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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 후폭풍…“당첨차익 10억” 청약 열풍, 새 아파트 꿈틀

2015년 4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범위가 전국에서 지정 지역으로 바뀐 후 4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서울 27개 동이 지정됐다. [연합뉴스]

2015년 4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범위가 전국에서 지정 지역으로 바뀐 후 4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서울 27개 동이 지정됐다. [연합뉴스]

“11일부터 청약을 받는 르엘신반포센트럴(구 반포우성)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로열층 기준 16억9000만원인데 지난해 입주한 인근 신반포자이 시세는 25억~27억원입니다. 당첨만 되면 차익이 8억~10억원에 달하는 데다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당분간 신규 공급이 어려울 것까지 감안하면 경쟁률이 수백대 1은 될 겁니다.” (서울 잠원동 J부동산 B실장)
 

잠실 엘스 85㎡ 5개월 새 5억 올라
전세값도 이달에 9000만원 뛰어

분양가, 인근 시세 70~80% 수준
“무주택자들은 무조건 노릴 것”

정부 “분양가 잡으면 집값 정상화”
전문가 “공급 부족으로 오를 것”

“지난해 9·13 대책 이후 15억원 선까지 떨어졌던 잠실 엘스·리센츠 가격(85㎡ 기준)이 지난 6월 분양가상한제 도입 발표 후 반등해 최근 2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8억원 초반이던 전세값도 지난달 매물 대부분이 소화되면서 이달 들어 호가가 6000만~9000만원 올랐습니다.” (서울 잠실동  G부동산 S대표)
 
정부가 지난 6월 말 꺼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4개월여 만에 실행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상한제 적용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본다. 다만 내년 4월 29일까지 일반분양이 가능한 재건축 단지들은 상한제를 피한 만큼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당분간 로또 청약 열풍이 불 수도 있다. 반면 상한제 비대상 지역이나 기존 신축 아파트로 자금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목동·흑석동 등 제외 지역 투자 늘듯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세종청사 중회의실에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용산구 한남동 등 서울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2015년 4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서울에서 부활하게 됐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분양가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가격보다 5∼10% 낮아져 시세의 70~8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100% 이상이면 5년, 80∼100%면 8년, 80% 미만이면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이에 더해 2∼3년간 실거주 의무도 부여될 예정이다.
 
정부는 높은 분양가가 기존 주택 가격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고 보고 있다. 분양가를 잡으면 기존 집값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분양가로 사업이 이뤄지면서 주변의 기존 아파트 가격을 함께 끌어올리는 문제 때문에 시장 불안이 야기됐던 부분이 있다”며 “상한제를 통해 적정하고 합리적인 분양가로 주택이 공급되면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아파트 가격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아파트 가격

반면 인위적인 분양가 규제로는 집값 안정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있는 공공택지 주변의 주택 가격이 하락한 경우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다보니 시세 차익을 노리는 로또 분양 열기와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기존 아파트 가격을 밀어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따라 단기적으로 아파트 가격 급등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한제 대상 지역 재건축 단지 가운데 내년 4월 유예기간까지 일반분양이 어려운 단지들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상한제에 따른 공급 위축 우려를 “공포 마케팅”이라며 일축했다. 김 장관은 “2007년 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이 줄지 않았고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가 135개, 13만호가 넘는다”고 말했다.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일반분양 가격을 낮추는 분양가상한제는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가 누릴 이익을 청약 당첨자에게 나눠주는 제도”라며 “재건축을 포기하거나 아예 1대1 재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분양이 가능한 재건축 단지들과 상한제 비대상 지역, 신축 아파트로 자금이 쏠릴 전망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산업실장은 “이번 지정에서 제외된 목동이나 흑석뉴타운, 작은 규모의 재개발 사업지 등으로 투자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은 심화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정책은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을 규제하겠다는 의미인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아파트의 가격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직방에 따르면 재건축 관련 규제가 계속될 경우 서울에서 준공 5년 이하의 새 아파트 비중이 현재 8.89%에서 2025년이면 0.65%까지 낮아진다. 신축 단지 중심으로 품귀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잠실과 반포 등에서 연일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이유다.
  
“청약과열 우려” vs “실수요 중심 재편”
 
청약시장은 과열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상한제 대상 아파트를 비롯해 내년 4월 상한제를 피해 내놓는 아파트들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이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서 내년까지 분양계획이 잡힌 아파트는 11개 단지 2만6917가구다.  
 
이 가운데 일부는 상한제를 피하고, 일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을 전망이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청약가점에 높은 무주택자들은 무조건 청약을 노릴 것”이라며 “시세보다 싼 분양가를 찾는 수요로 인해 청약과열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상한제 아파트는 분양계약 후 최장 10년간(입주 후 7년) 전매가 제한되고, 의무거주 기간도 있어 묻지마 청약보다 무주택·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청약시장 재편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신규 아파트 청약 대기자와 특목고 폐지 발표에 따른 강남학군 선호 현상으로 전세값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 과천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청약을 기다리는 전세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반면 전세 매물은 재계약과 초저금리 기조에 따른 월세 전환으로 감소가 예상되면서 국지적으로 불안정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권입찰제→원가연동제→자율화→상한제…오락가락 정책
분양가상한제는 정부가 고시하는 표준 건축비와 건설사 이윤에 택지 감정평가 금액을 더한 금액 이하로 아파트 분양가를  정하는 제도다.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막아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도입했다.  
 
민간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것은 1977년이다. 공공아파트만 규제하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선분양제를 도입하며 민간아파트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후 경제 상황에 따라 자율화와 규제를 되풀이했다. 1981년 원유 파동으로 불황이 오자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4.9㎡ 초과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자율화했다. 분양가가 급등하자 83년 다시 규제에 들어갔다.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3.3㎡당 134만원으로 정하고 시세차익 환수를 위해 분양가에 더해 채권을 많이 구입하는 사람이 당첨되는 채권입찰제를 시행했다. 이후 200만호 주택 공급과 함께 1989년 원가연동제로 바꿨다. 가격을 정부에서 지정하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 등 원가에 연동해 통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분양가 규제는 단계적으로 풀려 1999년 국민주택기금 지원 아파트 외에는 전면 자율화됐다.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00년 714만원에서 2007년 1785만원으로 급등하자 정부는 2008년부터 다시 원가연동제 방식의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2008년 3.3㎡당 2171만원을 고비로 2011년 1549만원까지 떨어졌다.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자 박근혜 정부는 2014년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했다.
 
분양가상한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정부는 과도한 분양가 상승이 아파트값을 끌어올린다는 입장이다. 2013년 3.3㎡당 2700만원 수준이던 서울 34개 주요 아파트 단지의 평균가격은 상한제 폐지 후 올해 4788만원까지 뛰었다는 것이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억누를 수 있겠지만 재건축을 막아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위축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서울 요지에서는 오히려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창우·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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