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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우파 통합 추진" 2시간반 뒤, 유승민 "진지하게 임할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와 시장경제를 받드는 모든 분들과의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건 오후 3시 33분이었다. 그로부터 2시간 반 만에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입장문을 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대화라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 화답이었다. 앞서 우리공화당도 보도자료를 냈다. “유승민 포함 탄핵 5적을 정리도 못하면서 무슨 통합을 말하는가.” 반발이었다.
 

반응만으로도 황 대표의 ‘통합’이 어디로 향하는지 분명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예고 없던 기자회견, 작심한 황교안

이날 황 대표의 오후 3시 기자회견 소식이 알려진 건 오후 1시쯤이었다. ‘통합’ 관련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대변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는 대신 직접 기자회견을 여는 일은 이례적이다.

 

황 대표는 굳은 얼굴로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갔다. “광화문 광장의 민심은 ‘나라를 바로 세워달라,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하기 위해선 범 자유민주세력이 분열하지 말고 온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게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명령이고 염원이었다. 이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저와 한국당, 자유우파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며 “독선적이고 무능한 좌파정권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에서 우리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자유우파 정치인 모두 스스로에게 정치적 실패의 책임을 묻는 성찰을 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을 위한 기구 설치도 제안했다. 황 대표는 “당내 통합논의기구를 설치할 것이며, 자유우파 모든 뜻있는 분들의 논의를 위한 통합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통합 과정에서 한국당 간판을 내려놓거나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느냔 질문에는 “대통합을 위해선 자리를 탐해선 안 된다”고 했다.
 

#통합의 대상, 변혁인가, 우리공화당인가  

황 대표에게 조언하곤 하는 정치권 인사는 이날 회견에 대해 “유승민 의원이 통합 논의의 조건으로 내건 걸 거의 수용한 것”이라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통합 논의가 테이블 위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앞서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고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고 제안했었다. 황 대표의 한 참모도“합리적으로 통합 논의의 우선순위는 바른미래당”이라고 했다.

 

기자와의 문답에서도 이런 모습이 드러났다.
 

오늘 발표 전에 유승민 변혁 대표와 교감했는가.  
헌법 가치를 공유한 모든 세력과 통합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재(在) 자유민주세력과의 협의를 계속해왔다. 유 대표와도 직·간접적인 소통을 해왔다. 구체적인 건 앞으로 논의를 통해 열매를 맺겠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자유 우파가 모일 수 있는 빅텐트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려내는 것이다. 살려내되, 헌법 가치에 충실하게 살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당 간판을 내려놓고 당 대 당 통합도 가능한가.
통합되는 방향으로 논의할 것이다. 한국당이 최대 야당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선 꼬리를 낮추는 이런 협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 대표가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를 기치로 낡은 집을 허물고 가자고 했다.  
탄핵에서 자유로운 분들은 없다.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가야 한다는 말씀도 드렸다. 그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공화당에 대해선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다”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우리공화당은 헌법적 절차에 따른 탄핵을 부정하는데 이들도 통합 대상 인가’란 질문에 황 대표는 “여러 번 말씀드렸다.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통합의 공, 유승민에게

유승민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저와 황 대표 사이에 직접 대화는 없었고 몇몇 분들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바는 있었지만, 합의된 바는 없다”면서도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대화라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황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자회견 시점에 대해선 “좀 더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는 게 유 대표 측의 설명이다. 한 변혁 의원은 “당 간판까지 내려놓고 새로운 보수를 짓는 ‘신설 합당’의 방식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황 대표가 그간 통합 의지를 계속 밝혔고, 물밑 논의를 해온 만큼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변혁 일각에선 “인재영입 논란으로 다급한 상황에 몰리니 궁여지책으로 갑자기 한 기자회견”이란 얘기도 나왔다. 변혁에 참여 중인 정병국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을 위해선 ‘메신저 체인지’가 필요하다. 새로운 메신저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얼굴들을 새롭게 바꾸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저녁 강연을 위해 부산에 간 황 대표는 보수 통합 시점에 대해 “빠를수록 좋겠다”면서도 “12월은 돼야 할 것 같고, 1월이 될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이는 패스트트랙에 관련된 선거법 및 공수처 법안이 처리된 이후 통합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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