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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통제안' 내부망 올리고 "의견수렴 했다"는 황당 법무부

언론사 출입 제한 조항이 담긴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공개금지 규정)'을 두고 법무부의 황당 해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언론계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사전에) 이프로스(ePros)에 게시했다"고 반박했기 때문이다. 이프로스는 검찰 내부 통신망으로 외부인의 접속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검찰 내부망 올려놓고 "외부 의견 수렴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법무부가 최근 제정한 훈령인 공개금지 규정이 언론의 자유를 대폭 침해하는 방안이라며 집중 질의에 나섰다. 특히 법무부가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검찰과 법원, 언론과 대한변협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한 내용이 거짓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무부가 법조 출입기자단에 의견을 물을 당시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오보 언론사 출입 제한' 조항을 제외한 이유를 캐물었다. 해당 조항은 기자단에 공개된 초안엔 없었지만, 지난달 30일 제정된 훈령엔 포함돼 있어 법무부의 "언론 통제" "언론 길들이기"란 지적이 나왔다. 
 
정 의원의 질문에 김 차관은 "초안이 여러 사안이 있는데, 하나 빠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기자단에 보낸 초안에 관련 조항이 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재차 같은 취지로 질문하자 "(지난달) 20일 이프로스에 초안이 게시됐다. 거기에 (출입 금지 조항이) 들어있다"고 반박했다.
 

검찰만 이용하는 이프로스…외부인 접속 안 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 차관이 언급한 이프로스는 검찰 내부 통신망(인트라넷)으로 주요 국면에선 일선 검사들이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종종 올리기도 해 검찰 내부 여론을 엿볼 수 있는 주요 창구로 여겨진다.
 
그만큼 보안도 엄격하다. 검찰 구성원의 각종 경조사와 공지사항은 물론이고, 검찰의 사건처리 지침 및 수사 노하우, 판결 공유 등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검사 등 직원들도 외부에선 이프로스에 접속할 수 없고 내부망에 연결된 컴퓨터에서 자신의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접속이 가능하다. 의견 수렴을 위해 "이프로스에 게시했다"는 김 차관의 해명에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검사 출신인 정 의원이 "이프로스가 검찰 구성원을 위한 게시판이지, 기자들을 위한 게시판이냐"며 "원칙적으로 기자들은 이프로스에 들어갈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차관은 "기자들도 다 보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정 의원이 재차 "적법하지 않은 경우"라고 꼬집으면서 논란은 마무리됐다.
 

법조계 "이미 사문화…출입제한 조항 제외했어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5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5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법사위에서 김 차관은 언론사의 출입 제한과 관련해 '언론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게 옳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저희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해당 조항을 최종 제정된 훈령에 남긴 이유에 대해선 "2010년에 만들어진 수사준칙엔 더 넓게 그런 규정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기존 준칙에 있던 조항보다 오히려 통제 요소가 덜하다는 취지의 말이다.
 
법조계에선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2010년 만들어진 공보준칙에 언론사의 출입 제한 규정이 존재하긴 했지만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가 커 단 한 번도 적용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미 사문화된 조항인 만큼 새로 훈령을 제정할 땐 이 부분을 아예 제외했어야 옳다"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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