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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입찰, '빅3' 불참···정부 허가 남발로 흥행 '빨간불'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 여행객이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 여행객이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3년 전만 해도 ‘면세점 대전’이란 수식어가 붙었지만, 올해는 흥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하루앞으로 다가온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얘기다.
 

[주말 PICK]

1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이 11~14일 진행하는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절차(입찰)에 면세점 ‘빅3(롯데ㆍ신라ㆍ신세계)’가 불참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이번 입찰에 서울 3곳, 광주 1곳, 인천 1곳, 충남 1곳 등 전국 6곳 면세점 사업권을 내놨다. 빅3 중 한 곳 관계자는 “면세점이 몇 년 새 너무 많이 늘었다”며 “하던 사업도 접을 판이라 입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유정 관세청 수출입물류과장은 “입찰에 응하더라도 기준에 미달하면 떨어뜨릴 수 있다”며 “사상 최초로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4년 전만 해도 분위기가 달랐다. 면세는 대표적인 정부 허가 산업이다. 관세청은 2015년 서울 3개(대기업 2개, 중소ㆍ중견기업 1개), 제주 1개 등 4개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을 공고했다.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입찰이었다. 롯데ㆍ신라ㆍ신세계는 물론 SKㆍ한화ㆍ이랜드ㆍ현대백화점 등 7곳이 뛰어들었다. 선정된 기업을 두고 특혜 시비까지 불붙었고 관세청은 2016년 면세점 4곳 사업권을 추가로 내줬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부가 면세 사업권을 남발하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은 2015년 6개에서 13개로 늘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전체 면세점 매출은 2016년 12조2757억원에서 지난해 18조9602억원으로 54% 증가했다. 외형상 그럴듯하지만 대부분 기업이 적자 신세다. 대기업 면세점 영업손실률은 2016년 0.8% 2017년 2.2%를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는 영업이익률 3.1%로 돌아섰다. 중소ㆍ중견 면세점 영업손실률은 2016년 4.9%, 2017년 7.4%, 2018년 2.5%에 달했다. 수익성 악화로 올해 들어 한화ㆍ두산조차 면세 사업을 접었다.
 
실적이 부실한 건 ‘출혈 경쟁’ 때문이다. 업체마다 전체 고객의 80%에 달하는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을 유치하느라 송객수수료(고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내는 수수료)를 늘렸다. 올 상반기 대기업 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6369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송객 수수료가 매출의 최대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보따리상이 인천항에서 중국으로 가져갈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인 보따리상이 인천항에서 중국으로 가져갈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가권을 쥔 정부가 면세점 사업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도록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관광 인프라 및 기업혁신투자 중심의 투자 활성화’를 이유로 들어 면세점 진입 장벽을 낮췄다. 지난해엔 관세법을 개정해 지방자치단체별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20만명 이상 증가하거나 매출액이 2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두 가지 요건 중 한 가지만 충족해도 신규 면세점을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 기준도 30만명이었는데 완화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시내 면세점 시장 상황을 분석해 결정했다”며 “입찰에 참여할지는 기업 의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면세점 사업은 직매입 구조로 덩치를 키워야 하는 ‘규모의 경제’라 중소ㆍ중견기업이 뛰어들기 부적절하다”며 “면세점 쇼핑이 아니더라도 한국을 찾도록 외국인 관광을 활성화하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박’ 환상에 젖어 사업 환경을 제대로 읽지 못한 업계에도 책임이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2017년 중국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면세점 시장 ‘큰 손’이 단체 관광객(유커)에서 다이궁으로 옮겼는데도 면세업계는 다양한 상품ㆍ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 수수료에 의존하는 손쉬운 장사에 매달렸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면세점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면 섣불리 뛰어들지 않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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