐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오후 자살 예방 문구가 제거된 마포대교 난간 모습. [연합뉴스]

자살 생각을 해본 사람들은 또한 국가 차원의 공식 지원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데도 강한 목소리를 냈다. 이는 국민 생명권 보호 차원에서 정부가 자살 시도자의 동의 없이 개입할 수 있냐는 질문에서 두드러졌다. 3개 그룹 모두 '자살시도 1회부터 개입 예외 인정'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중 특히 1년 이내 유경험자(64.8%)와 1년 경과 유경험자(58.5%)의 동의 비율이 무경험자(53.9%)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어떤 경우라도 개인 동의 없이 정부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응답자는 3개 그룹 모두 5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결국 고위험 집단인 자살 생각 유경험자도 자살의 예방 가능성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지지를 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극단적 생각을 해본 사람일수록 전 사회적으로 자살 예방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일반인과 달리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보거나 시도한 사람에 대해선 자살을 수용하는 태도를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자살 시도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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