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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에 여자 아이돌 10년 만에 사라지나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소주병 뒷면에 여성 연예인 사진이 부착돼 있다. 김상선 기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소주병 뒷면에 여성 연예인 사진이 부착돼 있다. 김상선 기자

‘여자는 이영애·김태희·아이유·아이린·이효리·유이·수지, 남자는 노주현·백일섭·권해효….’
 

“술병에 여성 연예인 사진 한국뿐”
음주 미화, 청소년에 악영향 지적
복지부, 술병 사진 부착 금지 검토

이들의 공통점은? 소주 모델이다. 과거 소주 모델은 남자가 많았다. 1990년대 들어 소주의 알콜 도수가 낮아지면서 여성을 파고 들었고, 여성 모델이 등장했다. 이영애가 거의 1세대 소주 모델이다. 2010년께 소주 병 표지에 여성 모델 사진이 등장했다. 이효리가 처음이었다. 남자는 없다. 요즘은 아이린·수지 같은 아이돌 그룹 여성 가수가 모델을 한다.
 
“담배와 술 모두 세계보건기구(WHO) 1급 발암물질인데 담뱃갑에는 암 부위의 끔찍한 사진이 붙는데, 소주 병에는 여성 연예인 사진이 붙어있는 게 말이 되느냐.”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렇게 지적했다. 남 의원은 “소주병에 여성 연예인 사진을 붙이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미국 등에서 마릴린 먼로 사진을 붙여 한정판 와인을 판매한 적이 있을 뿐이다. 남 의원은 “술과 담배를 대하는 태도의 온도 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한다.
 
2015년에도 논란이 됐다. 일명 ‘아이유법’으로 떠들썩했다. 가수 아이유가 만 21세에 소주회사 모델로 발탁되자 한 여당 의원이 24세 이하 연예인의 술 광고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출하면서다. 논란 끝에 “직업 선택을 제한한다”는 등의 반발에 부닥쳐 폐기됐다.
 
술 광고가 음주를 촉진할까.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주류광고 현황 및 규제방안’(2017년) 보고서에서 이를 분석했다. 소주 병 모델만이 아니라 주류 광고를 포괄적으로 다뤘다. 그 결과 “19개의 해외 연구를 종합해보니 청소년들이 대중매체의 음주광고에 노출되면 음주행동(술을 마시는 것) 시작 가능성이 커지고 음주량을 늘린다”고 밝혔다.
 
손애리 삼육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는 “외국의 주류 광고 제한이 우리보다 엄격하다. 광고를 규제하면 실제 음주량이 줄어든다는 외국 연구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홍정익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7일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의 ‘주류광고 금지 행위’에 연예인 광고 사진 금지를 신설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시행령 규제의 타깃은 청소년이다. (술병의 연예인 사진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올 경우, 또 이를 규제하는 게 무리가 아니라는 판단이 설 경우 (규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 상품화 논란도 나온다. 성균관대의 ‘소주광고 포스터 이미지에 따른 소비자의 태도’ 논문에 따르면 소주 광고는 여성의 성적 매력을 부각해 왔다. 논문은 “주요 소비층인 남성을 공략하기 위해 모델을 여성 1인으로 한정해 성적 환상을 심어주고, 요염한 자세를 상품 이미지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성인지 감수성’ 측면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주류·광고업계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음주 규제에 소극적이었다. 금연사업 전담 부서는 있지만 술은 그렇지 않다. 올해 금연사업 예산은 약 1388억원, 음주폐해예방사업은 약 13억원이다. 손애리 교수는 “음주 정책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병원과 학교 등 상식적으로 당연히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할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금지할 법률이 없다. 많은 나라에서 공공장소 음주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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