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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장은 명품 포도주 같은 것…단어·단락보다 중요

김환영의 영어 이야기 

문장의 일

문장의 일

우리는 지구촌(地球村, global village)이라는 ‘행성 마을’에 사는 촌민(村民)이다. 민족국가라는 테두리에 갇힌 국민·시민보다는 ‘지구 시골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하다.
 

피시 『문장의 일: 지적 글쓰기를…』
“예술품을 음미하듯 명문장 음미”

인공지능(AI)의 발전에 힘입어 언어 영역에서도 굳이 우리말 말하기·쓰기, 영어 말하기·쓰기를 따로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동트고 있다. 갈수록 좋은 우리말은 좋은 영어요, 좋은 영어는 좋은 우리말이다.
 
언어는 여러 차원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특히 단어·문장·단락·구성 차원이 있다. 『How to Write a Sentence and How to Read One(문장을 어떻게 쓰고 읽을 것인가)』(2011)의 저자인 스탠리 피시는 ‘문장주의자’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걸작 예술품이나 명품 포도주를 음미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나는 명문장을 음미한다.”
 
우리는 명품이나 명문장(名文章)이 뭔지 딱 보면 안다. 왜 명품·명문장인지 설명은 잘하지 못한다. 피시의 책은 명문장이 왜 명문장인지를 설명하는 난제에 도전한다. 그의 책은 우리말로 『문장의 일: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사진)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UC버클리·컬럼비아 등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한 저자는 문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세상의 항목들을 조직화한 것(an organization of items in the world” “논리적 관계들의 구조(a structure of logical relationships)” 피시에게 글쓰기 기본을 갖추는 데 중요한 것은 품사(part of speech) 구분 같은 딱딱한 문법이 아니라 논리다.
 
피시의 화법은 선불교 스타일이다. 그의 가르침은 명료하면서도 알쏭달쏭하다. 그는 이런 주장을 펼친다.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생각하기를 배우는 것과 관련됐다.(Learning to write involves learning to think.)” “글쓰기를 배우고 가르칠 때는 내용(content)보다 형식(form)이 더 중요하다.” “문장의 3가지 기본 형식은 종속·병렬·풍자다.” “우리는 문장을 쓸 때 어느 한 세상을 창조한다. 그 세상은 세상 그 자체는 아니다.” “문장 기교, 문장 이해, 문장 감상은 등가물이다.(Sentence craft equals sentence comprehension equals sentence appreciation)” “문장은 동시에 정보를 주고 또 주지 않음으로써 작동한다(The sentence works by giving and withholding information at the same time.)” “첫 문장들은 자신을 뒤따를 문장들의 모든 것을 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첫 문장들은 마지막 문장들이다.(First sentences know all about the sentences that will follow them and are in a sense last sentences.)”
 
이 책은 우리말로 읽건 영어로 읽건 쉬우면서도 어렵다. 하지만 ‘피해갈 수 없는 책’ 중 한 권이다.
 
김환영 대기자 / 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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