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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에 '타다 기소' 안알린 법무부, 소극적 행정 전형이었나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구체적인 사건 수사는 검찰 고유 권한이라 공유하기 어렵다"
 

김오수 법무차관 "수사와 정책 분리 돼야"
검사들 갑론을박 "소극적 행정" vs "어쩔 수 없다"

김오수 법무차관이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검찰의 '타다 기소' 방침을 왜 타부처에 알리지 않았는지 밝혔다. 지난달 28일 검찰이 타다 경영진을 기소한지 8일만이다. 
 
김 차관은 수사는 검찰의 고유 권한이자 기밀이라 지난 7월 대검이 법무부에 보고한 타다 수사 상황을 국토부에 공유할 수 없었다고 했다. 
 
대검의 보고를 받은 법무부가 청와대에 타다의 기소 방침을 보고했다는 본지 보도(4일자)에 대해선 "그 부분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검찰은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타다의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와 타다 운영사인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이 대표가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스1]

검찰은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타다의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와 타다 운영사인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이 대표가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스1]

김오수 차관 답변에 엇갈리는 검사들 

이날 김 차관의 답변에 전·현직 법무부 출신 검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기소 결정까진 수사 기밀이라 법무부가 국토부와 의견을 조율할 순 없었다"(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입장과 "타다 기소와 같이 정책적 여파가 큰 수사는 청와대와 부처간의 협의를 하는 것이 맞다"(고검장 출신 변호사)며 전형적인 소극 행정을 했다는 비판이 첨예하게 부딪쳤다. 
 
다만 의견이 엇갈리는 검사 사이에서도 "업무 보고 라인에 있는 대검, 법무부, 청와대가 긴밀히 협의했다면 정부가 타다 문제에 보다 '준비된 입장'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엔 의견을 같이했다.

검찰이 타다 경영진을 기소한 뒤 청와대와 정부 당국이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이 "오히려 국민의 혼란을 키운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국회 예결특산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국회 예결특산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다 기소 방침, 수사 기밀이었나

타다 문제를 두고 전현직 검사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첫번째 쟁점은 대검이 법무부에 보고한 타다 기소 방침이 수사 기밀에 해당하냐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들은 원칙적으로 기소 여부는 누설할 수 없는 비밀이란 입장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법무부가 검찰 보고를 국토부에 알려주면 비밀을 누설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다 수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등과는 다른 유형의 사건이라 접근법도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정 개인에게 죄를 묻는 것이 아닌 정책 판단의 문제이기에 부처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 거리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거리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회적 파장이 큰 검찰 결정에 대해 다른 부처와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법무부의 역할"이라 말했다. 
 
이 변호사는 "법무부가 검찰에 타다 기소를 1~2개월 미뤄달라 요청한 것도 정책 조율의 일환"이라며 "이 문제를 수사 기밀로 보는 것은 정책 판단에 대한 법무부의 역할을 너무 좁게 해석하는 것"이라 말했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꼭 기소 방침이란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법무부가 국토부 등 타부처와 이 문제를 충분히 협의할 공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타다 수사, 조국 수사와 다르단 지적

타다 수사의 경우 설령 검찰의 기소 방침이 타부처에 알려지더라도 수사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타다 수사는 조 전 장관 수사와 달리 증거와 진술 확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검찰의 법률 해석이 핵심 판단 요소이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소환해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혐의와의 연관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소환해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혐의와의 연관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뉴스1]

특수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타다는 검찰이 현행 법률에 대한 해석하면 하면 되는 문제라 기소 방침까지 수사 기밀이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 말했다. 
 
타다 문제와 관련한 두번째 쟁점은 김 차관의 주장대로 수사는 검찰의 고유 권한이기에 법무부와 타 부처가 이 문제에 개입할 수 없었냐는 것이다. 
 

법무부, 타다 수사 개입할 수 없을까

검찰청법 제8조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 총장만을 지휘 감독하게 되어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크앤로 부문장은 검찰의 타다 기소를 반대하면서도 "법무부가 검찰의 타다 기소에 개입하려면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라 말했다. 
 
의견 조율이란 명분으로 법무부가 검찰 수사에 개입할 경우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가운데)이 5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법무부 차관(가운데)이 5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법무부의 이런 주장은 대검은 법무부 소속 외청에 불과하다며 '검찰 개혁'을 추진한 현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에서 근무했던 검사 출신 변호사는 "김 차관 논리라면 법무부는 검찰의 어떤 사건에도 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상 개입할 수가 없다는 뜻"이라며 "검찰 개혁을 외치던 정부가 검찰을 갑자기 한층 더 독립된 기관으로 격상한 것"이라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검에서 사전 보고를 받고 또 대검에 기소 시점까지 늦춰달라고 했던 법무부가 이런 입장을 취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 말했다. 
 

전형적인 소극적 행정일 가능성

일각선 법무부와 청와대가 검찰의 기소 방침을 타부처에 알리거나 보고받지 않았다고 밝히는 것이 현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 후유증인 '소극적 행정'이라는 반응도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겐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서 법원 형사수석부장이 영장전담 판사에게 보고받은 영장청구 내용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것에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를 적용했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앞선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의 여파 탓에 타다 수사와 관련해 의견을 조율하고 정책적 개입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직권남용 관련 수사가 늘어나며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공무원들의 '소극적 행정'은 큰 골칫거리다.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이번 수사를 계기로 국가 정책에 관한 법무부 등 정부 부처와 검찰의 역할 및 한계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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