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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전 술자리서 ‘전두환 비방’해 처벌…법원 “무효, 재심 인정”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재판 받기 위해 광주지법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재판 받기 위해 광주지법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두환 신군부가 발령한 계엄포고 제10호가 위헌·위법해 무효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재심 청구 받아들여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형사1단독 정용석 부장판사가 전두환 정권 시절 계엄법 위반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신모(60)씨가 낸 재심청구를 받아들였다고 6일 밝혔다. 
 
계엄포고 제10호는 신군부가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에 확대하며 발령한 것으로 정치활동 중지, 정치 목적 집회·시위 일체 금지, 언론·출판 보도 및 방송 사전검열, 모든 대학 휴교 조치, 유언비어의 날조 및 유포 금지 등의 규정과 이를 위반하면 영장 없이 체포·구금·수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거법령인 계엄포고 제10호 “위헌” 

신씨는 같은 해 12월 서울의 한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다 당시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관해 “똑똑한 사람인데 전두환이 잡아넣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항의하는 것이다” 등의 말을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공소 내용은 “피고인이 유언비어를 날조·유포하고 현직 국가원수를 모독·비방해 국가의 안전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계엄사령의 조치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신씨는 계엄법, 계엄포고 제10호에 따라 이듬해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38년이 지난 올해 4월 재심을 청구했다. 
 
1979년 11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발표하는 전두환 당시 계엄사 합동수사 본부장. [연합뉴스]

1979년 11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발표하는 전두환 당시 계엄사 합동수사 본부장. [연합뉴스]

 
정 판사는 결정문에서 “계엄포고 제10호는 전두환 등이 시국을 수습한다는 명목 아래 전두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 저항을 제압하기 위해 발령한 것”이라며 “당시 국내외 정치·사회 상황이 옛 계엄법 제13조에서 정한 ‘군사상 필요한 때’에 해당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유신헌법·계엄법 등에서 정한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요건 못 갖춰, 국민의 기본권 침해” 

이어 “계엄포고 제10호의 내용이 유신헌법에서 정한 신체의 자유, 언론·출판과 집회·결사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유언비어의 날조 및 유포를 금한다’ 등 범죄 구성 요건이 추상적이고 모호할 뿐 아니라 그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국민으로서 무엇이 법으로 금지되는 행위인지 예견하기 어려우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정 판사는 “계엄포고 제10호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등의 이유로 유신헌법, 구 계엄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위헌·위법한 것으로 무효”라고 결론 냈다. 
 
앞선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전두환 정권 때 삼청교육대 설치 근거가 된 계엄포고 13호에 대해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삼청교육대에서 무단이탈했다가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과거사 피해자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였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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