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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서 3명이 16명 살해?…북 추방 미스터리

추방된 북한 주민 2명이 타고 온 선박이 8일 동해상에서 북한에 인계됐다. [사진 통일부]

추방된 북한 주민 2명이 타고 온 선박이 8일 동해상에서 북한에 인계됐다. [사진 통일부]

정부가 ‘16명 해상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남성 2명을 북으로 추방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엽기적인 살인 사건 자체에 대한 의문점이 계속되는데다 초유의 추방 조치의 적절성을 두고도 공방이 일고 있다.
 

‘엽기 살인, 몰래 추방’ 의문투성이
시신, 살해 도구 없는데 혐의 확정
JSA 중령 ‘북 송환’ 청와대 직보
정경두 장관 “언론 통해 알았다”
통일부·국정원 간 이견 가능성도

가장 큰 의문점은 길이 15m가량의 17t급 소형 목선에서 3명이 16명을 살해하는 게 어떻게 가능했는지다. 살해 도구부터 범행 규모에 걸맞지 않게 단순하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선장의 가혹 행위에 불만을 품은 A씨(22) 등은 도끼 1개와 망치 2개로만 16명을 죽였다. 한 명이 취침 중인 선원들을 40분 간격으로 2명씩 깨워 배 위로 올리면 선두와 선미에 각각 대기하던 나머지 2명이 망치 등으로 머리를 가격했다. 이후 살해한 선원들을 바다에 유기하고 40분간 배 안을 치운 뒤 다시 2명씩 깨워서 올렸다.
 
하지만 아무리 취침 시간이었다 해도 작은 배 안에서 장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살인이 벌어지는데 동료 선원들이 이상한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살인 경험이 없는데 ‘학살’에 가까운 범행을 과연 4시간에 걸쳐 저지를 수 있느냐는 의심도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살인 전과자거나 훈련된 특수요원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들이 어민이라고만 밝혔다.
 
또한 이번 해상 살인 사건에서 나포된 2명의 진술 외엔 시신은 물론 살해 도구 등 물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16명을 살해한 것치곤 이들 2명의 차림새도 비교적 말끔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 당국은 나포된 2명을 살인 혐의자로 지목한 뒤 이들을 받아들일 경우 “국민에게 위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당국은 무슨 근거로 혐의를 확인했을까.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일 나포 당시 해군은 이들의 범죄 정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 어선에 탄 민간인들이 살인 사건에 연루돼 북측이 작전을 진행 중이란 사실을 특수 정보를 통해 인지했다”며 “남하 가능성을 고려해 경계 작전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들의 송환 소식은 지난 7일 오전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알려졌다.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중령)이 보낸 메시지에는 “오늘(7일) 15시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북측으로 송환할 예정”이란 내용이 담겨 있었다. 판문점 현장 중령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직보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극소수 정부 관계자에게만 송환 정보가 공유된 것이다.
 
송환 사실은 국방부 장관도 모르고 있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 주민 송환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송환이 당사자 북측 가족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송환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한 뒤 상황 종료 후 공개하려 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자 메시지 때문에 정부가 떠밀리듯 발표한 것 아니냐는 시각 또한 적잖다. 송환 사실을 처음부터 끝까지 극비에 부쳐 남북관계에 잡음을 일으키지 않고 일을 마무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태의 발단이 된 문자 메시지 중 ‘송환 관련해 국정원과 통일부 간 입장 정리가 안 되어 오늘 중 추가 검토할 예정’이란 대목도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정부는 “실무진 차원의 이견”이라고 해명했지만 송환 문제를 두고 국정원과 통일부 입장이 달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관계를 의식해 조기 송환을 원한 통일부와 추가 조사를 요구한 국정원과의 이견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백민정·이근평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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