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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채점실 CCTV는 삭제" 前교무부장 아들 답안지 조작사건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교육청 전경. [사진 전북교육청]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교육청 전경. [사진 전북교육청]

고등학교 교직원이 전 교무부장 아들의 내신 답안지를 조작한 사건을 감사해 온 전북교육청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교직원과 전 교무부장은 서로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고, 사건이 벌어진 날 채점실 폐쇄회로TV(CCTV) 영상은 삭제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전북교육청, 감사 마치고 검찰 수사 의뢰
학교직원이 수정테이프로 오답 3개 고쳐
직원 "처음 개입"…前교무부장 "난 무관"
교육청 "추가 부정행위 있는지 밝힐 필요"

전북교육청은 6일 "전주 모 사립고 전 교무부장 아들의 중간고사 답안지를 고친 교무실무사 A씨를 지난 4일 전주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답안지 주인인 B군과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C씨에 대해서도 수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교무실무사의 또 다른 부정 행위가 있는지, 전 교무부장인 학생 아버지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밝힐 필요가 있어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달 전주의 한 사립고에서 특정 학생이 제출한 2학기 중간고사 답안지가 조작된 사실을 확인 후 감사를 진행해 왔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B군은 지난달 10일부터 13일까지 2학기 중간고사(1차 고사)를 봤다. 문제가 된 답안지는 중간고사 첫날인 10일 치러진 '언어와 매체' 과목이었다. 당시 시험 문제를 출제한 국어 교사는 B군이 제출한 OMR 답안지를 유심히 봤다고 한다. B군이 평소 성적이 최상위권 학생이어서다. 이 과정에서 객관식 3문제가 오답임을 확인하고, 최초 답안지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뒀다.
 
하지만 채점 결과 B군의 해당 과목 성적은 당초 국어 교사가 계산한 점수보다 10점 높게 나왔다. 이를 수상히 여긴 국어 교사는 곧바로 교장에게 보고했다.
 
학교 측 조사 결과 B군이 낸 OMR 답안지 중 3문제를 이 학교 교무실무사 A씨가 수정 테이프로 고쳤다. A씨는 채점 과정에서 담당 교사가 10분가량 자리를 비운 사이 오답 3개를 정답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왼쪽)과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왼쪽)과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아이(B군)가 안쓰러워 답안지를 고쳤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불거지자 A씨와 B군은 각각 사직서와 자퇴서를 냈지만, 전북교육청이 감사에 나서면서 이를 보류했다. B군 아버지는 이 학교에서 올해 2월까지 교무부장을 지낸 C씨였다.
 
B군 부자는 지난해에도 이번 답안지 조작 사건과 비슷한 소문에 휩싸였다고 한다. B군이 내신 성적은 최상위권에 속하는데 모의고사 성적은 그보다 한두 등급 낮게 나오자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부당하게 아들 성적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게 소문의 골자다. 결국 B군 아버지는 "오해받기 싫다"며 본인 요청으로 전북 지역 한 공립고교로 파견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교무실무사 A씨는 전북교육청 감사에서 "답안지 조작은 처음이었다"고 주장했다. 전 교무부장 C씨는 "아들 답안지 조작 사건과 나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결과 A씨가 답안지를 조작한 당일 채점실 CCTV 영상은 삭제된 상태였다. 하지만 고장 때문인지 누군가 의도적으로 삭제한 건지는 판단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고등학교 답안지 관리 체계를 확인해 보니 답안지를 고칠 때 수정 테이프를 사용하고 감독관 날인도 없어 조작 유무 판단이 불가능했다"며 "앞으로 지침을 강화하고, 해당 학생(B군)에 대한 상담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등은 "전북교육청이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도록 하는 '고교 상피제' 도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교무부장 아버지와 쌍둥이 딸이 한 학교에 다녀 일어난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계기로 국·공립 고등학교에 상피제 도입을 권고했다. 
 
이에 전북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중등 인사관리 기준에 '국·공립 고교 교원-자녀 간 동일 학교 근무 금지 원칙'을 반영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그동안 불거진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은 극히 일부의 일탈 행위이지 자녀와 교사가 같은 학교에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며 상피제 도입을 거부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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