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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Z세대 잡는 법이 궁금해?" 하루 3시간씩 단톡방서 10대들과 수다 떠는 마켓 기획자

지금 세계는 'Z세대 잡기'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20대를 아우르는 Z세대(정확하게는 1995년~2005년 생)는 전 세계 기업이 보는 신흥 핵심 소비층이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가 2015년 "지금까지는 밀레니얼 세대가 대세였지만 앞으로는 Z세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한 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이 Z세대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출시하고 무료 게임을 제공하는 등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짜기 바쁘다.  
이런 상황에서 한 번에 수만 명씩의 Z세대를 모으는 국내 행사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은 흥미를 끌 수 밖에 없다. 행사의 정체는 '러블리 마켓'. 2달에 한 번씩 열리는 Z세대, 특히 10대가 좋아하는 옷과 액세서리 등을 파는 오프라인 마켓이다. 

남다름으로 판 바꾼 게임체인저
⑫러블리마켓 김동화 대표, 최재원 디렉터
"매일 3~4시간씩 단톡방에서 얘기해요"

10대들이 모여드는 오프라인 마켓 '러블리 마켓'을 운영하는 김동화 대표(왼쪽)와 최재원 디렉터. 김 대표는 평소 회사명인 '플리팝'으로 활동해 러블리마켓의 고객들은 그의 얼굴은커녕 성별마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까닭에 그는 얼굴을 러블리 마켓 공식 포즈로 가리고 사진 촬영을 했다. 김상선 기자

10대들이 모여드는 오프라인 마켓 '러블리 마켓'을 운영하는 김동화 대표(왼쪽)와 최재원 디렉터. 김 대표는 평소 회사명인 '플리팝'으로 활동해 러블리마켓의 고객들은 그의 얼굴은커녕 성별마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까닭에 그는 얼굴을 러블리 마켓 공식 포즈로 가리고 사진 촬영을 했다. 김상선 기자

 
이 마켓을 만든 사람은 최재원 디렉터와 김동화 대표다. 중학교 3학년때부터 패션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만들고 운영해 온 최 디렉터는 고3이던 2014년부터 다른 10대 셀러들과 함께 오프라인 마켓을 열기 시작했다. 이들이 주로 다뤘던 품목은 교복과 함께 입을 수 있는 1만~3만원대의 스웨트 셔츠나 액세서리들이었다. 당시에도 10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마켓을 열 때마다 2000~3000명이 찾아 왔다. 
김 대표와 만난 건 러블리 마켓을 운영하기 시작한 2년 뒤인 2016년 초부터다. 22번째 러블리 마켓이 열린 한 홍대 클럽의 관계자였던 김 대표가 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바로 회사를 그만두고 최 디렉터와 함께 회사를 꾸렸다. 이후 러블리 마켓은 시스템이나 규모면에서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33㎡(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4~5팀이 모여 열던 마켓은 이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나 벡스코에서 6만명 이상이 모이는 거대한 행사가 됐다.
지난 2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러블리 마켓에 모인 사람들. [사진 플리팝]

지난 2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러블리 마켓에 모인 사람들. [사진 플리팝]

 
10대만의 취향을 저격하다
러블리 마켓을 찾는 주요 고객은 10대다. 마켓은 이들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Z세대 온라인 브랜드 창업가들의 상품으로만 구성하는데, 상품 설명 또한 ‘이거 레알 오져’ ‘커욥커욥’ ‘오나전 띵작’ 같은 10대들의 언어로 한다. 김 대표는 "Z세대는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취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걸 좋아한다"며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10대의 취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젖어 드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상품 구성은 최 디렉터가 한다. 그는 "10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이 입는 것, 하는 것에 관심이 많지만 또 남들과 겹치는 건 싫어한다. 브랜드 보다는 디자인이 좋으면 산다"며 "주로 SNS에서 회자되는 아이템들에서 힌트를 얻는다"고 말했다.
 최 디렉터가 마켓에 나갈 액세서리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최 디렉터가 마켓에 나갈 액세서리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500원부터 최대 3만원까지 Z세대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로 맞춘 것도 성공 요인이다. 평소 온라인으로만 소통해온 입점 셀러들이 러블리 마켓을 판매 공간이 아닌 자신의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소통 공간으로 생각하고 작게는 20% 많게는 70%까지 큰 할인폭으로 옷을 팔아 가능했다.  
 
10대의 소통법을 그대로 따르다 
하지만 옷을 싸게만 판다고 10대들을 모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평소 10대들과 하는 소통의 힘이 컸다. 최 디렉터는 마켓이 열리지 않을 때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 영상·사진·라이브 방송 등으로 취급 상품을 소개한다. 그는 "초반엔 내 개인 팬들이 많이 왔는데, 지금은 러블리 마켓 자체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주로 함께 한다"며 "Z세대 브랜드 대표나 모델과 함께 방송할 때 거울을 보려고 책상에 올려놓은 쿠션팩트를 보고 '언니 그건 어디 것인가요'라는 식으로 물어와 판매 상품과 관계 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진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에는 러블리 마켓의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톡방 3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김 대표가 매일 여기에 들어가 단톡방 '친구들'과 3~4시간씩 수다를 떤다. 그는 회사명이기도 한 닉네임 '플리팝'으로 활동하는데, 지난주 일요일엔 "같이 떡볶이 먹자"라는 말에 실제로 아이들 4~5명이 놀러 와 함께 떡볶이를 먹고 갔다. 김 대표는 "많은 업체에서 '어떻게 하면 Z세대들을 모을 수 있냐'고 물어오는데, 알려줘도 실행을 못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함께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며 10대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을 '러덕'(러블리 마켓 덕후)이라 부르고, '러마메이트'(러블리 마켓 메이트)로써 스스로 홍보 모델이 되고 입소문을 내는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러블리 마켓의 홈페이지에서는 참가자들의 스트리트 패션을 찍은 코너 'ㅇㅆㅇㅈ'(인싸인정)와 Z세대의 고민을 풀어주는 '러덕 고민상담소'를 운영한다. [사진 러블리 마켓]

러블리 마켓의 홈페이지에서는 참가자들의 스트리트 패션을 찍은 코너 'ㅇㅆㅇㅈ'(인싸인정)와 Z세대의 고민을 풀어주는 '러덕 고민상담소'를 운영한다. [사진 러블리 마켓]

러덕 중 선발한 모델로 촬영한 광고 사진(왼쪽)과 참가자들이 후기를 통해 직접 상품을 추천하는 코너로 생동감을 더했다. [사진 러블리 마켓]

러덕 중 선발한 모델로 촬영한 광고 사진(왼쪽)과 참가자들이 후기를 통해 직접 상품을 추천하는 코너로 생동감을 더했다. [사진 러블리 마켓]

 
10대가 쓰기 편한 사이버 머니를 만들다
최근 러블리 마켓에선 주우재 등 유명 모델이 만든 패션 브랜드 '시에스타', 플리스·스웨트셔츠로 10대 사이에서 유명한 'FCMM' 같은 브랜드들이 참가해 1000장 이상씩의 옷을 선보이고 있다. 또 따른 패션 브랜드 '팀제로'는 참가자들과 함께 하는 댄스 무대를 만들어 공연을 여는 등 여러 즐길 거리를 준비했다.   
입점 브랜드의 수준이 올라가고 참가자도 수만 명씩으로 늘어나면서 결제·입장권 관련 시스템도 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구축했다. 돈을 직접 가져오기 힘든 10대의 상황을 고려해 '러마페이'라는 사이버 머니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행사 중 반품을 원하는 참가자의 경우 어디서 산지 몰라 곤란해 하는 걸 보고, 참가자 입장에선 정확한 이력 관리를, 브랜드 입장에선 정확한 판매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BGF리테일과 제휴를 맺어 마켓 입구에서 러마페이를 충전하던 방식에서 전국 1만3000개 CU편의점에서 충전하고 또 사용할 수 있게 충전 방식을 바꿨다.
이들은 앞으로 오프라인 마켓에서 판매하던 상품을 온라인으로 연동한 이커머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마켓에 직접 오기 힘든 친구들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뷰티 브랜드인 '롤리데이', 액세서리 브랜드 '피치베리' 등 PB브랜드의 상품군도 더 강화해 함께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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